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덕수(眞德秀)가 인도하는 마음 경전(心經贊)

in #blog2 years ago (edited)

순임금이 우임금에게 건네준 열여섯 글자는 오래된 마음공부의 근원입니다. 사람 마음(人心)이 어떠한가요? 이몸은 물질 에너지에서 생겨난 거죠. 그런데 좋아도 하고 즐거워도 하고 화도 내고 원망도 하지요. 그런데 욕심 때문에 쉽게 위태로워집니다. 아주 잠깐이라도 내비 두면 허물이 다닥다닥 따라붙어요. 하늘 마음(道心)은 어떠한 것일까요? ‘성명(性命)’에 뿌리를 두었는데 ‘의로움(義)’이라고도 부르고 ‘어짊(仁)’이라고도 부르고 ‘조화(中)’라고도 부르고 ‘올바름(正)’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이치(理)의 형태가 없으니까 보일 듯 말 듯 하다지요. 그런데 털끝 만큼 방심한다면 보존하기 어려운겁니다. 이 둘(人心과 道心) 사이 애초부터 구분이 없었습니다만 반드시 세심하고 정밀하게 살펴야합니다. 그래서 흰 것, 검은 것 구별하듯 지혜로워져야 어짊을 지킬수 있고 그렇게 지혜와 어짊이 처음부터 끝까지 오롯하게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한몸이 되었으므로 조화로운 거지요. 성인과 현자들이 교대로 일어나서 모든 일의 규범으로 삼고 지켜 후세 사람들이 계승하도록 밝혀주셨습니다. 그러니 항상 삼가고 두려워하며 스스로가 부지런하게 닦아서 삿된 생각을 막고 정성(誠)스럽게 보존해야지요. ‘분노’는 반드시 막히고 ‘탐욕’은 반드시 댓가를 치릅니다. 만약 하느님께서 항상 당신 곁에 계신다면 누가 감히 삿된 생각을 할 것이며 아무도 거들떠 보지 않는 곳이라고 해서 어떻게 부끄러운 행동을 할수 있을까요? 그릇된 것은 적군을 공격하듯 막아야 하고 ‘인의예지(仁義禮智)’의 마음이 이미 일어났다면 곳곳에 퍼뜨리고 충실하게 해야죠. 개인적인 의도로 반드시 이루겠다는 마음이 일어난다면 구름 걷히듯 혹은 자리를 치우듯 없애야 하고 어진 마음이 싹튼다면 온화한 봄바람에 만물이 자라나듯 길러나가야 합니다. 닭과 개를 잃어버리면 이것들을 당장에라도 애써 찾듯 어진 마음을 찾아야 하고 소와 양이 초목을 금새 뜯어먹어 벌거숭이산이 되듯 어진 마음이 다칠까 걱정해야 합니다. 손가락, 어깨, 등 중에서 어느 하나만 귀하고 천하겠습니까? 하찮은 밥 한그릇이든 엄청난 귀금속이든 거절할 것과 받을 것은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겨 다스림(克治)’과 ‘보존하여 성장해나가는 것(存養)’은 서로가 고무되어 공부가 지극해져야 합니다. 순 임금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생각하며 그와 똑같이 되도록 다짐해야죠. 이러한 하늘 마음(道心)은 모든 선의 핵심이라서 하늘이 나에게 주신 것 중에 가장 큰 것이니 마음 속에 거두면 우주(太極)가 내 몸안에 있고 모든 일에 펼쳐진다면 그 쓰임새가 끝이 없습니다. 보배롭고 힘이 있는 물건을 받들어 대하듯 해야합니다. 이렇게 항상 마음챙김이 불어나야 하는데 어째서 힘쓰지 않습니까? 옛 지성인은 공경함으로 서로에게 전해주었으니 비록 단조롭고 간략하지만 넓게 베풀어졌습니다. 이밖에 먼저해야할 일이 따로 있을까요? 제가 이 마을을 맡게 되었는데 탐욕스런 마음으로 장차 궁색해질까 두려워 여러 격언들을 모아서 마음 곳곳을 깨끗하게 씻고 다짐합니다. 밝은 창문 옆 비자나무 책상에 앉아 쾌청한 낮 향연기 피어오르는데 책을 펼쳐놓고 엄숙하게 마음을 가다듬어 저의 하느님(天君)을 섬기겠습니다.
 
舜禹授受 十有六言 萬世心學 此其淵源 人心伊何 生於形氣 有好有樂 有忿有懥 惟慾易流 是之謂危 須臾或放 衆慝從之 道心伊何 根於性命 曰義曰仁 曰中曰正 惟理無形 是之謂微 毫芒或失 其存幾希 二者之間 曾不容隙 察之必精 如辨白黑 知及仁守 相爲始終 惟精故一 惟一故中 聖賢迭興 體姚法姒 持綱挈維 昭示來世 戒懼謹獨 閑邪存誠 曰忿曰慾 必窒必懲 上宰寔臨 其敢或貳 屋漏雖隱 寧使有愧 四非當克 如敵斯攻 四端旣發 皆擴而充 意必之萌 雲卷席撤 子諒之生 春噓物茁 鷄犬之放 欲其知求 牛羊之牧 濯濯是憂 一指肩背 孰貴孰賤 簞食萬鍾 辭受必辨 克治存養 交致其功 舜何人哉 期與之同 惟此道心 萬善之主 天之與我 此其大者 斂之方寸 太極在躬 散之萬事 其用弗窮 若寶靈龜 若奉拱璧 念玆在玆 其可弗力 相古先民 以敬相傳 操約施博 孰此爲先 我來作州 茅塞是懼 爰輯格言 以滌肺腑 明窓棐几 淸畵爐薰 開卷肅然 事我天君.

신유학에서 금과옥조로 삼고 있는 순임금의 16자 가르침은 다음과 같다.

사람 마음은 욕심때문에 오직 위태로울 뿐입니다만 도의 마음은 아주 미미해서 알듯말듯하지요. 그러니 항상 사람 마음과 도의 마음을 살펴가면서 한몸처럼되게 해야 합니다. 그렇게 마음속에 품고 마음챙김해야 하지요.
 
人心惟危 道心惟微 惟精惟一 允執厥中

도의 마음을 하늘 마음이라고 부르고 선한 마음이라고 부르는데 나의 마음이 항상 이렇게 선한 마음속에 머물도록 하라는 뜻인데 겁나게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말씀으로 고상하게 쓰여진 느낌이다. 현대어로 쉽게 풀어쓰다가 계묘년 첫날 시간 다갔다.


고경중마방(古鏡重磨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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