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특집] 일본의 첨단 애견 로봇, 아이보(AIBO)를 파헤친다

in #kr6 years ago (edited)

일본의 첨단 애견 로봇, 아이보(AIBO)를 파헤친다

 
스팀잇 100일 차 @sleeprince

들어가며


   1999년, 전자 업계의 선도기업 중 하나인 일본의 소니는 강아지 로봇 ‘아이보’를 선보였다. 물론 성숙하지 않은 초기 시장에서 상업적으로는 실패하였지만, 사회적으로는 하나의 큰 이슈로 떠올랐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으로서 수익성이 있는 사업인지에서부터, 애완 동물도 생명체가 아닌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날이 올는지에 관한 철학적 논쟁까지 많은 화두가 던져졌다.

   그리고 2000년, 일본의 자동차 기업 혼다에서 내놓은 인간형 로봇 ‘아시모’는 사람들에게 꽤나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아시모는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두 발로 걷고 뛸 수 있었으며, 물을 따르는 동작과 같이 섬세한 제어가 가능했다. 이제 막 밀레니엄 시대의 문을 연 입구에서 등장한 아시모는, 마치 우리가 곧 터미네이터와 같은 이족 로봇과 함께 어울려 살 수 있을 것 같은 상상과 기대를 부풀렸다.

   일본은 기술 면에서도, 화제성에서도 로봇 산업의 선두에서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후로 일본은 장기적인 경제 불황과 함께 로봇 산업의 전면에서 한발 물러난 것처럼 보인다. 천문학적인 투자 금액이 들어가는 로봇 산업에서, 소니는 2006년 아이보의 생산을 중단하였고, 혼다의 아시모도 오랫동안 이렇다 할 주목을 끌지 못하였다. 일본의 빈자리를 대신하여, 그동안 미국의 보스턴 다이나믹스(BostonDynamics)가 만든 빅독, 치타 등이 주목을 받았고, 특히 최근에 공개된 사족 로봇 스팟미니(SpotMini)와 이족 로봇 아틀라스(Atlas)의 영상은 큰 화젯거리가 되었다.

   그러던 중, 작년 11월 소니는 애완 강아지 로봇 ‘아이보’의 신형 모델을 깜짝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 신형 아이보는 이전 모델과 차별화된 기능을 선보이며 다시금 사람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나는 이 시점에서 아이보의 달라진 기능을 살펴보며, 일본 로봇 산업의 동향을 알아보고자 한다. 아이보에 관한 자료는 「닛케이 로보틱스」 3월호와 4월호에 게재된 기사를 인용하였으며, 구글 번역기를 이용하여 기사를 일한(日韓)번역하였다.

아이보(AIBO)에 적용된 소프트웨어와 IT 기술


   아이보는 소니가 2018년 1월 11일 발매한 가정용 강아지 로봇이다. 2006년 단종된 이후, 12년 만에 신형 모델로 다시 부활하였다. 2017년 11월 정식 발표 이후 몇 차례 시행한 구매 예약 접수에서 불과 30분 만에 수량을 모두 소진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

   신형 아이보는 가정용 로봇으로서, 로봇 청소기처럼 사용자의 생활에 직접 도움이 되는 기능이 아닌, 일종의 여흥을 위한 기능을 추구하며, 이 점에서 이전의 아이보 모델과 동일하다. 하지만, 1999년 첫 모델 ERS-110이 발매된지 약 20년의 시간이 흘렀으며, 그동안 많은 기술의 발전이 있었다. 특히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의 보급, 딥 러닝 기술과 클라우드 서비스의 대두, SLAM 기술의 확립 등 소프트웨어의 혁신은 지난 20년과 현재를 가르는 기술적 이정표가 되었다. 물론 CPU연상 능력 향상, 거리 이미지 센서의 보급 등 로봇 공학을 진일보시킨 하드웨어의 발전이 있었지만, 무엇보다 로봇 기술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역시 소프트웨어 · IT 기술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보의 소프트웨어

   소니는 2000년대 초반부터 재빠르게 TV와 같은 디지털 가전에서 임베디드 리눅스를 적용한 기업으로, 임베디드 디바이스에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최근의 추세를 신형 아이보에 충실히 반영하였다. 아이보는 현재 OS인 리눅스 뿐 아니라 500개 이상의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OSS)를 내장하고 있다.

