[자전거 유럽 일주기] 미친여행 CHAP2_40 알바니아 - 널 여기서 만나 정말 다행이다 | 하룻밤의 우정, 오해 한 번이면 무너진다

in #kr-travel6 years ago

40. “널 여기서 만나 정말 다행이다”

2011년 9월 17일





몬테네그로와 알바니아 국경에 다다랐다.
먼저 몬테네그로 출국대다. 여권을 넘겨준다.

“니하오 니하오.”

“노노~! 꼬레아.”

여권 스탬프를 일일이 확인한다.
그런데 뭐 그렇게 좋은 게 있다고 자기들끼리 낄낄거리면서 웃는다.
그러더니 갑자기 여권을 책상에 내려친다.
지금 한국을 깔보는 거야?
지금 내 여권이 누더기 걸레라고 우리나라까지 걸레 취급하는 거야?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온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다툼을 만들면 난 출입국을 못할 수 있다.
일단 지금은 고분고분 넘어갈 때다.
국경을 통과하고 아쉬울 것이 없을 때에 충분히 이 사람들 피 보게 할 수 있다.
지금 내 입장 파악을 잘 해야 한다.
내가 지금 갑인지, 을인지 말이다.








알바니아 입국대다. 이곳도 만만치 않다.
아무것도 묻지 않고 여권을 스캐너에 읽고는 나에게 휙 던진다.
이쪽이나 저쪽이나 그놈이 그놈이구나.
국경 초장부터 기분 버렸다.
좀 있다가 키보드 워리어에게 뒤통수 맞을 준비나 하시지.

그렇지만 이 기분도 정겨운 시골 풍경을 보고는 5분 만에 풀렸다.

국경을 넘자마자 바뀌는 풍경.
빛바랜 아스팔트 위에 굳게 박힌 황토빛 덩어리.
내 옆으로는 소달구지와 당나귀가 끄는 수레가 지나간다.

지나가던 꼬마 애들은 난생 처음 보는 아시아 사람이 그렇게도 신기한지
연신 [헬로우]를 외쳐댄다.
마치 전쟁 후에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군 꽁무니를 따라 다니면서
헬로우나 초콜렛을 외치는 기분이 떠오른다.
이 아이들의 순수한 미소 덕에 국경에서 불쾌했던 기억들은 점점 잊혀 가고 있었다.





개판5분전인 교통질서를 보여주고 싶은데 적절한 것이 없다.




한 시간 여를 더 달려 슈코더Shkodër에 도착했다.

국경 초입만 그런 분위기가 나는 줄 알았는데
이곳은 나라 전체가 우리나라 70~80년대 대인가 보다.
농촌 중심의 사회에서 이제 점점 도시화가 되어 가는 과도기의 분위기가 난다.

길거리 노점에서는 열심히 고기를 구워 내고 있었다.
도심의 정자나무에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 여럿이 모여 앉아 담소를 나누고 있다.
한 쪽에서는 도로를 다 들어내고 하수도 파이프를 까는 공사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중심가는 영락없는 도시지만,
도심에서 10분만 달려 나가도 밭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시내는 열심히 콘크리트로 꾸미려 노력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소달구지와 망아지가 끊임없이 지나간다.
우리네 할머니 댁에 가면 볼 수 있는 그런 집들이 수km에 걸쳐 펼쳐져 있고 그 앞은 모두 밭이다.





국도 싹 다 엎고 신작로를 내는 중이다




오늘 내가 묵을 곳은 슈코더에서 조금 더 떨어져 있는
슈토이 이 리Shtoj i Ri라는 곳이다.
슈코더에서 이곳을 잇는 도로는 한창 공사중이었다.
그 덕에 계속 자갈밭만 달렸다.
한 시간을 달려도 자갈길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 덕에 먼지를 너무 많이 마셔 속이 메케하다.








