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와 새(魚鳥)

in SCT.암호화폐.Crypto3 years ago (edited)

그물에 걸린 새는 스스로 그 발을 움켜쥐고 죽음에 이르러도 펴지 않는다. 그물에 걸린 물고기는 스스로 그 주둥이를 그물에 꽂고 죽음에 이르러서도 뒤로 물러나지 않는다. 세상에 어리석은 사람도 잡고서 버릴 줄 모르고 나아갈 뿐 물러날 줄 모른다. 현명하다는 사람들은 지식에 머물러서 돌이켜 보지 않는다. 아는 것을 붙잡고서 내려놓지 못한다. 어찌 새와 물고기의 어리석음을 비웃겠는가? 대개 사람이 태어나며 가지고 있는 것을 의식(識)이라 하고 존재하는 것을 몸이라고 한다. 꿈과 환상의 세계를 떠돌아다니며 단지 번뇌로 인한 버릇이 시키는 대로 행동한다. 진실로 깊이 반성하지 않으니 누가 능히 간파(看破)하겠는가? 불교를 사랑한 조선 유학자의 선어록

세상놀이가 놀이가 되지 못하는 까닭을 불교에서는 움켜쥐려는 마음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놓아버리라'고 한다. 여기 표현을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대개 사람이 태어나며 가지고 있는 것을 의식(識)이라 하고 존재하는 것을 몸이라고 한다.
蓋人物受生 執而爲識 有而爲身

원문을 직역하자면,

대개 인간이 사람 몸을 받고 집착(執)하여 의식이 되고 실현시키면(有) 몸이된다.

세상놀이는 의도에 의해서 세상 놀이가 실현(身)되는 법이다. 찰진 흙을 움켜 쥐면 단단해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모래는 움켜줘도 흩어지는 것처럼 모래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라고 '놓아버리라'고 한다.

화자는 이것을 진실로 깊이 반성하지 않으니 누가 능히 간파하겠느냐고 반문한다. 간파(看破)는 알아 보고서(看) 부셔버리는 것(破)인데 마음이 마음을 어떻게 보고서 부셔버릴 수 있겠는가? 애초부터 잡혀지지 않는게 마음일 뿐인데,

그런데도 마음에 의해 몸이 있게 되니 세상놀이가 아니라 세상고문이 되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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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연기의 돌고도는 순환 과정(무명-행-식-명색-육입-촉-수-애-취-유-생-노사-무명) 에서 집착(취)과 태어남(생) 사이에 존재(유)이 있다. 어디서 시작된지 모르는 삶의 수레바퀴아래서 어쨌든 집착심은 존재의 원인이된다. 놀이가 될지 괴로움이 될지는 집착심을 다루고 있는(쥐고 있는) 그 마음에 달려있다. 쥐고 있으면서 쥐지 말라고 하니 어려운 법이다. 마음도 쥐지 않으면 마음이 아니니까 그렇다. 그래서 발원(發願)이란 말이 생겨났겠지. 말하자면 목적이 이끄는 삶,


술몽쇄언(述夢瑣言)


프롤로그 | 눈뜨고 꾸는 꿈(開眼) | 스스로 불러옴(自求) | 징조와 경험(徵驗) | 마음에 물음(問心) | 뒤바뀜(轉倒) | 진실한 것을 인정함(認眞) | 도장 자국(印影) | 스스로 의심함(自疑) | 범위에 한정됨(圈局) | 무념(無念) | 어둠과 받아들임[昧受] | 항상함을 앎[知常] | 업과 명[業命] | 호랑나비[胡蝶] | 스스로 이룸[自成] | 진실한 것을 인정함 [認眞] | 돌아감을 앎[知歸] | 허망한 환영[妄幻] | 지음과 받음[能所] | 고요하게 비춤[寂照] | 홀로 밝음[孤明] | 원인과 조건[因緣] | 겨울 꿩[冬雉] | 초연(超然) | 스스로를 말함[自敍] | 나를 찾음[求我] | 아직 남아있음[猶存] | 존재함과 존재하지 않음[有無] | 귀함과 천함(貴賤) | 둘이 아님(不二) | 인연과 감정[緣感] | 눈 속의 꽃(眼華) | 셋방과 품팔이[賃傭] | 장수와 단명[壽夭] | 자신이 옳음[自是] | 파리와 벌[蝿蜂] | 귀신과 여우[鬼狐] | 허망하게 취함[妄取]


몽념수필(夢念隨筆)


자각몽 연습을 시작하며 | 쓰끼다시 | 수면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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