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I V | 베트남 들여다보기 | 베트남의 레드 프라이데이 (Red Friday) 와 부동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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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Friday | Real Estate Week

개인적으로 2020년 까지는 베트남의 부동산 시장이 다소 소강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아 왔다. 2015년 부터 최근까지도 조언을 구하는 분들이 계시면 개인적인 의견임을 강조하며 꾸준히 말씀드렸던 것이 실거주 목적이면 당장, 시세 차익 등의 수익을 원하시는 것이면 2020년 즈음에 다시 알아보시라 말씀드리고는 했었다.

내가 2020년 까지는 베트남의 부동산이, 정확히는 아파트 가격이 주춤할 것이라 내다본 근거는 사실 단순했다. 내 집 하나 장만하려 호치민 시 온 동네를 쑤시고 다녀보니 2020년 까지 공급되는 물량이 어마 무시하게 많았다. 게다가 발품 팔아 모아서 정리한 분양가 엑셀을 가만히 쳐다보고 있으면, 이건 외국인 아니고는 소화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오고는 했다.

오비이락일 수도 있지만, 올해 초부터 부동산 시장에 버블이 있지는 않나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mid-end / affordable unit 이 필요하다는 리서치 결과도 나오기 시작했으며, 대출 규제 강화 움직임이 있다. 고급 residence 프로젝트의 신규 승인도 중단되었는데, 급기야 Red Friday 라는 정체불명의 행사도 열려 오늘부로 종료된다.

이 해괴한 행사는 12월 7일 ~ 12월 14일 한 주 동안 진행됐던 부동산 할인 행사로서, 대략적인 내용들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분양가의 최대 30%까지 할인
고르고, 컨설팅 받아서, 입금하고, 계약하면,
싱가폴, 몰디브 등지로의 여행상품권 증정
우리 돈 200만 원 상당 가구 상품권 증정
35년 상환의 대출도 제공 (무려 18개월 이내 조기 상환도 가능한)

심상치 않다.
할 말을 잃었다.
유동성 때문에 곤경에 처한 건설사가 꽤나 많은 모양이다.

물론 하노이의 부동산만 리스트에 올라와 호치민과는 별개로 볼 수도 있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호치민도 점점 부동산 시장 활기가 떨어져 가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정점이 머지않았구나 싶은 게, 일부 신규 프로젝트의 경우 분양가가 너무 비싸고, 부동산 업자들로부터 전매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시외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도로상에서 정장을 차려입은 부동산 회사 직원들이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대상으로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다.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 바람에 사진을 찍지 못했는데, 그 광경은 대단히 상징적이었다. 도로에라도 나가서 구매자를 구해와야 하는 상황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아래는 2019년과 2020년 베트남의 GDP 성장률 예상치 그래프다.

GDP 7% 를 목전에 둔 상태에서 다시금 6.5% 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미중 무역 전쟁 등등 잘 나가던 베트남이 일단 숨 고르기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많다. 그럼에도 부동산이 활황이라면 GDP 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거나 되려 끌어올려 7%를 돌파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부동산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GDP 를 끌어올리는 가장 쉬운 방법이니까. 헌데, 당장은 전망치를 낮게 잡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당분간은 인위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할 의도 자체가 없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부동산도 GDP 성장에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하겠다.

이런 환경은 급히 자본을 조달해 단기로 치고 빠지려던 투자자 또는 투기꾼(?)들에게 있어 달갑지 않은 소식일 텐데, 수익을 실현하고 빠져야 되는 타이밍이 왔건만 시장의 열기가 사그라들고, 신규 분양 물건이 도처에 널려있으니 빠질 타이밍 잡기 쉽지 않겠구나 싶다.

이들과는 다르게 이자 비용의 부담이 없거나 적은 수준에서 본인의 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조만간 또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 같다. 현재 호치민은 주택 수요가 많다. 다만, 시장의 구매력을 상회하는 가격의 주택 공급 물량이 많은 것이 문제인데, 2020년 이후에는 어떤 식으로든 그 갭이 매워져 시장의 재고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입지와 가치를 인정받으면, 누군가는 사기 마련이오, 입지와 가치가 부족하다면 가격이 떨어질 테니까. 시중에 물량이 쌓이면 Red Friday 같은 행사가 호치민에서도 열리지 말란 법 없지 않을까.

여유자금이 있다면 2020년 즈음에 적절하게 시세가 조정된 부동산을 추가 매입해도 괜찮을 것 같고, 여유자금이 없는 경우에는 2020년 이후 신규로 분양하는 부동산을 다시 알아봐도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부터 2020년 까지 남아있는 2년 + 아파트 건설 기간 3년의 5년이면 60개월이다.

현재 save 하고 있는 월세 비용 대략 $800 - $1,200 _{4인 이상의 가정은 $2,000 수준} 을 고스란히 모아두면 $48,000 - $ 72,000 이 생기고, 다달이 월급 중 $1,500 - $2,000 만 모아도, 10만 USD 는 모은다. 여기는 베트남이니까 마음먹기에 따라 15만 불 이상 모으는 것도 무리는 아닐 테고. 합쳐서 15만 ~ 20만 USD 를 가지고 있으면, 작은 크기의 수익형 부동산을 마련하는 것도 어렵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베트남 부동산의 비중을 자산 포트폴리오에서 늘려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1인당 GDP $8,000 시점에서 폭증하는 중산층의 내 집 마련 수요 때문에 투자 목적의 부동산도 염두에 두고 있기는 하다.

우리나라는 90년대 초반 1인당 GDP $8,000 을 넘어섰고, 잘 아시다시피 이때 내 집 마련의 수요가 정점을 찍었었다. 중국의 경우도 1인당 GDP $8,000 이 넘어가면서부터 해외여행이 폭증하고, 부동산 버블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베트남이 목표로 잡고 있는 로드맵 대로 성장해 나간다면, 2032 - 2033 년 사이에 1인당 GDP $8,000 에 근접할 것 같은데, 2020년 이후 신규로 분양하는 아파트가 있다면, 입주하고 대략 8년에서 10년 후 수요의 정점에 이를 것 같다는 판단이 선다.

변수라는 것이 워낙에 많아 내가 바라는 대로 흘러갈 것이라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내가 생각한 대로 현재까지는 흘러오고 있는 것을 보자니 내 결정에 대해 의심이 생기지는 않는다.

점점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내년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는 시간이 많아지는 요즘이다. 2019년 한 해는 열심히 USD 를 모아놓자는 생각이 든다. 복잡하지 않고 단순해서 나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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