한참을 달려도 나올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길가에 지나가는 사람을 잡고 길을 물어보았다.
주위에 있는 사람을 총동원하여 물어본다.
그 중 한 명이 그 집을 알고 있는데, 길만 알려줘도 될 것을
자기 자전거까지 가지고 와서 집 앞까지 데려가 준다.
국경에서 버린 기억을 여기에서 다 치유하고 있다.








도착하고 나니 자갈밭 때문에 자전거 상태가 말이 아니다.
먼지는 먼지대로 뒤집어썼고, 짐받이가 많이 휘었다.
이 정도면 필시 프레임과 바퀴에도 무리가 많이 갔을 것이다.
빨리 정비해야지.





대문짝만한 게스트하우스 간판(?)




게스트하우스에 들어 왔다.
집에 들어오니 남의 나라 같지 않다.
영락없는 우리네 시골 할머니 댁이다.

ㅅ자 모양의 슬레이트 지붕에 마룻바닥, 그리고 정원.
그 위에 기르는 청포도나무.

차이가 있다면 우리나라 시골 같으면 젊은 사람들은 다 떠서 없겠지만
여기에는 어린아이서부터 할머니까지 전 연령층이 다 있는 것?
젊은 사람들이 밭에서 밭 갈고 거름 푸는 것이 내 눈에는 참 어색해 보였다.








저녁이 되자 이 집 아들이 저녁에 일을 마치고 이미 예약했던 헝가리 손님과 함께 들어온다.
이름은 플로리안.

“여기 어떻게 찾아오셨어요?”

“호스텔 비교 사이트에서 찾았죠. 예약은 안하고 약도만 보고 물어물어 왔어요.”

저녁이 나온다.
감자튀김, 파프리카 구이, 샐러드..
여행을 하면서 이렇게 풍족한 야채는 처음 본다.

난 원래 채식을 좋아한다.
군 복무 때 휴가를 나오면 다들 치킨을 찾을 때 나는 나물을 찾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유럽에 오고 나선 아침으로 나오는 것이 죄다 빵에 우유, 레스토랑에 가면 죄다 고기 판이다.
이번 여행으로 내 곱창에 기름이 몇 kg 끼었는지 모르겠다.
진짜 이렇게 오랜만에 야채 천지를 보니 행복하다.

“저 앞에 밭들 보이죠? 모든 음식은 저희 집 텃밭에서 키운 것입니다. 유기농이죠.”

유럽에서 유기농은 처음 먹는다. 눈물겹다.




감동적인 채식 한 상





“와인 한 잔 하실래요? 서비스로 한 병 드립니다. 시음해 보시죠.”

와인 맛을 잘 모르는 나지만 그래도 괜찮다.
약간 달달하고, 많이 쓰지 않은 맛. 딱 하우스 와인의 맛.

그런데 플로리안이 세일즈 모드로 돌변한다.

“맛 좋죠? 저희가 직접 담근 와인이에요.
며칠 전에도 헝가리에서 오신 분이 이것을 보고 바로 10병을 사 가셨고,
어제 오신 분들도 5병을 사 갔어요.”

병당 5유로. 그냥 5유로라는 가격만 보면 정말 싸 보인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걸 마구 사가나 보다.
하지만 프랑스, 이탈리아에 가면 제대로 라벨 붙은 맛있는 와인들이 2유로도 안 하는데.
사람들이 그걸 잘 모르나보네.
5유로의 맛은 아니다.
게다가 지금 나는 1유로가 아쉬운 사람이다. 이런 것을 살 여유가 없다.

미안하지만 난 당신의 돈줄이 되어 줄 수는 없단다.

하지만 이 손님은 걸려들었다. 바로 5병을 사셨다.








이곳은 하룻밤에 20유로다. 딱 내 하루 예산이다. 다소 비싸다.
그렇지만 아침, 저녁을 유기농 채식으로 준다.
지금 아니면 언제 유기농 채소를 먹어볼까.
원래는 하루 묵고 갈 곳으로 왔지만 하루 더 묵기로 한다.





