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 아님(不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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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움에 처했을 때 구차하게 모면하고 부끄러움을 돌아보지 않으면 어찌 오직 사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함이 아니겠는가? 꿈속에서 죽었다가 깨어나면 죽음은 없다. 본래 태어남도 없고 죽음도 없는데 세상 사람들은 허망하게 헤아려 말하길 '이것은 삶이고 저것은 죽음'이라고 한다. 옛 사람들은 생사를 오고감과 같이 보고 둘이 아닌 것을 순응하고 받아들였다. 그것은 범부의 마음을 초월한 것이다. 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

이 세상이 하나라고 이야기한다면 무책임한 말이다. 하나라는 말의 뜻이 동일하다는 뜻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우리는 세상이 동일하지 않음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하나를 강요한다면 권력이 되고 독재가 되어버린다.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에서 긍정과 부정은 성격이 다르다. 하나(一)라고 일컬으면 긍정이 되겠지만 하나가 아니라고(不一) 말한다면 하나와 하나가 아님을 모두 전제하기 때문에 하나를 초월하는 개념이된다. 긍정보다는 부정이 보다 상위의 개념이다. 절대 하나라면 부정을 용납하지 않으니 자체적으로 모순이 되어버린다. 그러니 잘 생각해본다면 긍정의 표현 자체가 폭력성을 내포한 꼴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일치, 합일이라는 표현을 함부로 써서는 안된다. 그건 말장난에 불과하고 그런 것은 태생적으로 없다.

그런데 하나가 아니라고 한다면 다시말하면 부정은 하나와 하나가 아님 두가지를 포용한다기 보다는 하나가 아님으로(부정의 극대화)만 치달을 수 있는 언어의 속성(배제와 한정)때문에 조화롭지 못하다. 그래서 불일(不一)이라고 부르지 않고 불이(不二)라고 부르는 표현이 보다 초월적이고 조화로운 느낌으로 다가온다. 둘이 아님(不二)은 하나이기도 하고 하나가 아니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둘로 쪼개서 나눌 필요도 없다는 포용과 관용의 의미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죽음을 예로 든다면 불이(不二)의 측면에서는 죽음과 죽음이 아님으로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 두 현상을 모두 인정하고 포괄할 수 있다. 불일(不一)이라면 죽음과 죽음이 아님으로만 확정되어진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존재하고 있는 것이 없어져서 일까? 아니면 죽음이 고통으로 다가오기 때문일까? 늙어감은 세포의 재생과 소멸의 불균형 때문일 터인데 우리가 경험하는 소멸의 고통이 단순히 신체적 괴로움의 느낌 때문인지 아니면 존재가 없어지는 것에 대한 소멸의 두려움(심리적) 때문인지 살펴볼 일이다. 그런데 노화의 과정이 이미 세포의 재생과 소멸이라는 생명현상임을 받아들인다면 세포의 죽음과 탄생이 노화된 몸에서 함께 일어나고 사라지는 과정이니 '이것은 삶이고 저것은 죽음'이라기 보다는 둘이 아님(不二)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런데도 죽음이 두렵다. 범부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불이의 마음을 제대로 이해해지 못하기 때문일수도,


술몽쇄언(述夢瑣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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