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과 여우[鬼狐]

in SCT.암호화폐.Crypto3 years ago (edited)

귀신이나 여우에게 홀린 사람은 요염함과 아름다움만 보게된다. 귀신이나 여우와 친해지고 사랑하게 되면 자신이 농락 당한다는 것을 알지 못하게 된다. 오히려 정기를 빼앗기고 기운을 소모하여 죽게 되어도 달게 여긴다. 그 후에 돌이켜 생각해 귀신이나 여우로 인해 내가 잘못 되었다고 깨닫게 되면 머리털이 일어서고 마음이 오싹해져서 중간에 그만두고자 하나 오히려 그럴 수 없게 된다. 지금 사람들이 이성의 아름다운 모습에 어리석게 미혹되어 몸을 망치고 기운을 손상시키며 재물을 소모하는 것은 귀신이나 여우를 좋아하는 것보다 더 심하다. 그러나 죽어도 뉘우칠 줄을 모르니 여우나 귀신에게 죽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귀신의 요망한 술법처럼 눈썹을 그려 화장을 하고 간교한 말과 거짓으로 얼굴을 꾸미니 어찌 여우의 홀림과 다름이 있겠는가? 또 남의 재산을 탕진하게 되고 그의 가족과 친지를 이간질 시킨 후에는 마음을 바꾸어 사랑을 저버리며 화장을 고쳐 다른 사람의 품에 안기니 그 모습과 태도를 생각하면 오히려 귀산이나 여우보다 더 심하다. 그러나 사람들은 마음이 미혹되어 있고 몸이 꿈의 경계에 있어 죽어서도 돌아보지 않으니 다시 무엇을 깊이 생각 하겠는가? 이성이 나를 미혹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고 내가 스스로 미혹되는 것이며 환경이 나를 얽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얽매는 것이다. 항상 환경이 다르고 감정이 치우치는 곳에서도 평온한 마음으로 생각하고 마음을 항상 처음처럼 유지하여 꿈의 경계를 넘어가지 않는다면 저들이 어찌 홀리고 미혹할 수 있겠는가? 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

패미니스트들이 읽는다면 화자를 욕할 것 같다. 조선 후기 수컷 선비가 쓴 글이었음을 이해해야 한다. 우리의 삶이 꿈판임을 진정으로 알고 있다면 속지 않을 것이다. 감정에 휩싸여 대상에 몰입하여 헌신하는 것은 번뇌만 쌓여갈 뿐이다. 그것을 몰입이나 헌신이라고 표현할 수도 없다. 몰입은 완전한 동일시이고 헌신은 알고서 기꺼이 다가서는 것이기에 보여지는 행태는 같을지라도 속성이 다르다. 몰입과 헌신은 모두 중심이 '나'에 있지 않고 '대상'으로 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감정에 휩싸여 일어나는 세태는 무늬만 몰입과 헌신일 뿐 '나'의 채워지지 않는 만족감(탐착)에 중심추가 있을 뿐이다. 그러니 대상이나 환경이 나를 미혹시키고 얽매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미혹되고 얽매이는 것이다. 꼭 이성간의 애정 관계가 아니더라도 주식이나 코인 투자의 심리적 메커니즘도 동일하다. 그래서 나는 따뜻한 블루, 차가운 레드라는 표현이 와 닿는다. 그래서 옛 사람들이 지극한 도는 맛이 없다고 했나보다.


술몽쇄언(述夢瑣言)


프롤로그 | 눈뜨고 꾸는 꿈(開眼) | 스스로 불러옴(自求) | 징조와 경험(徵驗) | 마음에 물음(問心) | 뒤바뀜(轉倒) | 진실한 것을 인정함(認眞) | 도장 자국(印影) | 스스로 의심함(自疑) | 범위에 한정됨(圈局) | 무념(無念) | 어둠과 받아들임[昧受] | 항상함을 앎[知常] | 업과 명[業命] | 호랑나비[胡蝶] | 스스로 이룸[自成] | 진실한 것을 인정함 [認眞] | 돌아감을 앎[知歸] | 허망한 환영[妄幻] | 지음과 받음[能所] | 고요하게 비춤[寂照] | 홀로 밝음[孤明] | 원인과 조건[因緣] | 겨울 꿩[冬雉] | 초연(超然) | 스스로를 말함[自敍] | 나를 찾음[求我] | 아직 남아있음[猶存] | 존재함과 존재하지 않음[有無] | 귀함과 천함(貴賤) | 둘이 아님(不二) | 인연과 감정[緣感] | 눈 속의 꽃(眼華) | 셋방과 품팔이[賃傭] | 장수와 단명[壽夭] | 자신이 옳음[自是] | 파리와 벌[蝿蜂] | 귀신과 여우[鬼狐]


몽념수필(夢念隨筆)


자각몽 연습을 시작하며 | 쓰끼다시 | 수면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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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들어온 페미는 사회 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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