다리 위 강태공들



성 위에서 보는 슈코더 시내



그리고 내 면상



아직도 건재한 다리




헝가리 부부와 함께 플로리안의 가이드로 슈코더 관광을 나왔다.
고성, 오래된 다리를 보면서 한참 감탄에 빠져 있었다.
잠시 짬을 내어 유로를 렉으로 환전할 시간이다.
하룻밤 20유로라고는 하지만 보통 자국 화폐로 결제하면 약간 싸 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써야 하기도 하고.

환전소에 들어갔다. 호리호리한 할아버지가 서 계셨다.

“1유로에 얼마죠?”

“135렉입니다.”

알아본 바에 의하면 1유로에 131~138렉이면 괜찮은 환율이라고 했었지?

“계산기 좀 쓸 수 있을까요?”

“얼마 바꾸실 건데요?”

“80유로요.”

유로당 135렉씩 80유로면 총 10800렉이다.

이 할아버지는 성미가 매우 급하신 것 같다.
계산기를 누르는 데 당장 부서질 것 같다.
번개의 속도로 계산을 하고 돈을 걷어 나에게 건네준다.
손이 보이지 않았다.
손동작이 화려한 것으로 봐서 이 할아버지 너무 수상하다.

웬만하면 유럽의 환전소에서는 재검사를 하지 않는다.
애초에 환율에서 사기를 치지 돈을 건내주는 과정에서는 사기를 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기는 너무 수상하다.
위폐라도 껴 있든지 계산과 다르게 돈을 넣어 줬을 것 같다.
위폐 감식을 위하여 일일이 햇빛에 비춰 보고 돈을 세야 한다.

“@#$%@$^@!@$%”

내가 못마땅한지 할아버지께서는 알아듣지 못하는 말로 속사포를 쏴 댄다.
날 혼란시켜서 계산이라도 틀리게 하려는 속셈인데
그럼 재검만 느려진다는 사실을 알아야지.




역시나 이 할아버지는 꼼수를 부렸다.
가령 3만원을 5천원권과 천원 권으로 준다고 하면
권종별로 잘 모아서 5천원 권 4장 한 뭉치와 천원 10장 한 뭉치로 줄 것이다.
그 방법이 자신이 계산하는 데도 편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할아버지는 1000렉짜리 지폐 사이에 몰래 500렉을 껴 놓았다.
우리나라는 지폐 색깔이 달라서 꼼수를 부려도 잘 먹히지 않는데,
알바니아 지폐는 색깔은 다 똑같다는 걸 이용한 트릭이다.
권종별로 분류를 해 주면 사람들은 보통 그 뭉치가 몇 장인지만 계산하지
그 뭉치가 죄다 1000렉인지는 알아보지 않는 다는 것을 악용한 수법이다.

할아버지의 방해 공작에도 불구 간신히 전수검사에 계산까지 마쳤다.
역시나 꼼수 덕에 1000렉이 비어 있었다.

“1000렉 비었어요.”

말 하자마자 갑자기 나한테 삿대질을 날리면서 뭐라뭐라 소리를 지른다.
그 때 플로리안이 들어왔다. 그리고는 둘이서 떠든다.
말 중간에 꼬레아라는 소리가 나온 것을 보니 내가 어디서 왔는지 묻는 것 같다.

그러더니 삿대질 한 손으로 내 이마를 찌른다.


유럽에는 장유유서도 없는데 이 할아방구 한 번 같이 유혈사태 일으켜 볼까?
지금 1000렉 꼼수로 빼먹으려 한 주제에 어디서 손가락으로 누구 몸을 찔러?

꼬레야 꼬레야 소리 들리는 것 보니 플로리안한테 이 인간 어디서 왔는데
이러냐고 물어본 것 같은데 지금 한국 무시하는 건가?
주먹이 울고 있지만 플로리안이 나를 말린다.
사실, 여기서 내가 먼저 때리는 순간 나에게 매우 불리해진다.
왕년에 유럽의 깡패 국가로 유명한 알바니아 아닌가?
외국인이 사건과 엮이면 누가 잘못했든 간에 외국인 과실 100%로 떠넘긴다.
빈 1000렉이나 받고 나왔다.








