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유럽 일주기] 미친여행 CHAP1_40 체코 - 프라하에서의 평범한 나날 |

in #kr-travel6 years ago (edited)

40. 프라하에서의 평범한 나날

2011년 7월 6일 체코 프라하





아마도 나는 2011년에 프라하 까를교에서 전설의 시작을 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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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도 몇 번 온 2CELLOS의 데뷔 직후 버스킹을 본 것 같다!!
왜 크로아티아 친구들이 체코까지 왔는 진 모르겠지만...




드디어 그 유명한 프라하다.
유럽에 오면 무조건 한 번씩 들린다는 그 프라하다.

모든 유럽 여행자들의 로망.
야경이 예쁘다는 도시.
귀에 따갑도록 들은 까를교의 낭만.

분명 고민거리에 시달렸는데 역에 내리자언제 그랬냐는 듯
그런 생각들은 다 없어지고 환상에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미리 예약해 놓은 숙소로 가야 한다.
숙소 안내도에는 트램 타고 오는 법만 나와 있었다.
프라하 성 쪽이라고 해서 접근성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외곽 쪽인가 보다.




가이드북을 보니 프라하 성은 거의 지도의 구석에 있었고,
숙소가 있는 거리는 지도에 나와있지 않았다.

비상이다.
이래서는 찾아갈 방법이 없다.

역에 안내 센터가 있었다.
가면 지도가 있겠지? 희망을 걸어 볼까?

"지도 있나요?"

"예. 1유로요."

얼레? 지도를 판다고?
(대부분의 인포메이션 센터에서는 도시 지도를 무료로 나눠준다.)

얼씨구.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알아서 관광객들이 기어 오니깐 우리를 봉으로 보냐?
유럽와서 안내 센터에서 도시지도를 돈 받고 파는 데는 처음보네.
죽어도 그런 곳에 돈을 쓰긴 싫었다.
혹시나 그 골목이 나와 있을까 싶어서 지도를 훑어보았다.

그 숙소 정말 외곽인가 보다. 없다.
미련 가질 것 없다. 허튼 돈 쓰지 말고 나가자.


대책 없이 역 밖으로 나갔다.

“Do you need accommodation?”

호객꾼이 득시글하게 달라붙는다.
모조리 뚫고 길을 나섰다.

정말 오늘 내로 집에는 들어 갈 수 있을까?
사람 빼곡한 프라하에서 노숙해야 하나?
막막했다.

그 때였다. 그저 앞으로 무작정 5분을 달렸는데
또 다른 안내 센터가 있었다.

Free City Map

공짜 지도 준다고는 하는데 말이지.
아까 돈 주고 사는 지도도 외곽은 안 나왔는데 공짜 지도는 어련 하겠어?

그래도 밑져야 본전이지.
절박한 상황인데 지푸라기라도 잡아야지.

“지도 좀 가져갈 수 있을까요?”

“여기 있고, 저희 여행사에서는 이런, 이런 투어 제공하는데... 필요하시면 전화하세요.”

...공짜에는 다 이유가 있구나.

그런데 받아든 지도는 좀 묵직했다. 뭔가 기대가 된다.

숙소는 프라하성을 찾으면 그 주변이다.
프라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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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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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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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이제 주변에서 그 거리를 찾으면 된다.

있나..? 있나...? 있다! 살았다!!!
드디어 이 한 몸 뉘일 곳을 찾았구나!!

알고 보니 안내 센터를 가장한 여행사들이 수십 곳이 박혀있단다.
잘못 들어가면 공짜 지도 받으려다가 발목 잡혀서
비싼 투어를 산다고 하는데
내 몰골이 이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이 센터는 나를 잡지 않고 순순히 지도만 내 주었다.




그런데 가는 길이 가관이다.
성은 정말 높은 곳에 있었다.
그리고 숙소는 그 위에 있었다.

다리가 터질 지경이다.
올로모츠에서 맛이 간 다리가 아직 낫지도 않았는데...

30분을 올라가 간신히 숙소가 있는 거리가 나왔다.




번지수를 세면서 올라가고 있었는데,
밖에 한국 사람이 나와 있었다.

“자전거 여행 한 다는 사람이 올 때가 됐는데
밖을 보니깐 한국 사람이 열심히 자전거 타고 올라오고 있더라고요.”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느껴진다.
여긴 그냥 한국이다.

이 익숙한 느낌.
익숙한 소리.
영어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

대도시에서는 노숙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숙소를 찾고 있는데,
호스텔은 아침만 주고 12~13유로다.
그런데 바르샤바에서 만난 Y형이 이곳을 소개해 주었다.
여기는 아침, 저녁을 주고 15유로다.
이러니 여기로 올 수 밖에.
가격이 매우 쌈에도 불구 인심도 푸근하다. 정말 잘 왔구나!