   본래 “소스 코드가 공개된 소프트웨어”인 OSS이지만, 여기서 공개(open)란 오직 ‘읽기(use)’ 행위에만 해당하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로봇 등의 기기에 내장하여 생산·출하하는(저작물을 배포·복제하는) 소니의 아이보는, 저작자를 명시하고 소스 코드 자체도 제품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아이보가 어떠한 OSS를 사용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ROS(Robot Operating System)의 적용

   아이보는, 소니가 2017년 11월 제품 발표회에서 공표하였듯, 로봇용 프레임워크(frame work)로 「ROS(Kinetic 버전)」를 사용하고 있다. 시기는 아직 정하여지지 않았지만, 소니는 앞으로 아이보의 SDK(소프트웨어 개발 키트)를 공개할 예정이다.

   소니의 임원인 가와니시(川西)는 “로봇용 소프트웨어로 최적화하고자 하는 경우 자사에서 자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민이 매우 많았습니다만, 외부 개발자가 아이보의 소프트웨어를 쉽게 개발 할 수 있도록 로봇 분야에서 대중적인 ROS를 택하였습니다”라고 말했다. 명백히 아이보는 페퍼(Pepper)와 같이 응용 프로그램들의 생태계를 형성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다.

   더욱이 ROS는 모듈 간의 종속성을 해결해 주는 「rosdep」이나 빌드 도구인 「catkin」 등 다양한 개발 도구를 제공하므로, 특정 로봇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 생태계를 조성하기에 적합하다. 아이보 개발이 시작된 2016년 여름부터 불과 1년 반 만에 제품을 완성시킬 수 있었던 데에는 ROS의 도움이 컸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ROS는 연구 개발을 위한 프로토 타입으로서 널리 확산되고 있지만, 초기에는 학술적인 용도가 더 많았고, 일반적인 상용 스프트웨어와 비교하면 코드의 품질이 높지 않다. 그래서 이러한 ROS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소니는 ROS의 기존의 코드에 일부 수정을 가하고 있다. 예를 들어, 「rostopicprocy」라는 ROS 패키지는, 처음 미국의 스탠포드 대학에서 2012년에 개발되었지만, 2016~2017년 아이보의 개발 기간동안 소니의 기술자들이 손을 보았다.

ROS의 동작

   다음은 ROS가 아이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다. 먼저, 우분투 리눅스(Ubuntu Linux)를 실행하는 메인 CPU/SoC는 흔히 스마트 폰에서 사용되는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사용된다. 구체적으로는 퀄컴(Qualcomm)사(社)의 쿼드 코어 ARM 계열의 SoC 「Snapdragon 820」(2.2GHz)가 쓰인다. 거리 이미지 센서와 RGB 카메라 등 아이보가 가진 대부분의 센서는 이 SoC에 연결되어 있다. ROS가 작동하는 것도 기본적으로 이 SoC 위에서이다.

   아이보에는 이 메인 SoC 이외에도 ‘모션 처리기’라는 CPU도 탑재되어 있다. 르네사스(Renesas)사(社)의 32비트 마이크로컨트롤러 「RX631」가 ‘모션 처리기’로서 관절의 동작을 담당하며, 이 RX631위에서도 ROS의 일부가 작동한다. 예를 들어, 아이보의 머리와 몸통에는 2개의 관성센서(IMU)가 있는데, 머리의 IMU는 리눅스를 실행하는 메인 SoC에 직접 연결되어 있지만, 몸통의 IMU는 모션 처리기에 연결되어 있다. 즉, 자이로와 가속 센서 등 몸통의 IMU가 측정한 정보가 ROS 구조에서 RX631을 통해 메인 SoC로 보내지고 있는 것이다.

runC의 탑재

   아이보가 채택한 OSS 중 ROS 이외에 주목할 만한 소프트웨어로는, 컨터이너의 실행 기반인 「runC」가 있다. 컨테이너 및 클라우드 등은 IT 분야에서 최근 매우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다. 그 중 runC는 현재 컨테이너 기술의 선두주자인 도커(Docker)사가 개발한 것이다.

   오늘날 IT 분야에서는, 시스템의 운용을 특정 하드웨어 환경에서 분리하거나, 하나의 물리적 서버에서 여러 시스템을 구분하는 데에, 가상 머신(VM)이 널리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VM에서는 게스트 OS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며 오버헤드(overhead)가 크다는 부작용 탓에, 근래에는 더 가벼운 컨테이너 기술 「도커(Docker)」가 도입되고 있다.

