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terchung (76)in #avle-pool • 11 hours ago[불금살롱] 한밤 중의 더듬거림Touch in the night 집안에서는 춥게 느껴졌지만 바깥은 기이하게 따숲고 바람도 훈훈하니 봄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이다. 왠만해서 벗지 않은 레옹 모자를 깠는데도 목 뒤통수로 스물스물 물어 뜯는…peterchung (76)in #avle-pool • yesterday그냥 381수백 년 전 죽은 저자에게 물어볼 수도 없고 번역된 글을 보니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음침하고 말이 없는 사람을 만나면 마음을 털어놓아서는 안되며 화 잘 내고 잘난 척 하는 사람을 보게 되면 당연히 입을…peterchung (76)in #avle-pool • 2 days ago그냥 380하루 종일 어두웠다. 여전히 하루가 그저 지나가는 것에 초조함을 느끼곤 한다. 그럴 필요 없는데도 불구하고 무언가 시작과 끝을 정하려는 습성 때문인 것이다. 아마도 그건 시간 관념일 꺼야. 이것 때문에 그렇게…peterchung (76)in #avle-pool • 4 days ago그냥 379오늘 청소하고 냉장고의 썩은 반찬 정리를 하였다. 그래도 티가 안 난다. 뭐든 정리하려고 할 때 뭐부터 해야 할 지 캄캄하다면 엄청 게으르다는 증거다. 그러다 보면 지레 포기하고 나중에 해야지 하다가 그냥 시간이…peterchung (76)in #avle-pool • 5 days ago그냥 378Watercolour painting of the Ticino by Hermann Hesse (1931) 남이 나를 알아주는 것이 좋은 것 같으나 알려지는 만큼 기대치가 커지고 그것이 부담으로 작용하는…peterchung (76)in #avle-pool • 6 days ago그냥 377라다크의 해미스 곰파에서 2시간 정도 올라가면 해미스의 말사인 고창 곰파가 있는데 여기 올라가느라 개고생 했다. 땀을 삐질 삐질 흘리고 숨이 콱콱 막히는데 스님께서 제공해준 버터차이다. 버터차가 짭쪼름하고…peterchung (76)in #avle-pool • 7 days ago[불금살롱] 내 마음을 알고싶다면 달을 쳐다보세요月亮代表我的心 by 혁오 남성이 불러도 분위기가 좋다. 밤에 뜬 달을 보면 로맨틱한 마음이 떠오르지만 어딘지 슬프다. 로맨스가 아름다운 것은 슬프기 때문일 거다. 왜 그럴까? 달은 자기 주장…peterchung resteemedmmerlin (64)memberwisdom runner 1기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 • 8 days ago[writing buskers/city 100] 인간 따위가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으로 불리게 된 사건은 따로 있다. 100세에 얻은 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라는 신의 뜻에 순종했기 때문이다. 한 번이다. 그가 의를 입은 일이 말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믿음을 시험당한…peterchung (76)in #avle-pool • 8 days agosteemCreated with Sketch.그냥 37611월의 첫눈을 보지 못한 것 같다. 약간 내리다 말았고 그마저도 비로 변해버렸는데 계묘(癸卯)년 마지막 달에 하얀 겨울을 만나 보게 될까? 오늘 보일러를 고쳤는데 이번에는 문제가 해결되었으면 좋겠다. 항상…peterchung resteemedmmerlin (64)memberwisdom runner 1기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 • 9 days ago[writing buskers/city 100] 우르파, 두 개의 믿음이 탄생한 도시우르파는 '예언자들의 도시'라고 불린다. 아브라함, 욥, 요나, 도마, 엘리야 등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두루두루 거쳐 간 도시라 그렇단다. 그중에 갑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 유대교, 기독교…peterchung (76)in #avle-pool • 9 days ago그냥 375이맘때가 되면 은행으로 가서 달력을 구한다. 멋있게 꾸며진 달력보다 절기와 간지(干支)가 표시된 농사 달력을 좋아한다. 매일 어떤 간지에 해당한 지 살펴서 그날 기후와 나의 운세가 어떻게 진행될까 예측하는 재미가…peterchung (76)in #avle-pool • 10 days ago그냥 374겨울이다보니 조금만 얊게 입고 생활하다보면 금새 몸이 안좋다. 게다가 보일러가 고장이 나서 어제 밤에는 개고생했다. 고친줄 알았는데 다시 고장이 났다. 고장이 나도 꼭 타이밍이 휴일이다. 연세드신 아버지가 계시니…peterchung resteemedmmerlin (64)memberwisdom runner 1기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 • 11 days ago[writing buskers/city 100] 만이 천 년 전, 노마드들이시간의 제로포인트에 도달했다. 여기서 역사가 시작되었단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지금까지 발견된 역사. 12,000년 전에 세워진 사원. 그리고 그게 끝이, 아니 시작이 아니었다. 인근에는 이보다 수 천 년…peterchung (76)in #avle-pool • 11 days ago죽음과 탄생 즐기기Piktors Verwandlungen. Orig.-Manuskript mit Aquarellen. 1934. Dabei: Brief an Schadow. 죽음과 탄생을 똑 같이 불 수 있다면 두려움은…peterchung (76)in #avle-pool • 12 days ago인욕 바라밀과 쾌락의 줄다리기Hermann Hesse (German/Swiss, 1877–1962) 조바심에 휘둘려 늘상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던 시절, 음, 여전히 그러한 습성이 남아있다. 다만, 지금 내가 왜 이러지? 스스로 썩은…peterchung resteemedroundyround (61)memberwisdom runner 1기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 • 13 days ago[CITY 100] 겨울 아침양첸이 마당에서 낙엽을 쓸어 담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이불 속은 따뜻하고, 이불 밖은 차갑다. 찬 공기로 얼굴을 한 번 문지르고 한참 눈을 뜬 채 누워 있었다. 곧 낙엽 태우는 냄새가 났다. 레이저 광선 같은…peterchung (76)in #avle-pool • 15 days agosteemCreated with Sketch.그냥 373스님 친구가 승가대에서 보시로 들어오는 불교 관련 서적들이 있으면 필요한지 물어보고 보내준다. 원문과 번역의 페이지를 따로 분리해서 보기좋게 편집된 도서라서 욕심이 났다. 음반은 듣지 말아요. 내가 하려는…peterchung (76)in #avle-pool • 16 days ago그냥 372생활 건강에 관련된 대기업에서 오래도록 근무했던 친구가 은퇴하면 소소하게 음식점을 차리고 건강관련 컨설팅을 시작할거라고 한다.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MSG이야기가 나왔다. 그 친구 얘기는 MSG는…peterchung resteemedmmerlin (64)memberwisdom runner 1기in Wisdom Race 위즈덤 레이스 • 17 days agosteemCreated with Sketch.[writing buskers/city 100] 이 도시에서사도들은 이 도시에서 돌에 맞았다. 어머니는 이 도시에서 신을 만났다 시인은 이 도시에서 사랑을 만났다. 코니아(Konya), 성서 속 지명으로 이고니온이라 불리던 이 고대도시는 기원전 7천년부터…peterchung (76)in #avle-pool • 17 days ago그냥 371이제는 명확하게 눈에 띄는 것보다 조화로운 것이 더 아름답게 느껴진다. 담담한 사람은 지나치게 화려한 사람의 의심을 받고 엄격한 사람은 대개 느슨한 사람이 꺼리니 지성인은 이러한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