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吳澄)의 한 맛의 이치(理一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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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는 어느 누구에게 사사로운 정(無情)을 주지 않지만 하나의 참된 이치로 순수하고 지극한 정성으로 쉬지 않아서 옛 것이 되고 다시 새로워져서 하늘, 땅, 인간(天地人)이 되는데 그 이치는 평등하지만 언제나 비슷하지 않습니다. 인간의 몸이 저마다 서로 다른 기질로써 저마다 욕구를 따르지만 오직 성인만이 욕심이 없어 천지와 함께할 수 있고 하나의 이치를 따라서 자연스럽습니다. 하늘과 땅과 인간이 다르듯 성인보다 낮은 부류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스스로를 보존하지만 하늘의 도리를 성인처럼 즐기지 못하고 하늘의 위엄을 두려워합니다. 하늘을 두려워 함에 따라 언제나 거스르지 않고 지극함에 이른다면 마침내 성인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지요. 이 하나를 지키는 마음이 곧 정성스러움誠인데 하늘과 성인만이 능히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성인이 되기를 바라는 현자는 이 일, 즉 정성스러움誠을 주로 하여 공경함敬을 지켜 갑니다. 이 공경함의 자세로 항상 경계하고 두려워하여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곳에서도 실천하고 특히 홀로 있을 때 삼가고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도 경계하며 이치를 끝까지 탐구하여 선善을 밝혀가지요. 항상 깊은 물가에 이른 듯 살얼음을 밟는 듯 헛된 길로 떨어지지 않으니 잃을 것도 적게 됩니다. 만약 이런 경계의 태도를 저버리게 되면 동물적 본성에 떨어지기 쉽죠. 원래 사람과 만물은 동일한 이치로 태어났지만 어째서 사람이 만물보다 신령스러울까요? 만물이 형기를 부여 받을 때 치우친 기를 받아서 이치가 잘 소통 되지 않지만 사람은 치우치지 않고 바른 기를 부여 받아서 만물과 다르게 이치를 잘 소통하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같이 인간의 성품性이 가장 귀하지만 그 귀함 속에도 차별이 있습니다. 맑거나 혼탁한 기운氣과 아름답거나 추한 바탕質이 있으니 그 부여 받은 품성에 따라서 성인, 현자, 어리석은 사람의 차이가 발생하지요. 탁하고 추한 기질이 모이면 어리석고 모자란 사람이 되지만 맑고 아름다운 기질이 모이면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지요. 또 맑은 기운 가운데 가장 맑은 기운을 얻고 아름다운 바탕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바탕을 얻어 지나침도 없고 모자람도 없이 순수하고 신령스럽고 밝아서 하늘의 도리와 하나 되어 조금도 이지러지거나 떨어져 나감이 없는 성인은 지극한 정성으로 망령 됨이 없습니다. 성인의 성품은 항상 편안하고 지혜로운 사람은 항상 배워서 행하지만 비록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배움을 계속하면 반드시 밝아집니다. 어리석으면서도 배우지 않으면 마침내 스스로 자포자기에 빠져 바뀔 여지가 없다는 말을 듣게 됩니다.
 
天地無情 純乎一眞 至誠不息 終古常新 曰天地人 理則惟鈞 或不相似 以人有身 氣質不齊 私欲相因 惟聖無欲 與天地參 理渾然一 形肖而三 下聖一等 于時保之 未能樂天 畏天之威 畏天伊何 無終日違 及其至也 與聖同歸 一者謂誠 惟天惟聖 希聖之賢 主一持敬 敬而戒懼 弗聞弗見 敬而謹獨 莫見莫顯 敬而窮理 則明乎善 如臨如履 心常戰戰 一而無適 有失者鮮 如或不爾 禽獸不遠 人物之初 理同一原 人靈於物 曷爲其然 形氣之稟 物得其偏 是以於理 不通其全 人得其正 固非物比 全體通貫 性爲最貴 最貴之中 又有不同 氣有淸濁 質有美惡 曰聖賢愚 其品殊途 濁者惡者 愚不肖也 其淸其美 則爲賢知 得美之美 得淸之淸 無過不及 純粹靈明 天理渾然 無所虧喪 斯爲聖人 至誠無妄 聖性而安 賢學而行 愚而能學 雖愚必明 愚而不學 是自暴棄 下愚不移.

사람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는 이유는 하늘의 이치(天理)를 이해할 수 있는 지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동물 뿐만 아니라 어느 누구에게나 주어져 있지만 진실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없어 차별이 생긴다. 신유학에서는 그 천리를 부여 받은 몸과 마음에 모두 소통 시킬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정성스러움(誠)과 공경함(敬)이라고 말한다. 불교에서는 깨달은 사람이 될 수 있는 실천 덕목을 지혜(知)와 자비(慈)로 수렴 시키는 데 용어의 차이만 있을 뿐 잘 생각해보면 거기서 거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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