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에 머무름(守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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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학자 중에 무리를 떠나 속세와 단절하고 고요한 곳에서 마음을 살피니 밖으로는 욕망이 생길 수 있는 것을 보지 않고 안으로는 어지러운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다. 마음을 한 곳에 모아 흔들림이 없고 마음의 세계가 고요하고 올바르니 밝은 마음의 빛과 단정하고 진중한 모습이 있는 것 같아서 뜻밖에 말하기 어려운 묘각(妙覺)을 얻었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물결이 비록 그쳤으나 감추어진 흐름이 아직 남아 있고 북치는 소리가 이미 가버렸으나 메아리는 남아서 그대로 존재한다. 단정하고 진중함은 한밤에 나무의 그림자이다. 헛된 밝음은 깨지 못한 꿈이다. 진실로 무생(無生)의 이치를 알지 못한다면 비록 백 년이 되도록 좌선한다 할지라도 다만 꿈속의 그림자에 머무는 것이다.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

기분전환하려고 여행을 가곤한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지면 복귀한다. 그런데 복귀하여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분전환이 필요하다. 세상 사람들과의 일에 치여있을 때는 휴식의 그림자를 그리워하고 휴식할 때는 돌아가야할 곳을 그리워한다. 그러니 어디에 있으나 그림자에 머무르는 것과 다를 바없다. 지금 이 시간에 머무르면 되는데 그렇게 쉽지 못하다.

진실로 무생(無生)의 이치를 알지 못한다면 비록 백 년이 되도록 좌선한다 할지라도 다만 꿈속의 그림자에 머무는 것이다.

머무르는 바가 없이 머물러있어야 무생(無生)이라고 한다. 마음 속에 그림자가 있으나 없으나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인데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경험을 해보지 못해서 모르겠다. 다만 나는 이렇게 하지 않고는 싶다.

산림에 숨어 사는 즐거움을 말하는 사람은 아직 산림의 참맛을 깨닫지 못하였고 명리를 말하기 싫어하는 사람은 아직 그 마음이 명리를 잊지 못한 것이다. 채근담
談山林之樂者, 未必眞得山林之趣
厭名利之談者, 未必盡忘名利之情


술몽쇄언(述夢瑣言)


프롤로그 | 눈뜨고 꾸는 꿈(開眼) | 스스로 불러옴(自求) | 징조와 경험(徵驗) | 마음에 물음(問心) | 뒤바뀜(轉倒) | 진실한 것을 인정함(認眞) | 도장 자국(印影) | 스스로 의심함(自疑) | 범위에 한정됨(圈局) | 무념(無念) | 어둠과 받아들임[昧受] | 항상함을 앎[知常] | 업과 명[業命] | 호랑나비[胡蝶] | 스스로 이룸[自成] | 진실한 것을 인정함 [認眞] | 돌아감을 앎[知歸] | 허망한 환영[妄幻] | 지음과 받음[能所] | 고요하게 비춤[寂照] | 홀로 밝음[孤明] | 원인과 조건[因緣] | 겨울 꿩[冬雉] | 초연(超然) | 스스로를 말함[自敍] | 나를 찾음[求我] | 아직 남아있음[猶存] | 존재함과 존재하지 않음[有無] | 귀함과 천함(貴賤) | 둘이 아님(不二) | 인연과 감정[緣感] | 눈 속의 꽃(眼華) | 셋방과 품팔이[賃傭] | 장수와 단명[壽夭] | 자신이 옳음[自是] | 파리와 벌1[蝿蜂] | 귀신과 여우[鬼狐] | 허망하게 취함[妄取] | 물고기와 새(魚鳥) | 깨닫기 어려움(難悟) | 파리와 벌2(蠅蜂) | 공함을 깨달음(悟空) | 혼백(魂魄) | 변화의 빠름(化速) | 세계(世界) | 평등(平等) | 도장을 찍은 흔적(印影) | 그림과 허수아비(畵塑) | 헛된 이름(虛名) | 성냄과 사랑(怒愛) | 물과 거울(水鏡) | 물거품과 옷(泡衣) | 그림자에 머무름(守影)


몽념수필(夢念隨筆)


자각몽 연습을 시작하며 | 쓰끼다시 | 수면마비 | 술몽쇄언에 덧붙이며| 술몽쇄언에 덧붙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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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밤에 곱씹어 읽게 되어요. 마지막에 인용하신 채근담 문장이 마음을 시큰하게 합니다. 어느 순간 속에 완전하게 담기는 것이 참 어려운 일 같아요. :)

2022년 1월 JCAR 구독 신청 했어요.
1월 달도 강제 포스팅입니다.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건강하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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