숙소에 들어와서 숨 한 번 들이쉬니 창 밖에서 구름과자를 드시고 계신 Y형이 보인다.
반가운 마음에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형!"

"야! 결국 왔네?”

“그럼요~!”

“야! 그 사람들과 헤어지고 여기 오니깐 정말 살맛난다!”

리투아니아서부터 만나 바르샤바까지 같이 온 형이다.
동행을 구했는데 잘 맞지 않는 사람이라 고생을 많이 했었지.
자칭 활발한 형이 말 한 마디도 못하고 꽁 해 있었던 것을 보고 정말 안타까웠지.

그런데 여기에서 보니 180도 달라진 이미지였다.
수많은 사람들을 능수능란하게 쥐락펴락 하고 있었다.
정말 깜짝 놀랐다. 이 형이 그 때 그 형이 맞는지.

그 형을 따라서 사람들과 어울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려하던 상황이 벌어졌다.




내일 이 시간에 계속...



프라하 어딘가의 골목





프라하성의 야경





마을 팻말에 개때같은 사람들





시내에서 본 희한한 건축물





지하철 무임승차 적발. 프라하는 검표가 매우 빡센 편이다.





체코 코룬





아마도 축제?





정체는 결혼식이었다!




<이전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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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1_13 그녀를 만나기 12시간 전
CHAP1_12 욕창 터지고, 기차에 실려 가고
CHAP1_11 배낭을 털리다
CHAP1_10 사람의 따뜻함을 느끼다 + 노르웨이의 자연에 호되게 데이다
CHAP1_8 한국영화 많이 컸네? + 9 첫 주행, 첫 노숙, 첫 봉변
CHAP1_7 이런 곳에도 한국사람?
CHAP1_5 첫 주행 + 1_6 북한도 자전거로 달린다고?
CHAP1_3 + 1_4 Bryan Almighty + 자전거의 운명은?
CHAP1_1 + 1_2 인천 출발 + 히드로 도착

CHAP0 준비

CHAP0_번외 가져갔던 장비 일람
CHAP0_6 출국 그리고...
CHAP0_4 자전거 맞추기 + 5 쉥겐조약
CHAP0_3 항공권과 장비 마련하기
CHAP0_2 어디를 어떻게 가볼까?
CHAP0_1 다짐




혹여나 자전거 여행을 준비하시는 스티미언분들.. 도움이 되셨을련지요?

도움이 되었다면 UpVote + 리스팀 부탁드리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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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검표를 많이 안해서 무임승차해도 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들었는데 아찔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무임승차 걸리면 어떻게 되나욤

하루치 식비와 숙박비 정도의 벌금을 뜯기죠 ㅜㅜ

야경이 너무 아름답네요
실제로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ㅎ

비행기 타셔야죠 슬슬?? ㅎㅎ

구경할것도 특이한 것도 아주 많은 프라하군요.

관광객이 많은 곳 답게 별 특이한 것들을 다 하더라고요 ㅎㅎ

흥미진진하군요! 저 아름다운 도시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ㅎㅎ
다음포스팅이 기대가됩니다!

재밌는 일들이 많아요 ㅎㅎ
내일 포스팅을 기대해주세요 ㅎㅎ

건축물이 진짜 특이하게 생겼네요.
계속보고 있으면 멀미가 날 것 같아요...ㅎㅎ

저렇게 꿀렁거리는 놈은 어떻게 만들었는지 산기해요 ㅎㅎ

아직 제주도도 못 가 봤는데.....

유럽 여행글들 보면 정말 저런 세상이 있나?라고 싶을 정도로 호기심 폭발이네요...^^

그렇더라고요 ㅎㅎ
저런 세상은 언제 봐도 산기 뿜뿜해요!!

건물 신기해요~!실내는 어떤가요??

밖에서만 봐서 안은 잘.....ㅜㅜ

체코.. 정말 저한테 잊을 수 없는 곳이에요 ㅜ-ㅜ 제가 유일하게 선수생활에 세계선수권대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뛰어본 곳이 체코 프라하였어요 !!! 크리스마스 시즌이라서 너무아름다웠는데 지금 사진들은 또 다른 느낌을 주네요 ㅎㅎ

다른 분께 얼핏 들었어요!
선출이라는 ㅎㅎ
어떤 종목 하셨나요??? 궁금궁금!!
혹시 하키? 아이스하키?

다행히 지도와 길을 찾아 숙소로 가서 다행입니다. 그 상황이 간접적으로나마 느껴지네요.
근데 정말 특이한 건물도 있네요 ㅎㅎ

폰만 있었어도 구글맵 켰을텐데
폰없이 살려니깐 정말 힘들었어요 ㅠㅠ

ㅎㅎㅎ글을 재밌게 쓰시네요. 흥미 진진합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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