저녁도 어제와 같이 내 배를 깨끗이 해 주는 채식이다.
그리고 플로리안은 어김없이 와인을 권한다.

“와인 한 잔 할래?”

난 어제와 같이 무료 시음이나 아니면 숙박비에 포함 정도로 생각했다.

“기꺼이.”

그런데 들고 오면서 갑자기 세일즈 모드로 변신한다.

“오늘은 미안하지만 무료로는 줄 수 없어. 괜찮아?”

아, 나 같은 사람은 이런 식으로 낚아서 파는 건가?
정말 와인 한 병이라도 못 팔아서 안달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참 거절하기 힘들다. 나도 어쩔 수 없다.
여기서 서비스도 잘 받았고, 음식도 매우 맛있으니 팁 줬다 생각하고 맛있게 마시자.
이렇게 호구가 되는구나.





우리나라 80년대 생각나게 하는 시골풍경




그날 밤은 플로리안의 미래에 대해 토론을 했다.
플로리안은 가이드 출신이다.
어떡해서든 돈을 벌기 위해 영어를 필사적으로 배웠단다.
그렇게 처음 잡은 일자리가 가이드였다.

“가이드 일을 하다가 네덜란드 분과 친해졌었어.
그러다가 집에도 초대했고.
그 때 대접한 식사가 바로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이런 식단이었지.
그 식사를 보고 매우 감탄해 하면서 가이드 대신 B&B 사업을 해 보라고 하시더라고.
잠자리와 함께 유기농 식사를 제공하면 큰 메리트가 될 것이라고 하면서 말이지.”

우연히 이 네덜란드 분은 손님과 호스텔 사이 중계업을 하고 계신 분이다.
이 분의 도움으로 호스텔 비교 사이트에 런칭하게 되었고,
오픈한지 1년, 숙박 후기에 90% 이상의 만족도를 계속 유지하는 것을 보고
지난 1년간 이 사업은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고 한다.

“하지만 이 성공을 계속 유지하려면 돈이 좀 많이 필요해.
그래서 지금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준비하고 있어.
근데 가장 큰 문제가 있어. 내가 없으면 집에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손님을 맞을 사람이 없어.
게스트하우스를 유지할 수가 없어.
아무리 사업을 잘 키웠다고 해도
갑자기 중단했다가 다시 시작하려면 어느 세월에 바닥부터 다시 키워?
지금까지 키워놓은 게 너무 아깝다.
그 때 가면 어떻게 될지 몰라.
그건 그렇고 지금 알바니아와 호주 간에는 수교도 없어.
그래서 대사관은 당연히 없지. 알아볼 곳이 없어서 감이 안와.
그래도 여기저기 알아봤더니 한 여행사에서 대행해 줄 수는 있데.
이제 마지막 문제는 초기자금이다.”

다행히 여행 중 호주 사람이 매우 많은 덕에 물가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알고 있는 모든 물가 정보를 알려 주었다.
플로리안은 매우 고마워했다.

“브라이언?”

“왜?”

“널 여기서 만나서 정말 다행이야.”








다음날, 이제 체크아웃하고 티라나Tirana로 갈 시간이다.
숙박비를 치르고 뜨겁게 포옹을 했다.

“참, 여기 명함 있는데 티라나 가면 우리 집 좀 홍보 좀 해줘.”

여기 인심도 좋고 서비스도 좋고, 와인 강매만 아니면 다 좋은 곳이지.
떳떳하게 말해줄 수 있지.
그렇게 명함을 건내 받고 플로리안은 일터로 떠났다.
명함이라고 하기도 뭣하다 A4에 뽑아서 작게 자른 것이다.

명함을 살살 훑어 보았다.

[Florian Guesthouse. Bed and Breakfast&Dinner included. Price is 15 euro]
[플로리안 게스트하우스. 잠자리와 아침, 저녁 제공. 가격은 15유로]

15유로라... 분명 인터넷에는 20유로라고 쓰여 있다.
물론, 중계업체에 게시된 가격이니까.
커미션이 붙으니깐 그렇게 됐겠지.
하지만 난 처음 들어올 때 분명 예약은 안 하고 왔다고 했다.
길만 보고 왔다고 했다.

