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유럽 일주기] 미친여행 CHAP0_3 항공권과 장비 마련하기

in #kr-travel7 years ago (edited)

3) 항공권과 장비 마련하기

2011년 2월 8일





드디어 휴가다!!!

매번 휴가는 친구들과 놀고 마시고 집에서 뒹굴다 들어가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이번 휴가는 다른 때와 다르다. 넋 놓고 놀 수 가 없다.
항공권을 예매하고, 인터넷으로만 봤던 여행장비들을 실제로 보고 비교해서 적어도 침낭, 텐트, 코펠, 버너 정도는 사 놓을 생각이다.
내 여행의 큰 윤곽을 잡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심장이 수줍게 콩닥거린다.


먼저 비행기를 알아보러 갔다.
미리 알아간 항공사는 1년짜리가 90만원정도 한다.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
유럽 왕복인데 어떻게 100도 안 돼?
하지만 좀 불안한 것이, 이것저것 뒤져보니 그 항공사는 수하물을 거칠게 다루고 심지어는 오배송, 분실로까지 유명한 곳이다.
내가 처음 갈 곳이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노르웨이인데 오배송 문제 때문에 발이 오래 묶여있을 수는 없다.


이러저러한 걱정을 안고 여행사에 들어갔다. 그런데, 거기서는 생각지도 못한 말도 안 되는 딜이 기다리고 있었다!

“베르겐은 아니지만, 런던in, 로마out 지금 특가로 유류할증료 포함 103만원입니다.”

이건 대박이다! 보통 왕복 항공권을 잘 사면 130만원 정도 하는데, 무려 103만원!
베르겐에 취항하진 않지만, 다른 항공사로 베르겐에 직접 가는 것보다 그 특저가 항공권으로 런던으로 들어와서 다른 항공권 하나 더 끊는 게 싸다!
그리고 이 항공사는 이번에 새로 나온 세계에서 가장 큰 여객기를 대량으로 사온 곳 아닌가?

주) A380을 처음 들여온 곳 중 하나인 에미레이트였다

이건 이 미친 초저가 여행을 하늘도 응원하는 뜻이렸다! 이런 걸 놓치면 안 된다. 당장 예약 걸어놓았다.
5~6개월이라고 했지만 총 연장이 6000km가 넘고 그러니 넉넉하게 잡자.
학생항공권은 성수기에는 막혀 있다. 그 성수기 기간이라 함은 항공사마다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여름, 겨울방학 기간에 잡혀있다.
만일에 대비하여 비수기의 맨 끝 날, 12월 12일 귀국으로 끊어놓고 왔다. 일찍 도착하면 앞으로 당기지, 뭐.




이제는 캠핑장비들을 들여올 차례다. 일단, 집 앞에 있는 아웃도어 상점을 갔다.
들어가 보니 완전 별천지더라.
내가 필요한 텐트, 버너, 코펠, 침낭은 물론, 한 번도 보지 못한 장비들이 수두룩하게 쌓여 있었다.
그렇지만 난 자전거 여행을 하지 등산하는 사람은 아니다. 지름신은 한쪽에 치우고 내가 살 것만 보자!

일단 침낭을 추천받았다. 여름부터 초겨울까지 쓸 수 있는 걸로.
그런데 이게 웬일? 거위털만 알아보고 갔는데, 합성 소재가 있다는 것이다!
훨씬 싸고, 가볍고, 무엇보다도 아침에 이슬 맞아도 부패 걱정이 없어서 막 쓰기에 그만인 물건이 있는 것이다!

텐트는 보아하니, 내 가방 무게에 맞지 않아, 못 살듯 해서 포기.
코펠과 버너는 아주 초소형 물건을 발견해서 바로 들여왔다.

그리고는 주인아저씨께서 물어보신다.

“산타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 어디로 여행가길래 이런 걸 사니?”

“유럽이요.”

“얼마나 가길래?”

“7개월 정도요.”

“헥~ 그럼 7달동안 비박 많이 할 작정으로 사는거야?”

“예. 자전거 여행이니깐요.”

“뭐라고? 어디어디가는데?”

“노르웨이스웨덴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폴란드체코오스트리아독일.....”

“헥... 젊으니깐 못하는 게 없구만... 좋다!”

응?

“기분이다!”

“예?”

“아저씨가 너의 젊음과 패기를 보고 응원해 주고 싶다. 반값에 가져가라.”

“예????”

“난 두말 안 해. 지금 말할 때 빨랑 반값에 가져가.”

무려 반값!!! 여행 시작부터 이렇게 축복과 응원을 받는건가? 이렇게 행복한 순간이 없다!

“아....예....감사합니다!”

진짜 아저씨께서 두 말씀 하시기 전에 얼른 값을 치르고 빠져 나온다.

나가려고 할 때 아저씨가 한 말씀 하신다.

“싸게 줬으니깐 사람 많이 데라고 와야돼~”

아무리 응원이여도 영업 마인드는 잃지 않으신 사장님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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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스팀 뉴비 브라이언입니다 :)


예전에 써놓고 방구석에 박아놓기만 한 여행기를 다시 꺼내 복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원고는 세이브 되어 있기 때문에, 주중 매일 연재할 예정이고, 끊기는 날은 엥간하면 없을 거예요.
100편 정도 예상하고, 다 연재하면 반 년 정도 되지 않을 까 싶네요 ㅎㅎ
꾸준히 올릴테니.. 재밌게 봐 주세요




그럼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꾸벅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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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anrhee님 반갑습니다. 자전거 보고 끌리듯 님의 블로그로 빨려 왔습니다. 저도 자전거 매니아입니다. 엠티비와 로드 모두요. 현재 저는 태국에 거주하고 있구요. 조만간 태국-캄보디아-베트남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2018년도 안에는 시행을 하게 될것입니다.
님의 글 잘 읽고 배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스파가 바닥이라 오늘은 그냥 갑니다.

반갑습니다 :) 언젠간 업봇 찍어 주시겠죠 ㅋㅋㅋㅋㅋㅋㅋ

4편 끝나고 제가 가져갔던 장비와, 장비평도 써 드릴게요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네요 :)

(태국... 하앍)

@bryanrhee님 갑사합니다. 열독 하겠습니다.

오늘도 재밌게 보고 갑니다 ㅎㅎ

재밌어해주셔서 감사하옵니다 (_ _) 꾸벅

정말 젊음의 열정이 느껴지네요 가게의 주인아저씨도 브라이언님의 열정에 홀려 반값을 외치신게 아닐지 싶습니다 너무 재밌는 일화입니다~.~

감사합니다 :) 나중엔 골때리는 일이 더 많아질...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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