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탐구 #56 - 음식으로부터 느끼는 과거의 향기
오늘은 일찍 퇴근하고 간만에 시청 부근으로 와 보았다. 목적지를 따로 정한 건 아니고 일단 시청역으로 와서 마음 가는대로 가보기로 했다. 내가 향한 곳은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방향... 성당을 한번 보고 싶었다. 주변을 서성이다가 거기와 서울특별시의회 사이로 난 골목길로 걸어간다. 밥을 먹어야 하는데... 몇걸음 가보니 북창동순두부 집이 있었다. 옆에 중국집도 있었다. 둘 중 어디로 갈까... 처음에 중국집으로 가려던 마음은 변덕이 발동했는지 북창동순두부로 향했다. 오랜만에 순두부 좋지... 주문한 것은 소곱창순두부. 합정동에 근무하던 시절 저녁에 곱창순두부 먹으러 가던 때가 생각났다. 그 때 나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나는 그 때 그 기분을 다시 느껴보고 싶었다.
소곱창순두부는 나쁘지 않았다. 합정동에 들르곤 했던 곳이 북창동순두부는 아니었지만, 맛은 비슷했다. 과거를 회상하기 딱 좋았다. 그 때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었다. 나중에 새로 입사했던 이사님... 그 분이 입사한 후 저녁 먹으로 주로 갔던 곳이 그 순두부집이기도 했다. 그 분이 오시기 전에는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었지만, 그 분과 함께 한 이후에는 그 분의 눈치를 봐야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같이 밥먹는게 조금 부담스러웠다. 밤 늦게까지 야근해야 한다면, 저녁이라도 편하게 먹고 싶은 것이 솔직한 나의 마음이다. 이마저도 불가능해지니 내 마음은 점점 불편해져 갔다. 그 당시 나에게 번아웃이 왔던 것은 일이 많아서도 있지만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 억지로 밥을 같이 먹는 것도 작지 않은 이유라는 걸 뒤늦게 깨달았다.
그 분과 불편한 식사를 하다 보니 반대로 나와 같이 식사를 했던 어린 동료들도 나를 불편해 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에는 별 생각없이 밥 같이 먹으로 다니곤 했었는데... 이제는 마음이 맞지 않는 동료들과 같이 밥 먹는 게 부담스럽다. 부담스럽기는 서로 마찬가지다. 다행히 현재 직장에서는 각자 밥을 먹는 분위기다. 이제 혼밥이 내게는 너무 편하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유행한 후 혼자 밥 먹으러 다니는 것은 더 이상 눈치 볼 필요가 없게 되었다. 이런 사회적인 흐름은 긍정적이라고 본다.
식당을 나선 후 경복궁역까지 천천히 걸어갔다. 중간에 내가 근무했던 곳으로도 가볼까 했지만, 이번엔 마음을 접었다. 왜냐면 거기서 겪었던 아쉬운 감정들이 또 올라오는 걸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주변을 다니며 겪었던 좋은 기억만 지금은 떠올리고 싶었다. 시간이 좀 더 지나고 아쉬웠던 감정이 더 작아지면... 그 때 다시 한번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부정적인 마음보다 긍정적인 마음이 필요하다.
지난 내면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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