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I V | 베트남 들여다보기 | 버블티 전쟁

in #dclick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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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bble Tea War



Nielsen 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베트남의 Z 세대가 가정의 쇼핑과 관련된 거의 모든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996년에서 2005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 Z 세대는 특히나 음료, 스낵의 결정권과 더불어 레저와 외식에 있어서도 가정 내 결정권의 비중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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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소비에 있어 가정 내 발언권이 큰 Z 세대는 바로 이전 세대인 밀레니얼 세대 (1988년 - 1995년 사이 출생) 와 더불어 여가 활동의 중심축을 형성하고 있는데, 이들이 여가 시간을 보내는 행태에서 아주 뚜렷한 트렌드가 보인다. TV 와 버블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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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흥미로운 점은 지인을 만나서 시간을 보내는 장소로 카페 등의 보다 넓은 의미의 단어를 사용하기보다는 버블티 샵을 콕 찝어 응답한 소비자가 많다는 점이다. 40%의 인구가 25세 이하인 베트남의 인구 구조를 떠올려보면 베트남인 대부분이 압도적으로 버블티를 선호하고 있는 셈이다. 그만큼 최근 베트남에서는 버블티가 트렌드의 정점을 달리고 있다.

버블티 전쟁의 서막은 2012년 즈음에 올랐는데, 외국계 커피전문점들의 기세 좋은 출점 공세를 밀크티 하나로 잠재워 버린 PHUC LONG 에서 그 시작을 찾아야 할 것 같다. PHUC LONG 은 1968년 Bảo Lộc (Lâm Đồng) 지방의 고원 차 재배지에서 생겨난 회사다. 직접 생산한 차와 커피를 가지고 1980년 대에 호치민 내 점포를 운영하기 시작했고, 2000년에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기업의 형태를 취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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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부터는 호치민 인근 빈증 시에 있는 차와 커피의 가공 공장에 투자/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내수 시장 공략에 나섰다. 2012년부터는 베트남 Food & Beverage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기 시작했는데, 입소문을 탄 밀크티가 주력 제품으로 작용했다. 점차 점포 확장에 나서며 호치민, 빈증을 넘어 다낭 (Da Nang), 냐짱 (Nha Trang)으로 비즈니스 영역이 북상중이다.

스타벅스, 커피빈 등의 외국계 커피전문점 뿐만이 아니라 TrungNguyen Legend, Highlands 등 베트남 국내 거대 커피전문점과의 경쟁에서도 한 발 앞서가, 소비자의 트렌드를 커피가 아니라 밀크티로 돌려놓는 게임 체인저의 역할을 이 PHUC LONG 이 담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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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밀크티가 시장을 장악하자 그 뒤로 따라들어온 것이 대만계 버블티 전문점들이었다. 홍콩에서 인기가 많은 Ding Tea 가 2013년에 처음 베트남에 들어와 2017년 기준으로 점포 수 100개를 돌파하며 계속 확장을 하고 있고, 전 세계 스토어 1,000 개가 넘어가는 Chatime 도 베트남 시장에서 경쟁 중에 있으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공차도 브랜드 파워를 내세워 시장에 진입 중이다. 이 외 로컬 브랜드 Bobapop 은 2015년 대비 2016년 매출이 2.5배로 뛰어 빠르게 크고 있고, 역시 로컬 브랜드인 Toco Toco 는 Bobapop 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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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눈에 띄는 업체는 Koi The 로서, 개인적으로 가장 자주 찾는 밀크티 전문점이다. 매장 인테리어나 분위기가 젊은 세대가 선호할만하며 가장 세련됐다고 느껴지는데, 주관이지만 수많은 브랜드 중 군계일학이다 싶을 정도로 느낌 있고, 버블티도 맛있다. 타피오카 펄 안에 꿀을 넣은 golden bubble 의 마케팅도 제법 적중한 것 같아, 요즘 Koi The 매장은 어딜 가나 인산인해다.

사흘에 한 개씩 밀크티 점포가 생긴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최근 3-4년간 베트남의 밀크티 시장은 확장일로다. 호치민 1군의 번화가로 유명한 BITEXCO 타워 주변의 Ngo Duc Ke street 에는 '버블티 루트' 라는 이름까지 붙은 마당이다. 실제로 여길 지나다 보면 블록의 1층 점포는 거의 대부분이 버블티 점포나 마찬가지다.

