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吳澄)의 한 맛의 이치(理一箴)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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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이 없이 굳센 건乾(하늘)의 성질인 아버지, 모든 것을 감싸주는 곤坤(땅)의 성질인 어머니, 사람들과 더불어 만물, 이 네 가지는 원래 하나의 이치에 바탕을 두었지만 예나 지금이나 이 넷 중에서 만물을 아무렇지 않게 마구 다룹니다. 천지와 더불어 사람은 조금도 차이가 없는데 어찌 세상 사람들 모두가 사사로운 욕심에 빠져 위나 아래나 조화로움에 참여하지 않고 자기 이익대로 함부로 물건 다루듯 할까요? 지혜로워야 위가 되고 어리석으면 아래에 자리한 겁니다. 배워가면서 지혜로워지고 어려움을 겪은 후 겨우 배워 지혜로워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네 부류의 사람들로 나눠지지요. 이치가 본래 하나라서 사람들 스스로가 네 부류 중 하나가 되는 거지요. 어리석은 사람이라면 당연히 지혜롭기에 모자라고 많은 어려움을 겪고 나서 현명한 사람이 될 수 도 있으니 성인도 배워서 될 수 있습니다. 어째서 사람으로 태어나서 성인이 되려고 노력하지 않고 스스로 천한 사람이 되는 걸까요? 근본의 이치는 한 맛으로 모두 다르게 보이지만 그 속에 자리하여 모든 곳에서 작용합니다. 나뉘어 진다면 인의예지仁義禮智 사단四端으로 드러나니 혹자는 도道라고 부르고 혹자는 정성스러움誠이라고 부르는데 다양하게 불릴 뿐 같은 이치의 다른 이름일 뿐입니다. 세상의 모든 존재와 현상이 여기서 드러났을 뿐 이치로서 하나의 뜻으로 모든 곳에 퍼져 있으니 자세하고 촘촘한 거지요. 이치가 무한하게 많으나 실은 하나이면서 마음이 그 이치를 주재하는 것이지요. 마음은 하나이지만 온갖 작용을 드러내고 온갖 이치가 모여드는 곳이 됩니다. 이 하나가 하늘에 있으면 이치理라 일컬어지고 사람에 있으면 마음心이라고 부르지요. 이치가 한결 같아지면 참됨實이라 부르고 마음이 한결 같다면 흠欽이라고 부릅니다.
 
乾父坤母 民胞物與 四而實一 窮亘今古 四者之內 物爲最賤 天地與人 則無少間 胡世之人 多間以私 上不化贊 下甘物爲 上智下愚 學知困知 就人而論 亦分四歧 理焉本一 人自爲四 下愚之人 盖不足齒 困知可賢 聖可學能 奈何爲人 不求踐形 理在兩間 一本殊分 散爲百行 別爲四端 或謂之道 或謂之誠 千言萬語 一之異名 萬事萬物 胥此焉出 理一之義 周遍詳密 理萬而一 心爲主宰 心一而萬 理之宗會 在天曰理 在人曰心 理一曰實 心一曰欽.

한 개인이 세상과 소통하는 시작은 결국 마음에서 비롯된다. 도를 추구하는 방향에 따라서 외도(外道, 모든 근원을 나의 마음 밖에서 찾음, 신을 믿는 종교)건 내도(內道, 모든 근원을 나의 마음에서 찾음, 불교) 그 원리를 인식하는 것은 마음이다. 마음이 한결 같아지면 세상도 한결같아지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 닦기부터 성실해질 필요가 있는 거다.

이 하나가 하늘에 있으면 이치理라 일컬어지고 사람에 있으면 마음心이라고 부르지요. 이치가 한결 같아지면 참됨實이라 부르고 마음이 한결 같다면 흠欽이라고 부릅니다.
 
在天曰理 在人曰心 理一曰實 心一曰欽.

이런 멋있는 이상을 추구하며 설계된 성리학의 나라 조선의 말로는 이와는 반대였다.


고경중마방(古鏡重磨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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