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몽쇄언(述夢瑣言)] 눈뜨고 꾸는 꿈/EMDR(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요법)을 아시나요?

in #dclick5 years ago (edited)


눈이 열림(開眼)


사람들은 눈을 뜨고 꿈을 꾼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짧은 순간에도 생각이 일어나고 사라지며, 천만가지 상념이 나타났다가 없어진다. 혹은 오래전의 일이 생각나고 때로는 바르지 못한 생각과 바른 생각이 동시에 나기도 한다. 멀거나 가까운 것, 오래됨과 찰나는 그림자가 물에 비치는 것과 같아서 빈 것도 같고 꽉 찬 것도 같으며 잊어버린 것도 같고 생각나는 것도 같다. 의식하지 않는데도 의식하고 있고, 실제 생각하는 것이 아닌데도 생각하고 있다. 생각을 하다가 생각이 곧 사라지거나,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무니, 생각은 꿈이라 할 수 있다. 자면서도 꿈을 꾸고 깨어서도 꿈을 꾸니 인생은 전부 꿈이다. 꿈 그리고 깨달음(술몽쇄언)


Cigarettes After Sex - Dreaming Of You

1

꿈이었나보다 그 기억은
잠에서 깨어났다 눈을 뜨고 있으니
생각이 일어난다 앞에도 생각 뒤에도 생각
생각이 사라진다 사라진 생각 사라질 생각
지나간 흔적과 가야할 지도
더듬고 다듬고 생각놀음
어젯밤 꿈도 사라졌고 이 생각도 사라질 것이니
눈뜨고 꾸는 꿈
@peterchung

2
우리가 생각한다는 것도 물질처럼 꼭 붙잡으려해도 붙들리지 않기때문에 지난 밤 꿈처럼 환영과 같다. 젠장! 물질도 내 뜻대로 붙잡을수 없기는 하다. 소유권에는 에너지가 필요하니까, 돈이 드니까, 그러나 소유된 물질조차도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만 붙잡을 수 있을 뿐, 죽고나서도 소유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죽게됨으로써 그 물질에 대한 나의 소유권도 사라지니까,

게다가 물질이란 것도 아주 긴 시간의 호흡 속에서 결국은 분해되고 소멸되어버린다. 꼼꼼하게 표현하자면 물질은 깨어있는 꿈 속에서만 영속성이 있는 존재의 소유권,

그렇다면 물질도 환영과 같다.

3
순간순간 떠오르는 생각이나 깨어나서 기억하는 꿈이나 모두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사라져버린다. 따라서 우리가 하는 모든 생각은 관찰하는 행위만 있을 뿐 존재하지 않는 허상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꿈이나 생각때문에 물질을 이룬 몸과 마음이 영향받아서 정신이든 물질이든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내기도하고 스스로 그것의 족쇄가 되어 행동의 제약이 발생한다. 결국은 개미지옥(어차피 죽으니까),

4
위빳사나(觀)를 통해 수행자는 모든 것이 찰나에 일어나고 찰나에 사라짐을 직접 확인한다고 한다. 물리학자들은 물질의 존속시간이 10-23초라고 실험을 통해서 확인했다고 한다.

물질과 마음의 수명.gif.bmp
일묵스님 아비담마와 반야심경에서

남방 상좌불교의 아비담마(Abhidhamma)에서는 이를 물질 찰나라고 표현하는데 마음은 이 물질 존속시간 10-23초보다 18배 빠르다고 한다. 그래서 마음을 1/18의 인식과정으로 쪼개어서 심찰나라고 마디마다 정의하였다.

5
위빳사나(觀/분석) 수행으로 우리가 5가지 감각기관을 통하여 대상을 인식하는 과정을 이렇게 18개로 쪼개어서 직접 체험하여 확인 할수 있다고 한다.

오문인식과정.gif
일묵스님 아비담마와 반야심경에서

물질의 찰나보다 빠른 심찰나를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의식이 깨어있다면 그 사람의 마음을 예리하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렇게 볼 수 있는 마음을 지혜라고 표현한다. 이렇게 얻어진 지혜를 칼에 비유한다. 내가 이러한 18개의 인식과정을 관찰하고 죽을 수 있을까? 나는 이렇게 순간순간 일어나고 사라지는 복잡한 생각들의 실타래에 얽혀있기때문에 생각의 빈틈을 살피지 못하고 살다가 죽어가나 보다. 그리고 다시 태어난다. 젠장! 마음의 파편들에 집착이라는 접착제가 너무나도 강력하여 그 인식의 틈을 파고들 예리한 지혜의 눈, 칼의 눈이 아직은 생겨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6
윤회는 다른 것이 아니다. 삶과 죽음의 되돌이표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순간의 삶과 죽음의 되돌이표도 윤회이다. 물질이 순간순간 일어났다 사라지는 것(10-23초)처럼 ‘나라는 몸과 마음의 복합 무더기들’은 순간순간 일어났다가 사라진다. ‘피터라는 이 물질과 정신 복합무더기’가 순간순간 일어났다가 사라짐을 반복한다면 ‘나 피터’는 매일매일 윤회하는 것이다. 그러니 마음하나 고쳐먹으면 그 상태가 바로 천국이요 해탈이다. 그래서 여기가 천국이요. 해탈이 될 수 있는 것이다.

三十六宮都是春(36궁도시춘)
삼십육궁이 모두 봄이라네 – 소강절

항상 새롭게 태어난다는 사실.

