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밝음[孤明]

in SCT.암호화폐.Crypto3 years ago (edited)

어떤 사람이 물었다. "꿈을 꾸면서 꿈이 환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해서 환상을 깨고 꿈에서 나올 수 있겠는가?"
 
대답한다. 모든 꿈은 환상에 미혹되어 꾸는 것이다. 그러나 꿈에 미혹되었기 때문에 꿈이 환상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만약 꿈이 환상이고 허망한 것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집착이나 탐욕은 없고 생각(想念)은 녹아 없어질 것이다. 생각이 녹아 없어지면 참된 본체(眞體)가 보일 것이고, 신령스러운 지혜(靈智)만 홀로 남아 현실과 환상의 경계는 저절로 무너질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사물에 집착하는 마음과 욕심이 없어지면, 일을 하면서도 일에 얽매이지 않을 것이고, 담백하기는 흐르지 않는 물과 같고, 맑은 거울과 같이 비출 것이다. 항상 정신이 깨어 있고(惺惺), 고요하며(寂寂), 홀로 밝음(孤明)이 눈앞에 펼쳐질 것이니 꿈은 저절로 깨어날 것이다. 꿈 그리고 깨달음

답변한 화자는 본래 꿈속에 있던 자가 미혹되었기 때문에 환상과 꿈을 분간하지 못하고 다람쥐가 챗바퀴돌 듯 미혹을 반복한다는 말이다. 꿈-미혹-환상의 영원한 순환으로 미혹에서 깨어난다면 해결되겠지만 그렇지 못하고 환상(꿈)에 의해 계속 미혹되어 있다는 말이다. 불교에서는 환상도 미혹도 모두 마음이 만든 것이라고 말하지만 여기서는 단지 미혹의 고리를 끊으면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저절로 무너진다고 한다. 반대로 질문자는 그것을 안다고 하더라도 꿈꾸는 사람은 꿈에서 100% 깨지 못할 것이라는 의심을 품는다. 다시말하면 미혹이 진실이라는 것이다.


You, In the Fantasy

결코! 시간이 멈추어 줄 순 없다 Yo!
무엇을 망설이나 되는 것은 단지 하나뿐인데
바로 지금이 그대에게 유일한 순간이며
바로 여기가 단지 그대에게 유일한 장소이다.
 
환상속엔 그대가 있다.
모든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
환상속엔 아직 그대가 있다.
지금 자신의 모습은 진짜가 아니라고 말한다

화자는 대승기신론의 본각(本覺, 본래 깨어있음, 미혹되지 않음), 불각(不覺, 미혹됨), 시각(始覺, 꿈에서 방금 깨어남)을 꿈에 빗대어 설명하고 있다. 본각이든 불각이든 시각이든 본래 각(覺)이 있으므로 이들의 앞 글자들 본(本), 불(不), 시(始)를 붙이는 것이 의미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것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딱 잘라서 말하지 않고 그 이유를 설명하지도 않는다. 설명해서 될 일이 아니다. 미혹된 사람에게서 일어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다만 깨어있는 사람의 모습만 설명한다. 가능하지만 그렇게 만만하지 않기 때문에 미혹되지 않은 사람이 고명[孤明, 홀로 밝음]하다고 말할 뿐이다.

그러나 깨어났다고 해도 그게 끝이 아니다. 깨어남이 시작된 이후에도 미혹의 바람은 다시 치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Lake O’Hara Reflections

아주 맑아 천지가 비친 호수라도 바람이 불어오면 거울처럼 맑은 호수의 환상은 어그러지기 시작한다.

화면 캡처 2021-07-31 194414.jpg

경계의 바람도 환상이라는 것을 알아야 할텐데 그게 그렇게 쉬울까?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경계의 바람에도 아무렇지 않아야 참사람이라고 부른다. 그럴수 있는 사람을 홀로 밝다(孤明)고 말한다. 그러니 고명함은 아주 아주 어렵단 표현일 것이다. 그런데 화자가 표현한 명경지수(明鏡止水)의 풀이가 새롭게 느껴진다.

담백하기는 흐르지 않는 물과 같고, 맑은 거울과 같이 비출 것이다. 湛如止水 照若明鏡

깨끗한 물이라서 천지를 선명하게 담아내는 것은 왠만큼 수행하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 그래봤자 환상일 뿐이다. 그러나 흐름이 멈춘 물처럼 담백하고 맑은 거울처럼 비춤을 유지할 수 있을까? 모아둔 재산을 모두 사기당한다면? 이유없이 따귀를 맞는다면? 섹시한 여자가 옷을 벗고 유혹한다면? 아무렇지 않게 보이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그러한 경계에서 담백(湛)하고 맑은(明) 마음이어야 할 것이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처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진흙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처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무소의 뿔경/숫타니파타

비추어진 물도 거기에 되비쳐진 맑은 천지도 아니고 아예 바람과 같이 되라고 말한다. 그러니 경계의 바람은 나의 마음이 만든 바람이란 말도 된다. 다시말하면 그것도 환상이란 말이다. 믿거나 말거나,


술몽쇄언(述夢瑣言)


프롤로그 | 눈뜨고 꾸는 꿈(開眼) | 스스로 불러옴(自求) | 징조와 경험(徵驗) | 마음에 물음(問心) | 뒤바뀜(轉倒) | 진실한 것을 인정함(認眞) | 도장 자국(印影) | 스스로 의심함(自疑) | 범위에 한정됨(圈局) | 무념(無念) | 어둠과 받아들임[昧受] | 항상함을 앎[知常] | 업과 명[業命] | 호랑나비[胡蝶] | 스스로 이룸[自成] | 진실한 것을 인정함 [認眞] | 돌아감을 앎[知歸] | 허망한 환영[妄幻] | 지음과 받음[能所] | 고요하게 비춤[寂照]


몽념수필(夢念隨筆)


자각몽 연습을 시작하며 | 쓰끼다시 | 수면마비| 업과 명[業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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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어렵습니다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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