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소년 추방史] #28 감시

in #stimcity3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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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감시





한국을 떠나와서 좋은 것 중 하나는 시도 때도 없이 걸려오는 스팸 전화와 광고성 문자로부터 자유롭다는 것. 유럽 유심으로 바꿨으니 당연한 노릇이다.



그런데 이 당연한 것이 자유로 느껴진다는 게 서글프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개인 정보의 노출 속에서 마케팅의 표적으로 포획되어 살아가는가. 코로나 국면의 방역 2.5단계에는 스스로 내 개인 정보를 여기저기 흘리고 다녀야 했다. 확진자가 아님에도 전 국민이 마치 가석방된 수감자처럼 스스로의 동선을 신고하며 다닌 것이다.



여기서도 여전히 카톡 광고 메시지는 날아온다. 한국과 연결된 단 하나의 채널로 꾸역꾸역 밀고 들어온다.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보지 못한 것은 공공장소와 교통수단에 광고가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하철과 버스만 타도 수없이 보는 것들을, 이들은 철저하게 차단해 놓았다. 공공성과 상업성의 분리.



cctv도 거의 보지 못했다. 우리는 음식점만 들어가도 계산대 모니터에 떡 하니 손님들을 찍고 있는 화면을 보는데 여기선 그 어느 곳에도 없다. 은행 ATM기에서 현금을 인출할 때 유일하게 봤는데 모니터를 노출해 cctv의 존재를 알리고 있었다.



자유의 개념이 무엇인지 다시 고찰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 나는 “자유 대한민국”에 있을 때 하나도 자유롭지 못했다. 자본이, 자본과 결탁한 정치 권력이, 안전을 빙자한 수많은 cctv가 늘 나를 감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_ written by 영화평론가 최광희 / @twentycentury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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