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 탐구 #51 - 가스라이팅을 경험한 적이 있었는가?

in zzan3 years ago

지난 #50에서 '직장에서 가스라이팅을 어떻게 파악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그 때 다음 액션 아이템으로 지난 직장 시절에 나에게 가스라이팅을 시도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찾아보려 한다.


가스라이팅이었을까? 아니었을까?

지난 직장 시절들을 되돌아 보니 누가 봐도 명백한 가스라이팅을 경험했던 거 같지는 않다. 다만, 사람에 따라 가스라이팅으로 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직속상사와 같이 일했던 적은 있었다. 그 분이 내게 했던 말과 행동에서 어떤 것이 가스라이팅으로 보일 수 있는지 진술해보려 한다.

편의상 직속상사를 C로 부르기로 하자. 이 분은 내게 업무를 주고 시간을 정해서 결과를 체크하곤 했다. 결과가 그 분의 마음에 들지 않은 때가 더 많았고, 그 때마다 그 분은 나를 불러 정신 교육에 가까운 이야기를 30분에서 1시간 동안 하곤 했다. 뭔가 말은 되게 많았는데, 요약하자면 이렇다.

  • 니가 잘못했다.
  • 나는 그렇게 안 했다.
  • 꼬우면 실력으로 나를 이겨라.

이야기를 계속 듣다 보니 자신감은 떨어졌고 나 자신을 자책하기도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C의 말을 잘 들어야겠다 생각했고, 점점 의지도 하게 되었다. 더 큰 문제는 업무 실력이 향상되지 않았던 것이고, 그로 인해 더 심한 질책을 들어야 했으며, 심리적으로 점점 압박을 심하게 받게 되었다.

어느 날 C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업무를 스스로 책임질래? 그럼 내가 네 업무에 관여하지 않겠다. 대신 책임은 니가 져야 한다. 아니면 내 말대로 할래? 그러면 책임은 져주겠다."

그 때는 업무에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여서 내가 스스로 책임지고 하겠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결국 상사의 뜻대로 하겠다는 대답을 했다. 이후에도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이런 나의 상황은 차상위상사인 팀장도 알게 되었다. 이후 팀장도 직속상사와 같이 내게 압박을 가하기 시작했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어느 날 팀장이 C를 불렀고 전자는 후자에게 '나와 같이 일하는 게 힘든지'를 물었다고 한다 거기서 C는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이후 팀장님도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자기 말에 따르면 책임은 대신 져주겠다는 C의 말은 결국 거짓말임을 알게 되었다.

괴롭힘의 절정은 2015년 10월이었다. 팀장은 내게 정시에 퇴근하지 말고 공부하고 9시에 퇴근하라는 말을 했고, C는 '아침 7시에 출근해서 밤 12시에 퇴근해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 때 나는 이 곳에 더 다니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를 떠나고 싶었지만, 입사한지 1년이 안된 시점이었다. 게다가 업종을 바꿔 들어온 직장이었기 때문에 그 시점에 그만 두면 다음 직장으로 움직이기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어떻게 1년은 채웠지만, 그 이상은 무리여서 결국 각자 갈 길 가기로 했다.

이후 다음 직장에서 적응을 할 수 있을지 걱정되었지만, 다행히 적응할 수 있었고 프로젝트들도 완수할 수 있었다. 자신감은 되찾았고, 지금은 별 문제 없이 살고 있다.

그 당시 C가 나에게 했던 말과 행동. 그것은 가스라이팅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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