   왜 아이보 같은 강아지 로봇에 runC가 탑재되어 있는가에 대하여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설정 충돌이 일어나 하나의 환경에서 공존할 수 없는 소프트웨어를 병존시키거나, 보안상의 이유로 분리하고자 하는 소프트웨어를 컨텐이너 내에서 움직이고자 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이보의 딥 러닝(Deep Learning) 학습

   아이보는 최근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딥러닝 기술 역시 채택하고 있다. 소니는 아이보에 대하여 “본체의 AI가 소유자와의 상호작용을 배우고 아이보의 개성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현재로서는 주로 이미지 인식 및 음성 인식 기능에 딥 러닝 기술이 이용되고 있다.

   아이보의 이미지 인식은, 소니가 자체 제작한 딥러닝 프레임워크인 「NNL(Neural Network Libraries, nnabla)」에 의해 구현된다. 이는 사람의 얼굴을 검출하고, 자주 보는 사람의 얼굴을 100명까지 식별해 내며, 이전의 아이보 모델들을 식별하거나 가정에 있는 물품을 인식할 수도 있다. 또한 스스로 충전기로 돌아갈 때에도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 DNN)을 통해 충전기를 찾아낸다.

   그리고 아이보는 개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말을 하고 사용자와 의사소통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손!”, “사진 찍어” 등 일정 정도의 음성 인식은 가능하다. 아이보는 OSS의 음성 인식 툴킷 「KAldi」를 탑재하여 음성 인식을 구현하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운드 모델링의 부분에서는 DNN이 활용된다.

   하지만, 아이보 기기에서 이루어지는 이미지 인식의 DNN은 결과를 추론을 할 뿐이며, DNN 학습 자체는 AWS의 클라우드에서 진행된다. 아이보의 주요 SoC로는 DNN 학습을 할 연산 부하가 너무 무겁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보가 사람의 얼굴을 검출하는 기능 뿐이라면 제품 출하 전에 학습시킨 DNN을 이용함으로 충분하지만, 아이보가 자주 만나는 100명의 얼굴을 식별하기 위해서는 출하 이후의 추가 학습이 필요하다. 따라서 출하 후의 DNN 학습은 클라우드 위에서 진행되며, 클라우드에서 추가 학습된 결과는 아이보로 재전송되어, 아이보가 몰랐던 사람을 점차 구분할 수 있도록 만든다.

아이보(AIBO)의 AWS 클라우드 아키텍처


   이제 로봇에게 클라우드는 더이상 없어서는 안될 기술이 되었다. 이미지 및 음성 인식을 위해 심층신경망(DNN)을 마련하면, 그 시점에서 클라우드와의 연계는 필수가 된다. DNN의 추론 자체는 로봇의 로컬에서 실행할 수 있지만, 학습에 대한 연산 부하가 무거워 클라우드에서 실행시키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다수의 로봇의 상태를 통계적으로 분석할 때에도 클라우드는 필수적이다.

   또한 클라우드에서 사용되는 기술과 아키텍처는 단순히 백엔드의 IT 시스템을 규정할 뿐 아니라, 로봇 내부의 소프트웨어와 주변기기의 연계 방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클라우드는 앞으로 로봇 기술자라면 반드시 이해해야할 기술적 소양이라고 할 수 있다.

AWS(Amazon Web Services)의 채택

   아이보는 클라우드의 최대 기업인 아마존의 서비스를 전면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소니의 임원 가와니시 이즈미는 아이보를 개발함에 있어 가능한한 표준 기술을 채택한다는 정책을 취한 바 있는데, ROS의 채택과 마찬가지로 AWS의 채택도 이러한 방침을 반영한 것이다.

