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의 몸을 단정하게, 그대의 얼굴은 엄숙하게, 겉모습에서는 검소하게, 한결같이 하십시오. 시작에서부터 힘쓰고 끝까지 그러해야합니다. 이 마음가짐을 죽을 때까지 요구합니다.
 
端爾躬 肅爾容 檢於外 一其中 力於始 遂其終 操有要 保無窮.

사조명(寫照銘)이란 뜻이 무엇일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주희가 마흔 네 살이 되던 해에 남이 그려준 자신의 초상화를 보니 얼굴과 머리털이 벌써 초췌해졌다. “비록 몸은 늙었지만 오직 수행에 전념하여 한생을 마치기를 원할 뿐 다른 생각은 없다”고 하면서 이렇게 마음새김 글을 써두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마흔이 되면서부터 머리카락이 쇠해지고 노안이 오고 뱃살은 두둑해지니 옷을 잘 차려 입어도 젊은 시절처럼 폼이 나지 않는다. 세월에 장사 없듯 사마(死魔)라는 시간의 대세를 거스를수도 없으니 이것밖에 달리 애써서 무엇할까? 사조(寫照)를 풀이하자면 비추는 대로 그대로 베낀다는 뜻인데 단정하고 엄숙하며 검소하면 죽을때까지 크게 낭패볼 일은 없을 거다. 다만 엄숙은 진중한 것이지 권위를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엄숙한다고 해서 엄숙해지는 것이 아니라 진중한 사람에게서 엄숙함이 드러나는 것일 게다. 애쓴 엄숙은 꼰대소리 들을테니까,

고경중마방(古鏡重磨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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