어떤 숙소들은 인터넷 업체로 예약하는 가격과 직접 오는 가격이 다르다.
커미션의 차이 때문이다.
내가 인터넷으로 예약하고 왔으면 20유로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난 직접 왔다. 그러면 15유로 아니야?
5유로는 별 거 아닌 돈일 수 있다.
하지만 나같이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5유로면 두 끼니를 먹을 수 있는 큰돈이다.
게다가 난 이틀이다. 그럼 무려 10유로다. 10유로면 호스텔 1박이다.

자초지종을 물어봐야겠다.








가족들한테 명함에 나온 가격 부분을 가리키면서 어떻게 된 건지 물어보았다.
하지만 이 분들이 영어를 하실 리 없다. 연신 모르겠다고만 한다.
그나마 영어를 더듬더듬 하시는 분께서 오셔서 플로리안에게 문자를 날린다고 하셨다.

조금 기다렸더니 전화가 온다.

전화를 받자마자 나오는 첫 마디.

"Are you Crazy?"

허허... 이건 뭐지...? 갑자기 멍 해 졌다.

“뭔소리야?”

“왜 우리 가족한테 해코지를 하는데?”

아니, 내가 언제 해코지를 했다고.
난 그저 이상한 점이 있어서 전화를 한 건데.
지금 뺨 한 대 얻어맞고는 엄마한테 가서 쥐어 터졌다고 징징대는거냐?

“내가 언제 해코지를 했다고 그래?”

“됐다. 10까지 슈코더 방송국으로 나와. 만나서 해결하자.”

어이없네? 그래도 서비스를 잘 해준 가족과 적이 되기는 싫었다.
가기 전까지도 일일이 찾아가서 잘 있으라고 하고 나왔다.
하지만 받아주지 않는다. 내 눈을 계속 피한다.
아기한테 잘 있으라고 하고 쓰다듬으면서 왔지만 안고 있는 엄마는 계속 썩은 표정이다.

도대체 이 사람들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방송국에 갔다. 몇 분 기다리니 플로리안이 왔다.
플로리안이 그래도 잘 해준 터라 난 최대한 정중하게 말했다.

“여기 명함에 보면 15유로라고 적혀 있다.
나는 분명 예약 없이 들어왔다. 커미션 때문에 가격 차이가 나는 것은 이해한다.
그래서 난 커미션 없이 바로 왔다. 그러면 15유로로 적용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이건 쿠폰처럼 10% 할인 이런 것도 아니고
이 명함은 그냥 숙박비용이 15유로라는 것처럼 공시가 되어 있다. 어떻게 된 것이냐?”

“그건 내 실수다. 하지만 믿어달라.
15유로는 잠자리만 제공되어 있을 때 가격이다. 여기 이 종이를 봐봐.
식사 제공하면 20유로라고 분명히 적혀 있다.”

그가 보여준 종이는 그저 어제 예약 손님의 예약내역 프린트다.
거기에야 20유로에 아침, 저녁 제공이라고 쓰여 있지.
하지만 명함에는 똑같은 조건에 15유로다.
그리고 잠자리만 제공하면 15유로라고 하는데, 호스텔 비교 홈페이지에는 15유로에 대한 옵션이 아예 없다.
식사 제공 받지 않고 그냥 잠만 자고 싶은 손님에 대한 옵션이 없는 것이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 말을 말하려는 찰나 플로리안이 가슴을 울리는 한 마디를 날려 준다.

“너 앞으로 여행... 길 조심해라.”








어젯밤, 자기 전에 들은 말이 오버랩된다.

“널 여기서 만나서 정말 다행이다.”





