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에도 밝음(지혜)이 있어서 저는 그것을 보지요. 언제 어디서나 평온한 얼굴입니다. 고요함이 지극하나 날숨은 봄날 연못의 물고기처럼, 움직임이 지극하나 들숨은 온갖 벌레들이 숨은 것처럼, 하늘과 땅의 기운이 열리고 닫히는 묘한 이치는 끝이 없지요. 그것을 주관하는 자가 누구인가요? 애써 하려는 게 아닙니다. 구름 위에 자빠져서 하늘을 나는 것을 제가 감히 말할 수 없겠지만 한 곳을 오롯하게 지켜 머무르되 거짓말 많이 보태서 1,200년은 평온하겠습니다.
 
鼻端有白 我其觀之 隨時隨處 容與猗移 靜極而噓 如春沼魚 動極而噏 如百虫蟄 氤氳開闔 其妙無窮 孰其尸之 不宰之功 雲臥天行 非予敢議 守一處和 千二百歲.

요가 혹은 불교 수행에서 호흡이 깊어지면 숨이 멈춰선다고 말한다. 억지로 숨을 참는 것이 아니라 숨이 미세해지는 극한에 이르다보니 들술과 날숨의 경계가 없어진다는 뜻이다. 제 삼자가 이러한 단계의 수행자를 보면 숨을 쉬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이때부터 피부호흡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주자는 이러한 경지를 문학적으로 표현했다. 봄날 연못의 물고기를 살펴보면 움직이는 것이 보이지만 수면의 출렁거림이 없다. 인기척을 느끼면 벌레는 죽은 듯 고요하다. 들숨이든 날숨이든 티나지 않게 고요하고 평온해지는 것이 목적이다. 하늘과 땅의 움직임은 중단이 없으니 아무것도 안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속에서 생명이 계속 이어진다. 호흡이 그와 같아져야 한다는 뜻이다. 주자가 은근하게 수행한다고 우쭈쭈 과하게 허풍떠는 도꾼들에게 덜 과한 허풍으로 돌려까고 있다.

고경중마방(古鏡重磨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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