   아이보의 클라우드 아키텍처는 크게 두 블록으로 나뉜다. 하나는 아이보의 오류나 성격과 같은 내부 상태를 수집 · 관리하는 「IoT 처리 아키텍처」이고, 다른 하나는 아이보가 측정한 이미지나 음성 등의 미디어 데이터를 축적하여 딥러닝 및 통계 분석을 실행하는 「클라우드 AI · 분석 아키텍처」이다. 아이보는 전자의 구현을 위하여 AWS의 IoT 데이터 처리 및 관리 서비스인 「AWS IoT」를 이용하고 있으며, 후자의 구현을 위하여는 하둡(Hadoop)의 클러스터 서비스 「Amazon EMR(Elastic Map Reduce)」와 스트리밍 데이터 처리 서비스 「Amazon Kinesis」, SQL를 이용한 데이터 분석 서비스 「Amazon Athena」 등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두 아키텍처의 후단에서는 데이터웨어하우스(DWH)의 「AWS Redshift」가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하며, 소니의 사내 시스템(사설 클라우드)와도 연계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소니는 아이보 및 아이보의 응용 프로그램인 「마이 아이보」를 위한 API를 제공하고, 이미지 같은 대용량 데이터를 전달하는 블록을 따로 구성해 놓았다. 「IoT 처리 아키텍처」와 「클라우드 AI · 분석 아키텍처」가 아이보의 본체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받아 처리하는 ‘내향성’ 블록인데 반해, 이는 아이보본체에 데이터를 입력하는 ‘외향성’ 블록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블록에서는 AWS의 클라우드 아키텍처에 있는 데이터를 「Amazon DynamoDB」에 저장하고, 「Amazon API Gateway」를 통해 API를 제공하며, 「Amazon Cloud Front」로써 대용량 데이터를 스마트폰 또는 PC로 전달한다.

AWS 그린그래스(Greengrass)의 채택

   클라우드 기술이 로봇의 내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대표적인 예로, 소니가 채택한 「AWS Greengrass」라는 기술을 들 수 있다. 아이보의 향후 사업 전개를 점친다는 점에서 그린그래스의 적용은 주목할 만하다.

   그린그래스는 AWS의 loT 처리 아키텍처인 「AWS loT」와 연계시키는 것을 전제로 한 것으로, 클라우드에 구축한 기능을 그대로 커넥티드 기기의 CPU에서 실행할 수 있는 기술이다. AWS사(社)가 2017년 6월에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새로운 기술이지만, 소니는 곧 아이보에 그린그래스를 적용할 예정이다. 향후 펌웨어 업데이트에서 그린그래스 소프트웨어를 통합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우드 서비스는 여러모로 유용하지만, 필연적으로 통신을 수반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프로세스에는 적합하지 않다. 한편, 로봇 내부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는 실시간 프로세스에 적합하지만, 클라우드 쪽의 소프트웨어와 다른 환경에서 개발될 수밖에 없다.

   그린그래스는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이 되는 기술이다. 클라우드에서 코드를 거의 그대로 로봇의 본체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로봇 내부의 CPU로 동작하는 소프트웨어를 클라우드의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
그린그래스가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클라우드의 코드를 커넥티드 기기에서 실행하는 기능 뿐 아니라, 로봇의 주변에 있는 다른 IoT 기기 및 로컬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게이트웨이로서의 기능이 있다는 점이다. 클라우드와의 접속이 어떠한 이유로 끊기더라도 그린그래스는 주변에 있는 기기를 스스로 발견하고 그 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
소니는 아이보가 다른 기기와 어떻게 작동할 것인지 미래상을 아직 밝히지는 않았지만, 가정 내 가전 제품 또는 조명 장치 등의 원격제어와 연동될 가능성이 있다.

AWS 람다(Lambda)

   그린그래스가 클라우드의 코드를 커넥티드 기기에서 실행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하였지만, 그 코드를 실행하는 단위가 되는 것은 「AWS Lambda」이다. AWS 람다에서는 수행할 함수를 AWS 콘솔에 등록해 두고, 그 함수를 호출할 조건을 지정해두면, 그 조건이 발생할 때 AWS가 자동으로 그 기능을 수행한다. 함수 단위의 실행 환경을 클라우드 사업자가 제공하는 모델이기 때문에 FaaS (function-as-a-service)라고 불린다.

   FaaS의 가장 큰 장점은 IT 인프라의 운영 비용이 압도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클라우드 이용자는 물리 서버는커녕 OS와 파일 시스템의 런타임 실행 파일 조차 의식할 필요가 없다. 로봇의 수가 늘어나면서 IT 시스템의 성능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는 경우에도 AWS가 이를 감지하여 등록된 함수에 리소스를 자동으로 할당한다. IaaS처럼 항상 서버를 실행시켜 둘 필요 없이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에만 동적으로 환경을 생성하여, “서버없는 구조”라고도 불린다.

