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과 옷(泡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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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에서 깨어나 꿈속의 몸을 보면 물거품과 그림자가 이미 없어짐과 같고 죽어서 살아 생전의 모습을 보면 옷을 벗어서 버려둔 것 같다. 본래 이것은 환상이지 실상이 아니고 본래 이것은 일체 만물 가운데 하나이지 내가 아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신과 일체 만물을 헛되게 구분하여 만물을 해쳐서 이 몸을 즐기고 환상을 사특하게 믿고 기이한 방법을 구하면서 오래 살기를 바란다. 이는 사람의 천성과 천명의 이치와 일체 만물의 참과 거짓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실로 어떤 것이 참이고 거짓인지 무엇이 주인이고 손님인지 안다면 자연스럽게 익숙하던 곳이 점차 낯설어지고 낯선 곳이 점차 익숙해져서 오래된 습관이 나날이 고쳐질 것이다. 그리하여 알지 못하는 사이에 새로운 향기가 매일 더해져서 덕을 이룰 것이다.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

죽어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꿈에서의 몸이 지금 깨어있는 몸이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안다. 윤회을 믿거나 안 믿거나 10년전의 내모습과 지금의 내 모습이 다르니 적어도 10년전 몸이 지금의 내몸이 아니다. 그러니까 죽은 다음 내 몸이 죽고 난 다음의 내몸이 아닐 것이라고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다. 경험해보지 못한 죽음에 대해서 미리 말할 수 없지만 현대 과학적 사고방식이 과거 경험을 근거로 법칙을 만들어 예측하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 그럭저럭 믿을만 하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한다면 어느 것 하나라도 내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고 쉽게 결론내릴 수 있다.

일체의 유위법은 꿈이나 환상, 물거품이나 그림자와 같고 이슬과도 같고 번개와도 같으니 마땅히 이렇게 보아야 한다.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如露亦如電 應作如是觀

꿈이나 환상, 물거품이나 그림자 등등과 같다(如)이지 무엇무엇 이다가 아니다. 불교는 단정하는 표현을 강하게 부정한다. 언어로서 절대긍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이고 모든 것이 꿈 혹은 환상과 같다는 화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거릴 수 있지만 그렇다고 제대로 안다고 볼수 없다. 사람은 보이고 아는 만큼 행동할 뿐인데 아는 바와 행동이 다르다면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땅히 이렇게 보아야한다고 했다. 믿음에서 확신은 체험이 아니면 불가능하기에 계속 익숙해져야 한다.

이는 사람의 천성과 천명의 이치와 일체 만물의 참과 거짓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사실을 긍정한다면 이러한 사고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그러면 오래된 습관이 나날이 고쳐질 것이고 언젠가 새로운 향기가 매일 더해져서 덕을 이룰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마음에 주문이 필요한가 보다.


술몽쇄언(述夢瑣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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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념수필(夢念隨筆)


자각몽 연습을 시작하며 | 쓰끼다시 | 수면마비 | 술몽쇄언에 덧붙이며| 술몽쇄언에 덧붙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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