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에세이] 종 예외주의 (2) : 종의 분화

in #kr6 years ago (edited)

[과학 에세이] 종 예외주의 (1) : 들어가며에서 이어집니다.

시저.jpg

종의 분화


종의 분류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형 유인원(Great apes)이 사람,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세 종으로 분류된다고 알고 있지만, 사실 이는 분류학상 종(Species)이 아니라 속(Genus)의 분류이다.(*본래 유인원은 인간과 유사한 종이라는 뜻으로, 인간을 포함하지 않지만, 논의상 인간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사용한다) 대형 유인원인 사람과(Hominidae)는 네 개의 속으로 구분되고 다시 8개의 종으로 분류된다. 최근까지 대형 유인원은 7개의 종으로 분류되어 왔으나, 2017년 11월 커런트 바이이올로지(Current Biology)를 통해 발표된 논문이 타파눌리 오랑우탄을 새로운 종으로 분류함으로써 8개의 종을 가지게 되었다. 해당 논문에 따르면 타파눌리 지역의 오랑우탄은 약 338만 년 전에 분지된 종으로, 약 67만4천 년 전에 분지된 다른 오랑우탄 종들과는 유전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고 한다.[9]

현생 인류는 사람속(Homo)에 속한 ‘호모 사피엔스’ 종의 아종인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분류된다. 과거 적어도 24종이 존재했던 사람속은 인류를 제외한 모든 종과 아종이 멸종했고, 결국 현재 우리 ‘호모 사이엔스 사이엔스’만이 살아남아 사람속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에 다른 속(Genus)은 번성하여 최소 두 개 이상의 종으로 분류되며, 각 종은 다시 몇몇 아종으로 나뉜다. 특히 침팬지속은 인간과 가장 가까우면서도 침팬지, 보노보라는 완전히 다른 성격의 두 종을 포함하며, 침팬지는 구분되는 네 아종을 갖는다.

다음은 현존하는 사람과(Hominidae) 유인원의 계통도이다. 기울인 글꼴로 적은 이름은 학명이며, 괄호 안에 적은 이름은 해당 동물의 일반 명칭이다.

계통1.png

계통2.png

종의 연구

위와 같은 계통 분류는 주로 고고학적 증거와 생태학적 증거, 그리고 유전자 분석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 중에서 생물의 유전자는 생물이 지나온 역사를 기록한 도서관과 같아서, 종 분화에 관한 최근 연구에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할 논문[10] 역시 유전자 분석을 이용하여 대형 유인원의 유전적 다양성(Genetic diversity)과 개체군 크기 변화의 역사를 추적했다.

기본적으로 뉴클레오티드 단위에서 진행되는 연구는 유전자 부동(genetic drift)과 중립 진화 이론(neutral theory)에 근거한다. 진화는 크게 두 가지 동력에 의해 진행된다. 하나는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이고, 또 다른 하나가 유전자 부동이다. 유전자 부동이란, 개체가 번식을 거듭하며 확률적으로 대립형질의 빈도가 변화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수학을 이용해 쉽게 설명해 보자면 이렇다. 먼저 N 개체로 구성된 어떤 2배체(diploid) 생물 집단이 A, B의 두 대립형질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때 A, B 인자(allele)가 위치하고 있는 염색체는, 2배체 생물이므로, 총 2N개 존재한다. 그리고 이 2N 개의 염색체 중에 A와 B 인자가 각각 P, 2N-P 개씩 있다고 가정해 보자. 만약 다음 세대 역시 개체수가 N마리로 계속 유지된다면, 다음 세대에서 A 인자가 K개 존재할 확률은, 2N개 중에 A를 K번 선택하는 조합(combination)이므로, 다음과 같다.

숫자를 넣어 직관적으로 다뤄 보면, 4마리 강아지가 A인자 4개, B인자 4개를 가지고 있을 때, 다음 2세대 강아지 4마리가 이전 세대와 똑같이 A인자 4개, B인자 4개를 갖게 될 확률은, 이다. 즉, 25%가 조금 넘는 확률로 집단의 유전 형질 비율이 유지되며, 75%의 확률로 비율이 달라진다. 이러한 확률적 방식으로 달라지는 형질 비율 변화와 함께, 세대마다 나타나는 돌연변이 유전자가 반복하여 누적되면, 종이 분화되고 진화가 일어난다.