   여기에서 AWS 람다의 핵심은 “컨테이너 기술”이다. 앞서도 설명하였지만, 컨테이너 기술은 가상 머신과 같은 환경을 하이퍼바이저를 사용하지 않고 OS를 사용자 공간에서 실현하는 기술이다. OS의 환경 설정이나 파일 시스템 등을 하나의 컨테이너 이미지에 통합하여, 그 이미지 파일만 교환하면 클라우드에서도, 로컬 머신에서도 완전히 같은 컴퓨터 환경을 재현할 수있다. 더욱이 컨테이너는 가상 머신과 달리 일반 사용자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더욱 빠르게 생성될 수 있다. 따라서 람다 같은 FaaS는 함수를 실행할 때마다 새로운 컨테이너를 생성하고 그 환경에 등록된 코드를 실행하며, 부하가 증가하면 생성하는 컨테이너의 수를 늘릴 수 있다.

IoT 기기로서 아이보

   그렇다면 아이보는 앞으로 IoT 기기로서 어떻게 다른 IoT 기기들과 연계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하여, 아이보 사업부의 임원, 가와니시가 검토 중인, 어린이나 노인이 있는 가정에서 쓰일 교육 · 보안 어플리케이션을 예시로 들 수 있다. 아이보는 다른 가전처럼 거치형이 아닌, 스스로 이동 가능한 기기이며, 더욱이 visual SLAM 기능을 위해 주변의 지도를 스스로 그릴 수 있고 위치 추적 기능도 있기 때문에, 다른 IoT 기기와의 연계에서 큰 가치를 가진다.

   예를 들어, 아이보는 아이의 귀가를 부모에게 자동 통지할 수 있다. 집 안을 돌아다니는 아이보는 스스로 현관으로 이동하여, 실제로 아이가 귀가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클라우드를 통해 영상과 함께 현재 상황을 부모에게 통지할 수 있다. 또한 아이가 여기 저기 방을 돌아다녀도 아이보는 그 아이를 뒤쫓아 계속 지켜보는 것이 가능하다. 거치형 보안 카메라는 사방에 여러대를 설치하여야 하지만, 이동 능력을 가진 아이보 같은 로봇이라면 단 1대로 충분하다. 사실, 가와니시도 아이보를 “움직이는 보안 카메라와 같은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이 밖에 미국에서는 빈 집에 택배가 왔을 경우, 집주인이 원격으로 현관문을 해제하고, 집에 설치한 카메라로 배달원의 모습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서비스가 시행되고 있는데, 아이보가 이러한 스마트 감금 기능과 함께 연계된다면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보(AIBO)로 보는 일본 로봇 산업


   지금까지 기사를 통해 살펴본 신형 아이보 모델의 특징은 소프트웨어와 IT 기술의 발전이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이었다. 이에 아이보에서 보여지는 일본 로봇 공학의 기술적 경향을 논해 보자면 다음과 같다.

기술적 관점에서

   먼저, 기술적인 면에서 아이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세계 경제 포럼의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은 ‘가상 물리 시스템 (Cyber Physical System)’의 출현으로서 4차 산업혁명을 규정하며, 이 때 가상 물리 시스템이란 사회의 각종 물리적 실체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통합되는 시스템을 일컫는다. 그리고 아이보는 클라우드 아키텍처를 통해 사이버 공간에서 학습하고, 데이터를 주고 받는 물리적 실체로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초입에 등장한 일종의 “가상 물리 시스템 기기”로 여겨질 수 있다. 또한 닛케이 로보틱스의 기사에 따르면, 소니는 아이보를 설계하며 자체 소프트웨어 보다는, 범용성을 위하여 OSS를 사용하였는데, 이는 다른 IoT 기기와의 호환성을 높이고 모든 물리 기기들을 클라우드에서 통합하고자 하는 의도로 판단된다. 즉, 소니는 아이보를 통해 세계적인 기술 발전의 흐름에 발맞춰 그 경향을 선도해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아이보의 기술적 특징은 부정적인 모습으로도 비추어진다. 왜냐하면, 소프트웨어와 클라우드 아키텍처로 대표되는 로봇 기술의 발전이라함은, 전통적인 로봇 공학의 과제인 정밀 제어 기술에서 괄목할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소니는 2006년 아이보의 생산을 중단했었고, 새로운 모델을 계획하기 전까지 적절한 투자가 투입되지도 않았다. 빅데이터 처리와 딥러닝, 클라우드 기술 등 IT 분야의 성과가 두드러지고 나서야 새로운 아이보 출시를 계획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에서 소니의 신형 아이보 출시는 기술적 유행에 편승하려는 얄팍한 움직임으로서, 결국 상업적 기회주의 밖에 안되는 셈이다. 특히 아이보에 사용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가 미국에서 개발되었다는 점에서, 아이보는 일본 로봇 산업이 내놓는 일군의 제품이라기 보다, 미국의 AWS가 만든 플랫폼 위에 올라간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에 가깝다고도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앞서와 같이 아이보를 거시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선도하는 기술적 경향이라 평가함과 동시에, 국소적으로는 로봇 산업의 능동적 경향이 아닌 외부 산업에 따른 수동적 경향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사회적 관점에서