슈코더 중앙에 있는 분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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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1_29-30 에스토니아 - 이젠 씻고 싶다 + 타르투 대학 박물관(상) | 에스토니아에도 학생감옥이 있다?!
CHAP1_26-28 에스토니아 - 늪지대 오지체험 11일 | 아구르네를 떠나며.. | 에스토니아 남자들도 군대에 간다?! | 에스토니아의 슈퍼스타 K
CHAP1_25 에스토니아 - 늪지대 오지체험 11일 | 에스토니아 아이들에게 한국 알리기 | 에스토니아판 아.우.성.
CHAP1_24 에스토니아 - 늪지대 오지체험 11일 | 서프라이즈 | 에스토니아에서 생일케익 구워보기
CHAP1_23 에스토니아 - 늪지대 오지체험 11일 | 도대체 친구가 누구야?! | 에스토니아에서 안동찜닭 끓이기
CHAP1_22 에스토니아 - 늪지대 오지체험 11일 | 동양인은 봉이다
CHAP1_21 에스토니아 - 늪지대 오지체험 11일 | 핸드폰과 맞바꾼 인연
CHAP1_20 사람은 사람이 살린다
CHAP1_18 에스토니아 - 에스토니아 여자는 동양 남자를 싫어해! + 19 이젠 되는 일이 없다
CHAP1_17 에스토니아 - 오를레앙과 함꼐하는 탈린 나들이
CHAP1_16 잠시 동안의 탈린 나들이, 그리고 안녕
CHAP1_15 웁살라, 너와 같은 하늘 아래
CHAP1_14 아직은 ... 말할 수 없다
CHAP1_13 그녀를 만나기 12시간 전
CHAP1_12 욕창 터지고, 기차에 실려 가고
CHAP1_11 배낭을 털리다
CHAP1_10 사람의 따뜻함을 느끼다 + 노르웨이의 자연에 호되게 데이다
CHAP1_8 한국영화 많이 컸네? + 9 첫 주행, 첫 노숙, 첫 봉변
CHAP1_7 이런 곳에도 한국사람?
CHAP1_5 첫 주행 + 1_6 북한도 자전거로 달린다고?
CHAP1_3 + 1_4 Bryan Almighty + 자전거의 운명은?
CHAP1_1 + 1_2 인천 출발 + 히드로 도착

CHAP0 준비

CHAP0_번외 가져갔던 장비 일람
CHAP0_6 출국 그리고...
CHAP0_4 자전거 맞추기 + 5 쉥겐조약
CHAP0_3 항공권과 장비 마련하기
CHAP0_2 어디를 어떻게 가볼까?
CHAP0_1 다짐




혹여나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시는 스티미언분들.. 도움이 되셨을련지요?

도움이 되었다면 UpVote + 리스팀 부탁드리겠습니다 -_-)/



bryanrhee님후문2.gif

후문을 선물해주신 @mimitravel 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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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하십니다!! 인생에서 정말 값진 보물과 같은 경험이 되겠네요 :)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근데 이미 7년전 여행....ㅋ

학 ㅋㅋㅋ 7년이면 아직 한참 여운이 남아있을 때군요 :) ㅋㅋ 좋은 하루되세요!!

멋있게 사시는거 같아요~
나중에 보면 얼마나 많은 추억을 가지고 계신건지.

추억이 흘러넘쳐서 감당 못할 지경이네요 ㅎㅎ

정말 멋진 곳이네요. 좋은 정보 감사, 저도 기회 되면 가고 싶네요,

싸게 크로아티아를 느끼기에 좋습니다 ㅎㅎ

정말 재미있네요. 아주 미남이네요. 밤길조심하라는 얘기 그나라도 있나보네요 ㅋㅋ

말들은 다 비슷비슷한 것 같아요 ㅎㅎ
정확히는 "네 길 조심해라" 정도지만요

여행기도 여행기지만 소소한 대화들이 흥미롭네요.

짬짬히 들러서 여행기 즐겁게 읽어 보겠습니다~

이거 쓸 때 소소한 대화를 재현하는데 집중을 많이 했었죠 ㅎㅎ
쓸 때에는 정말 거짓말같이 잘 기억나서 술술 쓰는데 쓰고 나서 지금 보니깐 느낌만 알고 참 새롭네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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