트렌드를 타고 버블티가 날아오르니 부동산도 덩달아 날아올라 Ngo Duc Ke Street 의 점포 임대료는 작년 m2 당 $26,000 에서 올해 $34,000 까지 급상승했다고 한다. 한 달에 평당 천만 원이 넘는다. 매매가가 아니라 임대료가 평당 천만 원이 넘는다. 놀랄 노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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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버블티가 특정 세대의 단순한 유행을 넘어 전반적인 사회 현상이 되어가는 것을 지켜보면 90년대 말 스타벅스를 필두로 하여 커피 시장이 열려가던 우리네 모습이 오버랩 되기도 한다.

승객 수송을 주로 담당하는 쎄옴 오토바이 기사들의 하루 수입은 20만 동에서 30만 동 사이다. 그런데 최근 건당 2만 동의 버블티 배달 수요가 늘어난다고 한다. 각종 직장 등으로의 버블티 배달 건수가 하루 3-4 건으로 늘어 짭짤하게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는 기사가 등장하기도 하며, 잔 당 우리 돈 2,500원 ~ 3,500원의 버블티를 일주일에 1회 이상 소비하는 사람들은 과한 소비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늘고 있다고 한다. 된장녀라는 단어가 등장했던 십수 년 전 우리나라 모습이 떠올라 웃음이 터져 나온다.

사회 전반에 걸쳐 버블티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나가는 것을 보고 있자면 분명 수년 전 베트남의 F&B 시장은 무주공산의 노다지였음이 틀림없는데, 어째서 글로벌 프랜차이즈들이 전부 패퇴하고 말았을까. 개인적으로는 공간의 인식에서 승부가 갈리지 않았나 싶다.

나도 아직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베트남 사람들 특유의 개념이 있는데, 친구의 개념이다. 평소 왕래가 잦은 A 와 B 가 카페에서 만난다. 그리고 각자 친구 a 와 b 를 불러낸다. a 는 B 를 모르고, b 는 A 를 모르며, 당연히 a 와 b 도 서로 모른다. 그런데 넷이 자리를 함께 하는 순간 이들 넷은 친구가 된다. 곧 a 가 C 를 부르고 b 가 D 를 부르면 여섯이 친구가 되고, C 가 c 를 부르고 D 가 d 를 불러서 무리는 여덟이 되며 곧 열댓에서 경우에 따라 스물을 넘기도 한다. 그날 이후 이들은 전부 친구가 된다. 참 친구 먹기 쉽다.

이들이 모이려면 테이블 등의 자리는 유연하게 붙였다 떼였다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스타벅스를 필두로 한 외국계 커피전문점은 그들이 성공해왔던 공간의 방정식을 그대로 들여왔다. 집과 직장 사이의 '또 하나의 공간' 으로서 이 공간은 적당한 프라이버시가 투영됨을 전제로 하기에, 상황에 맞춘 가변과는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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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의 수를 과시하려는 경향의 베트남 사람들에게 이 '또 하나의 공간' 은 어딘가 불편하다. 불편하니 발걸음이 뜸할 수밖에. 공전의 히트를 기록 중인 콩카페나 장사가 잘 되는 버블티 매장을 찾으면 하나같이 유연하게 조절 가능한 테이블과 좌석이 널려있다.

애시당초 아라비카니 로부스타니 어느 산지의 원두를 어떻게 로스팅 하느냐에 따라 산미와 향이 어우러지는 그 딴 소리에 이들은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여가와 업무가 적당히 혼재하는 공적이면서도 개인적인 독특한 공간 같은 것을 필요로 하지도 않았다. 그저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고, 맛있는 음료가 받쳐주면 충분할 따름이다.

베트남 F&B 시장은 여기저기 커피콩과 타피오카 펄이 포탄처럼 날아다니며 전쟁 중인데, 타피오카의 화력이 월등히 앞서는 중이며 구경꾼들에게 코코넛 갈아 넣은 커피 팔아 재미 보는 업체가 있다..는 것으로 요약이 가능하다. 대략적으로 유의미한 참전 업체들은 윤곽이 나오는 중이며 이 중에 누가 필드를 평정할지의 단계로 나아가는 중이다. 최근 버블티 장사가 잘 된다는 말을 듣고 베트남에서 버블티 장사나 해볼까 하는 분들이 있다. 건너 건너 조언 요청이 들어오기도 하는데 가까운 사이가 아님에도 가슴이 철렁한다.

