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차림은 단정하고 바라볼 때는 진솔하며 그윽한 마음으로 앉아서 저 너머 하느님을 보듯 대해야 합니다. 발걸음은 무겁게 손짓은 공손하게 땅은 가려 밟아 조그만 개미집이라도 피해야 합니다. 대문을 나서면 손님을 맞이하듯 공손하게 일을 할 때는 제사 지내듯 항상 조심조심 또 조심 잠시라도 안이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입은 병 뚜껑처럼 굳게 막고 뜻은 성을 지키듯 성실하고 진실하여 감히 경솔한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동쪽을 가려는데 서쪽으로 가지 않고 남쪽을 가려는데 북쪽으로 가지 않으며 하는 일에 마땅히 정성을 다하여 정신을 흩뜨리지 않습니다. 마음에 양다리를 걸치지 말며 산만하게 셋길로 나가지 말고 오로지 마음을 하나로 지켜 만 가지 변화를 관찰합니다. 이렇게 일처리하는 것을 공경스러움을 유지하는 것(持敬)이라고 합니다. 움직이고 고요함에 서로 어긋나지 않으니 안과 밖이 모두 바릅니다. 한 순간이라도 마음에 틈이 생기면 사사로운 욕심이 허벌나게 많아집니다. 불을 지피지 않아도 달아오르고 얼음이 얼지 않아도 추워집니다. 털끝만큼의 차이로 하늘과 땅이 뒤짚이고 삼강이 무너지고 구법도 폐하게 됩니다. 아이고! 학생들, 생각 생각마다 공경해야 합니다. 먹을 갈아 경계하는 말을 써서 여러분 마음에 알립니다.
 
正其衣冠 尊其瞻視 潛心以居 對越上帝 足容必重 手容必恭 擇地而蹈 折旋蟻封 出門如賓 承事如祭 戰戰兢兢 罔敢或易 守口如甁 防意如城 洞洞屬屬 罔敢或輕 不東以西 不南以北 當事而存 靡他其適 勿貳以二 勿參以三 惟心惟一 萬變是監 從事於斯 是曰持敬 動靜不違 表裏交正 須臾有間 私欲萬端 不火而熱 不冰而寒 毫釐有差 天壤易處 三綱旣淪 九法亦斁 嗚呼小子 念哉敬哉 墨卿司戒 敢告靈臺.

주자의 성리학 때문에 조선이 망했다는 말이 많다. 솔직히 이런 글 보면 숨이 콱콱 막힌다. 주자가 경계하라는 이 글처럼 조선의 지성인들이 처신했다면 나라가 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주자의 이념을 철저하게 신봉하고 게다가 궁궐까지 성리학적 세계관으로 건립하였다지만 맨날 당파싸움 하고 앉았었으니 이 글대로라면 주자를 두 번 울린 셈이다. 사실 이론과 실재는 언제나 차이난다. 부처, 예수, 공자의 말씀대로 살아가다보면 왕따되기 쉬운 세상이다. 차라리 이렇게 살기위해서 세상을 왕따시켜야 한다. 세상이 나를 왕따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을 왕따시키는 것이다. 그 사람이 공경스러움을 유지(持敬)하는 사람이다.

고경중마방(古鏡重磨方)

영조 임금이 사도세자에게 쓴 서문 | 문인 임희지의 서문 | 반명1(盤銘) | 석사단명(席四端銘) | 거울에 새김(鑑銘) | 반명2 (盤銘) | 영명(楹銘) | 지팡이에 새김(杖銘) | 동상에 새김(金人銘) | 최원의 좌우명(座右銘) | 위화란의 좌우명(座右銘) | 백거이의 좌우명(座右銘) | 이지의 좌우명(座右銘) | 초라한 집에 새김(陋室銘) | 물컵에다가 새겨둠(槃水銘) | 이불에다가 새겨둔 글(布衾銘) | 옛 지성인의 띠풀의 예찬(茅齋銘) | 범중엄의 좌우명(座右銘) | 한유(韓愈)의 다섯가지 경계글(五箴): 머리말 | 한유(韓愈)의 다섯가지 경계글(五箴): 1) 노는 것 | 한유(韓愈)의 다섯가지 경계글(五箴): 2) 말 | 한유(韓愈)의 다섯가지 경계글(五箴): 3) 행위 | 한유(韓愈)의 다섯가지 경계글(五箴): 4) 좋고 싫어함 | 한유(韓愈)의 다섯가지 경계글(五箴): 5) 명예 | 진덕수(眞德秀)의 닥나무 찬양(楮衾銘) | 정이천(程頤)이 조심한 4가지 하지말 것(四勿箴) : 1) 보는 것(視箴) | 정이천(程頤)이 조심한 4가지 하지말 것(四勿箴) : 2) 듣는 것(聽箴) | 정이천(程頤)이 조심한 4가지 하지말 것(四勿箴) : 3) 말(言箴) | 정이천(程頤)이 조심한 4가지 하지말 것(四勿箴) : 4) 움직임(動箴) | 장횡거(張載)의 서명(西銘) | 장횡거(張載)의 동명(東銘) | 여대림(呂大臨)의 극기명(克己銘) | 장사숙(張思叔)의 좌우명(座右銘) | 범준(范浚)의 마음에 침놓기(心箴)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 1) 나태해지는 마음에 대한 처방(求放心齋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2) 덕성을 보존하기(尊德性齋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3) 도에 대한 사랑(志道齋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4) 덕에 근거함(據德齋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5) 어짊에 의지함(依仁齋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6) 예술적으로 놀기란(游藝齋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7) 덕을 숭상하는 마음가짐(崇德齋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8) 성과를 넓히려면(廣業齋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9) 어짊에 머무르려면(居仁齋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10) 의로움에서부터(由義齋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11) 옛 지성을 배우며(學古齋銘) | 진덕수(眞德秀)의 마음챙김: 1) 몽(蒙)괘(蒙齋銘) | 진덕수(眞德秀)의 마음챙김: 2) 공경함과 의로움(敬義齋銘) | 장식(張栻)의 마음챙김: 1) 공경(敬齋銘) | 장식(張栻)의 마음챙김: 2) 한맛 지키기(主一齋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12) 글쓰기 사마타(書字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13) 거문고 사마타(紫陽琴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14) 행동거지(窓銘) | 주희(朱熹)의 마음 챙김: 15) 그 모습 그대로(寫照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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