젠장! 말하기는 쉽다.
그 마음가짐을 실천하기는 졸라어렵다. 시바,

7
물질도 찰나, 마음도 찰나, 꿈도 찰나, 생기고 사라지고 반복되는 흐름, 우리는 한순간도 찰나의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래서 깨어 있는 꿈이 눈뜨고 꾸는 꿈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EMDR(Eye Movement Desensitization and Reprocessing/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기법)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기법(EMDR)’을 몸을 기억한다를 읽다가 알게 되어서 호기심에 유튜브로 검색해 보았다. 나중을 위해서 기록용으로 여기에 덧붙여둔다.

렘(REM/Rapid Eye Movement) 수면 상태는 몸은 자고 있으나 뇌는 깨어 있는 수면상태로 보통 안구가 신속하게 움직이고 꿈을 꾸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꿈이라는 것이 경험했던 과거 기억 조각들의 관계 속에서 발현되어 나타나는 현상이라면 우리가 깨어있는 상태에서 문득 일어나는 과거의 생각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REM(빠른 안구운동)을 깨어있는 상태에서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기법인데, 마치 테이프를 되감기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다. 물리적으로 눈을 좌우로 반복 운동하면서 자신의 과거생각들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앞의 곡을 듣기위해서 테이프를 되감듯이 소환된 기억에의해 신체 반응이 트라우마로 발전된다면 전문가가 도움을 주기 위해 함께 있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EMDR을 통해서 발현되는 기억들과 동반되는 몸(신체 내부의 현상)과의 관계를 주의 깊게 알아차리는 것이다. 트라우마가 발생하면 순간적으로 자신의 몸을 제어할수 없는 상태처럼 얼어붙게 되는데 이를 자신이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의 관찰자적 시각으로 알아차림(마음챙김) 연습을 하는 것이다. 특히 정신적 트라우마를 겪게된 당시 상황에서 기록되 얼어버린 신체감각을 당사자 자신이 잃어버렸던 자비의 눈으로 녹여내는 것이다.

트라우마는 과거의 흔적이고 현재에 존재하지 않는 소환된 기억일 뿐이기 때문에 당사자의 과거경험을 객관적 시각으로 차분하게 이해와 관용의 상태로 바라볼 수 있다. 이것은 지금 일어나는 물리적 현상이 아니다. 그렇게 사라지고 없는 과거를 집착하여 나의 기억 흔적이 몸과 마음을 얽어매었던 실타래를 관조와 성찰의 시각으로 살피고 이해할 수 있다면 고착되었던 몸과 정신에 새겨진 트라우마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EMDR은 트라우마로인해 활성화된 강렬한 기억을 약물등을 통해서 제어/조절하는 일에만 중점을 두지 않고 자신이 행위의 주체라는 의식, 타인과의 관게를 맺고 몸과 마음의 주체가 되어 행동하는 능력을 회복시키는 일에도 주목한다. 트라우마 기억은 변형되지 않은 채 쪼개어진 이미지와 감각, 느낌으로 존속한다. 일부러 찾으려 한 것도 아니고 언뜻 보기에는 무관해 보이는 감각과 감정, 이미지, 생각들이 실제 기억과 함께 활성화되어 떠오르게 한다는 점이 내가 생각하는 EMDR의 가장 놀라운 특성이다. 이를 통해 일상적인 경험들, 평범하고 충격적이지 않은 일들을 통합하듯이 오래전에 유입된 트라우마와 관련된 정보(성적학대, 사고, 전쟁 경험 등)를 새로운 기억의 꾸러미로 정리할 수 있다. 몸을 기억한다


ps. 6일전에 @sleeprince 님께서 작성하신 포스팅을 이제야 보았다. 그래서 급하게 덧붙인다. 이놈의 스팀잇은 팔로우가 나이롱이다. 증인 노드들이 다르게 저장되어서 그런가?
[신경과학] 기억의 조작: 공포증의 즉각적인 제거 약물치료적 관점에서 효율적이긴하지만 위의 인용문에서 언급되었듯이 트라우마에대해 수동적인 접근으로서의 한계도 있다. 약물의 의존성을 높이는 우려가 있기때문에 능동적 접근으로서 정신의 주체성 향상도 약물치료와 함께 시도되어야 한다. 어쩌다 한번의 약물치료면 좋겠지만, 트라우마 환자들은 새로운 중독의존성의 경향을 띄게 되기때문이다. 그래서 어려운문제,



How EMDR works? Look at this animation (English)


술몽쇄언(述夢瑣言)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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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았어요.
지금 순간을 잘 살아야한다는 걸
꿈이라는 화두로 풀어주었네요.

무뎌지지 않게 칼을 갈아놔야 겠습니다...찰나도 놓치지 않고 깨어있을수만 있다면 ㅠ
아주 옛날에 울구불구 했더니 이틀의 절대침묵의 세계를 허락받은적 있었어요.
아주 특별한 경험이였죠.
열리는 지혜의 세계를 잠깐 맛을본...ㅠ

꿈은 잘 안 꾸는데, 잠을 깊게 자지 못하고 중간에 깨었다가 다시 잠들기를 괘 오랜 시간 하네요.
원래 늦게 자기도 하지만 일찍 눕더라고 그러네요.

마음을 다스려야 겠죠?

자면서도 꿈을 꾸고 깨어서도 생각이란 것을 하니 꿈을 꾸는 것이란 말이네요.
그러니까 꿈이란 것은 손으로 잡히지 않는 것, 상상이나 상념 같은 것이란 뜻이겠네요.
자나 깨나 좋은 꿈 많이 꿔야겠어요.^^

깨어있음에 대해 이렇게 정밀하게 연구한 문화가 있던가.. 잠시 감탄과 함께 생각해 봅니다. 포스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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