   그리고 사회적 관점에서 아이보가 보여주는 일본 로봇 산업의 경향은 ‘고령화 사회에 대한 대비’라 할 수 있다. 오늘날 일본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여 노동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으며, 아울러 개인화된 현대 사회로 인해 독거 노인이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아이보와 같은 애완 로봇은 혼자된 노인들의 고독을 달랠 일종의 감정 노동자로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살아있는 생명체를 반려동물로 삼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몸이 불편하거나 환경이 여의치 않은 노인들에게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아이보는 노인들의 감정상 문제 뿐 아니라, 앞서 닛케이 로보틱스 기사에서 보았듯, IoT 기기로서 독거노인을 위한 보안 어플리케이션으로 고려되고 있다. 특히 독거노인의 고독사가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현실에서 재빠른 구조 요청이나 응급상황 알림은 가정용 로봇이 가질 수 있는 최상의 기능이다. 그리고 현재 도요하시 기술과학 대학에서 개발 중인 병원용 순찰 간호 로봇 역시 이와 유사한 기능을 구현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일본 로봇 산업의 이 같은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4]. 즉, 일본의 로봇 기술은 사회 문제에 응당 반응하고 있는 것이며, 일각에서 로봇 애완견을 돈낭비로 보는 시각과 달리, 실제로 아이보 같은 가정용 로봇은 단순히 기술적 허영이나 사치가 아닌,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는 하나의 현실적인 해결책이다.

마치며


   글을 시작하며 일본이 로봇 산업의 전면에서 한 발 물러나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였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로봇 산업의 선진국끼리의 이야기이며, 일본은 여전히 로봇 분야의 강국이다. 일본은 기초가 되는 기계 산업과 부품 산업에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로봇의 정밀 제어에서 뛰어난 기술을 보여준다. 그리고 쉽게 화젯거리가 되는 동물형 로봇이나 인간형 로봇에서 눈을 돌리면, 일본의 산업용 로봇은 여전히 꾸준한 성장세를 나타냄을 관찰할 수 있다. 일본 로봇 공업회가 밝힌 바에 따르면, 일본의 로봇 산업은 2018년 3분기까지 6분기 연속으로 산업용 로봇의 수출액이 크게 증가하여 전에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3]. 일본은 그러한 가운데, 아이보나 이시모 같은 최첨단 지능형 로봇 기술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세계적인 추세 속에서, 애견 로봇 아이보가 암시하는 4차산업혁명시대의 ‘가상 물리 시스템’이나 곧 들이닥칠 ‘고령화 사회’를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로 취급할 수 없다. 우리는 로봇 산업의 후발주자로서, 이웃나라이자 로봇 산업의 강국인 일본이 어떻게 산업을 발전시켰고, 또 그 동향은 어디를 향해 가는지 예의주시하며 배움을 얻어야 한다.