이미 전투가 아니라 전쟁 중입니다.
그리고 시작하려면 5년 전에는 시작했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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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마첼린님 글 읽으면서 태국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ㅋㅋ
비슷하면서도 다른,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아시아인들..ㅋ
코이더라고 읽는게 맞나요/?ㅎ 방콕에서 와이프가 먹었는데 태국인들 사이에서도 인기가 많다더군요 ㅎㅎ
태국도 버블티 시장이 커피시장만큼 큰것 같습니다. ㅎ

맞아요. 저도 태국 놀러갔을 때 Koi The 보고 오 이거 태국에도 들어와있구나 했네요.ㅎㅎ 저도 정확한 발음을 몰라서 코이테? 라고 부르고 있습니다.ㅋㅋ 태국도 버블티 많이 마시는군요. 물론 맛있기는 한데 어쩜 이리 좋아할까 싶을 정도로 좋아들 하니 참 신기합니다. xD

저도 자주 사먹는데, 타피오카가 은근히 포만감이 있어 급할땐 한끼로도 충분하더라구요. (영양가는 모르겠지만..)늘 경제적으로 분석해 풀어주시는 글 감사합니다 ^^

맞아요. 먹고 나면 엄청 배부른... 설마 마시고 나면 배불러서... 선호하는 건 아니겠죠? xD

베트남의 버블티 하니깐 한국의 인형뽑기, 핫도그, 카스테라, 생과일 주스 등이 생각이 나네요...

한국의 커피가 자리잡았다시피 베트남도 버블티가 자리잡게 된다면 분명 저가형 버블티, 프리미엄 버블티 등 파생형태의 매장이 등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지금으로부터 5년에서 10년 뒤의 이야기겠지만 말이죠.

한 때 유행으로 지나갈지 이 사람들이 앞으로도 우리가 커피 마시는 것처럼 마셔댈지 궁금하네요.ㅎㅎㅎ 버블티 가게 너무 많이 생긴다는 소리가 재작년에도 작년에도 나왔는데, 어찌될런지 모르겠습니다. :)

안그래도 호이안 올드타운에 공차가 있어서 이 생뚱맞음은 뭘까 했는데, 베트남에서 버블티가 유행이었던 거네요~ 다낭에서 현지 버블티 전문점을 이용해봤음 좋았을 텐데 아쉽게도 보지를 못한 것 같아요😐

네. 요즘 엄청들 좋아라 하네요. 그래서 사람 좀 몰린다 싶은 곳에는 앞다퉈 매장을 오픈하는 거 같아요. 로컬 버블티 전문점은 저도 몇 군데 안가봤네요. 전 Koi The 가 젤 낫더라고요. :))

참 친구 먹기 쉽다 >>ㅋㅋ
근데 언제 Z세대까지 나왔나요 ㅠㅠ
으아앙~~

슬슬 요즘애들로 싸잡아 불러야 되는 나이가 됐나 싶어 슬프네요 ~.~

전투가아닌 이미 전쟁이라니 ㅎㅎㅎ
버블티가 원래 베트남꺼로 알고있는데 맞나요?
근데 이정도로 일상에 자리잡혀있는 음료일줄은 또 몰랐네요 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아 ! 저 어제 ehrling 노래 빠져가지고
오늘아침 요리하면서두 틀어놓고 했어요 히히히히 :)

버블티는 대만에서 시작된 거 같아요. 근데 베트남 로컬 업체들도 많이 생겼네요.
Ehrling 취향 저격 성공해서 기분 좋아요. xD 앞으로..도 취향에 맞으실지는 잘 모르겠으나.ㅋㅋ 그래도 나름 제가 정말 좋다고 생각하는 곡들 골라서 올리는 것이니... 들어봐주시길 바랍니다. :D

7년 전엔가 베트남을 간 적이 있었는데
베트남 투자를 하려면 지금해야 한다며
강조하던 분이 생각나네요 ㅎㅎ

크.. 다들 알면서도 감히 투자는 못했던 거 같은데, 그 때 과감히 들어가신 분들은 재미 많이 보고 계실 거 같습니다. xD

엇.. 난 n였는데.. 벌써 x 세대 인가요. 시간이 무섭게 가네요.ㅠㅠ

은근 슬쩍 앞으로 당기지 마셔요. X 를 넘어 밀레니얼을 넘어 Z 세대라니까요.ㅎㅎㅎㅎㅎ 시간 너무 빨리 갑니다.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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