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이룸[自成]

in SCT.암호화폐.Crypto3 years ago (edited)

꿈속에도 또한 천지와 만물이 있다. 그것은 천지와 만물이 와서 나의 꿈속으로 들어온 것일까?, 아니면 내가 가서 천지와 만물을 본 것일까? 꿈에 갑과 을이 함께 술을 마셨다. 그런데 갑과 을은 같은 꿈을 꾸지 않는다. 그러니 이 어찌 일찍이 오고 감이 있었겠는가? 다 내 마음이 스스로 허망하게 이룬 것이다. 술몽쇄언-꿈과 인생

마지막 구절, 다 내 마음이 스스로 허망하게 이룬 것이다(皆我自心妄成)는 이 말이 무섭다. 꿈속에서 내가 경험한 세계는 분명히 나의 마음이 만든 세계이다. 그런데 깨어서 경험하는 세계는 내가 만든 세계가 아니다. 과연 그게 사실일까?

화자는 이것도 내가 만든 세계라고 우회해서 말하고 있다. 그런데 꿈속에서 갑과 을이 술을 먹었는데 깨어나서는 갑과 을이 서로가 같은 꿈을 꾸지 않았다. 어째서 깨어나서 경험하는 세계가 내가 만든 세계란 말인가? 이미 주어진 세계에 꿈에서 깨어나면서 내가 이 세계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다만 갑의 마음으로 경험하는 세계와 을의 마음으로 경험하는 세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꿈을 꾸고 있지 않은 것이다. 꿈속이건 꿈에서 깨어났건 갑과 을의 마음이 그 순간 경험하는 세계의 미세한 차이가 다른 세상을 만들어 버린다는 뜻이다. 다시말하자면 공감과 소통은 비슷한 마음의 세계를 갑과 을이 그 시점에서 공유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일 뿐이고 그것을 해석하는 마음은 그 다음 시점에서 순간 순간 갑과 을이 다르게 해석하는 마음이라는 뜻이다. 갑의 세계와 을의 세계가 만나는 접점이 소통의 시점이고 그것은 갑과 을의 마음을 통해서 연결된다는 뜻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체유심조( 一切唯心造),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라는 것이다. 다만 물질이 마음과 같다라는 뜻이 아니라 내가 인식하는 세계(물질과 정신의 복합현상)가 마음의 찰나적으로 일어나고 찰나적으로 사라지는 속도보다 느리기 때문에 예전부터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란다.


물질과 마음의 수명.gif.bmp
일묵스님 아비담마와 반야심경에서

남방 상좌불교의 아비담마(Abhidhamma)에서는 이를 물질 찰나라고 표현하는데 마음은 이 물질 존속시간 10-23초보다 18배 빠르다고 한다. 그래서 마음을 1/18의 인식과정으로 쪼개어서 심찰나라고 마디마다 정의하였다.


이해한 것을 설명하자니 어렵다. 명상을 통해 이것을 체험할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게을러서 잘 안 된다. 요약하자면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스스로 허망하게 이룬 것이란다.


술몽쇄언(述夢瑣言)


프롤로그 | 눈뜨고 꾸는 꿈(開眼) | 스스로 불러옴(自求) | 징조와 경험(徵驗) | 마음에 물음(問心) | 뒤바뀜(轉倒) | 진실한 것을 인정함(認眞) | 도장 자국(印影) | 스스로 의심함(自疑) | 범위에 한정됨(圈局) | 무념(無念) | 어둠과 받아들임[昧受] | 항상함을 앎[知常] | 업과 명[業命] | 호랑나비[胡蝶]


몽념수필(夢念隨筆)


자각몽 연습을 시작하며 | 쓰끼다시 | 수면마비| 업과 명[業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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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말만 접수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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