참고 문헌

[1] 進藤智則. aiboの内部ソフトとクラウド基盤、IT面を徹底解剖 500本以上のoss搭載、Open-Rを初備とさせる試みも. NIKKEI Robotics, No.32, p6-15. March, 2018

[2] 進藤智則. ソニーはサーバーレスアーキテクチャーを多用犬型ロボッ卜「aibo」のAWSクラウド基盤を分析. NIKKEI Robotics, No.33, p14-19. April, 2018

[3] 日本經濟新聞. 産業用ロボット受注額、四半期として過去最高に.
https://www.nikkei.com/article/DGXMZO29885370W8A420C1TJ2000/. 27, April, 2018

[4] 日本經濟新聞. 医療介護の巡回ロボ開発 自走し人検知、豊橋技科大.
https://www.nikkei.com/article/DGXMZO30234020Y8A500C1CN8000/. 8, May, 2018

[5] Schwab, Klaus. 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 what it means, how to respond. https://www.weforum.org/agenda/. 14, January,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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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에서 SLAM은 껌이긴 한데, ROS와 AWS 서버리스에 컨테이너까지 왠지 이것저것 주워모아 갈고닦아 만든 DIY기기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쵸?ㅋㅋ 그냥 요즘 AWS 잘나간다더라 도커 잘나간다더라, 우리도 숟가락 한번 얹어 볼까 하는 느낌도 없잖아 있습니다.

아이보가 다시 나왔군요 옛날에 게임잡지에서 로봇 애완동물이라고 소개한걸 보고 신기해 했었는데 고독사가 늘어나는 요즘 통신이 연결된 애완로봇이면 바로바로 조치를 취해줄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심장 마비 같은 위급 상황에서 참 유용할듯 합니다.

감시카메라처럼 연계된 기능들이 친숙한 개체를 통해 구현된다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사용자가 아이보에게 기대할 수 있는 것들이 직관적으로 느껴지니까요. 이런 사업이 재개되었다는 게 기쁘네요.

집을 비웠을때 정말 개처럼 집을 지키고 있을 생각을 하니 참 귀엽네요.

아주 전문적으로 써주셨네요.

영화보다 더 영화같은 현실이 다가오리라 봅니다.

미래가 정말 궁금합니다. 또 번호 말고도요ㅋㅋ

한국에겐 어디든 범접하기 어려운 수준이죠 ㅎㅎㅎㅎ

마치 조기축구회원이 국대경기 훈수두는 것 같습니다ㅋㅋㅋㅋㅋㅋ

10년정도후에는
저런 애들 하나씩 집에서 키울듯합니다.
청소도 해주고 빨래도 해주고 다 해주면 좋겠어요.
같이 놀아주고?ㅋ
많이 비싸도 살 의향이 있습니다~!

그때면 스팀가격이 어마어마할 텐데, 아이보 정도는 껌값이겠죠!ㅋㅋㅋ

너무 어려운 내용을 알려주시는 군요...
docker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런지...
그나저나 아이보 한마리 갖고 싶네요^^
진짜 강아지는 키우는게 넘 힘들어서...

사실 어제 @zzing님이 포스팅 안하냐고 해서 이번주에 쓴 레포트 올렸습니다ㅋㅋㅋ

ㅡㅡㅋㅋㅋㅋ아뭐임ㅋㅋㅋ왜 나때문임?
그대가 하고싶었던것을

우왕! 왕자님 오랫만에 글을 들고오셨군요!! +-+/
생각해보니 일본은 진짜 로봇강대국인거 같아요.
우리보다 10년앞서있다는 IT뿐만아니라 로봇기술은 차이가 많이나죠?? 근데ㅋㅋㅋ
일본 로봇생각하다 건담이 생각남ㅋㅋㅋ

일본 로봇 하면 단연 건담이죠ㅋㅋㅋ

"가능한한 표준 기술을 채택한다는 정책"은 기존 소니의 행보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라 신선하네요. 오픈소스도 상당히 괜찮아 보입니다. 이것저것 만지기 좋아하는 개발자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여지를 주는 것이 즐거울 듯 합니다.

인공지능 비서에 유형의 몸체를 얹은 느낌입니다.

@홍보해

동의합니다. 그동안 소니는 자체기술 개발과 보안을 중요시했고, 소니 뿐 아니라 일본기업 대부분의 분위기가 그렇다고 알고 있는데, 이번 아이보의 출시는 조금 색다릅니다. 그래서 제 개인적인 생각도 긍정과 부정으로 나뉩니다.

@sleeprince님 안녕하세요. 모찌 입니다. @qrwerq님이 이 글을 너무 좋아하셔서, 저에게 홍보를 부탁 하셨습니다. 이 글은 @krguidedog에 의하여 리스팀 되었으며, 가이드독 서포터들로부터 보팅을 받으셨습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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