그리고 중립 진화 이론은 이 유전자 부동을 바탕으로 분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진화를 설명한다. DNA는 아래의 그림과 같이 뉴클레오티드를 기본 구조로 갖으며, 뉴클레오티드는 염기(Base)의 종류로써 정보를 저장한다. 디지털 데이터가 0100100 같은 일련의 이진법 숫자 배열로 정보를 저장하듯이, AGTACTG 같은 일련의 염기배열로 정보를 저장하는 것이다.

DNA structure.jpg

뉴클레오티드(왼쪽)는 인산(phosphate)-5탄당(sugar)-염기(base)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뉴클레오티드의 염기 부분이 다시 다른 뉴클레오티드의 염기와 결합하여 쌍을 이룬다(가운데). 이 뉴클레오티드가 연속적으로 배열된 모습이 이중 나선 구조의 DNA이다(오른쪽). DNA의 염기 종류는 아데닌, 티민, 구아닌, 시토신, 네 가지가 있다. (출처 : Wiki)

그런데 이 일련의 염기 배열은 복제 과정에서 종종 오류가 일어나며, 원본과 조금 다른 복사본을 만들어 낸다. 생식 세포의 DNA 복사에 오류가 발생하면, 분자 수준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것이다. 중립 진화 이론은 이렇게 발생한 분자 수준의 돌연변이가 워낙 사소하여 자연선택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유전형질이 자연선택의 압력에 대하여 중립적이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자연 선택의 영향을 받지 않는 중립 형질은 오로지 유전자 부동에 의해서만 집단 내의 형질 빈도 변화를 겪는다. 연구자들은 여기서 착안하여, 만약 염기쌍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나는 비율을 알고, 두 개체의 DNA 염기쌍을 조사해 비교하면, 확률적으로 공통 조상이 몇 세대 전에 있었는지를 계산할 수 있음을 알아냈다. 아래의 그림은 각 종(species)의 유전자 염기쌍 다수를 비교한 결과 얻어낸 대형 유인원의 역사이다.

계통수1.PNG

출처 Locke, D. et al. (2011) [8]

계통수2.PNG

출처 Prado-Martinez, J. et al. (2013) [10]

종의 역사

첫 번째 위로 뻗은 계통수 그림은 각 유인원 종이 어느 시점에서 분지 되었는지에 대하여 직관적인 도식을 제공한다. 인간과 침팬지-보노보는 4백5십만~6백만 년 전에 갈라졌고, 인간-침팬지-보노보와 고릴라는 6백만~8백만 년 전에 분화되었다. 오랑우탄은 그보다 훨씬 오래 전인 1천2백만~1천6백만 년 전에 인간-침팬지-보노보-고릴라와 진화의 길을 달리했다.

두 번째 오른쪽으로 뻗은 계통수 그림은 다소 복잡하지만, 대형 유인인원의 역사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전달한다. 옅은 색 가지는 아래의 눈금(Divergence)을 따르며, 연(年) 돌연변이 비율을 고려한 유전적 거리를 나타내고, 진한 색 가지는 위의 눈금(Time)을 따르며, 종의 분화 시점을 보여준다. 그리고 진한 색 가지의 두께와 숫자는 종의 유효집단크기Ne(effective population size)를 나타낸다. 유효집단크기는 직접적으로 해당 종의 유전적 다양성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두 번째 그림을 잘 보면, 인간의 유효집단크기(8,000)가 다른 유인원 종에 비해 무척 적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는 곧 인류가 최근에서야 번성하기 시작했으며 과거에는 거의 멸종에 가까운 고난을 겪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인류의 개체 수는 70억까지 늘었지만, 이와 같은 번성은 유전적 다양성을 회복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잠시 동안 일어난 일임을 유추할 수 있다. 오히려 사람과(Hominidae) 유인원은 역사적으로 침팬지와 고릴라가 가장 번성하였고, 우리 과(family)의 대표 주자였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침팬지의 한 아종인 중앙 침팬지의 Ne가 3만 마리이고, 고릴라의 한 아종인 서부 저지대 고릴라의 Ne가 2만 마리이다. 한 아종의 다양성이 인간 종 전체의 다양성을 훨씬 웃돌고 있는 것이다.

유전적 다양성 측면에서 침팬지나 고릴라가 사람보다 몇 배가 크다는 점은 꽤 흥미롭다. 인간은 바로 옆 나라 사람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으면서, 침팬지나 고릴라는 다 비슷하게 생긴 것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사람들은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모두 대충 원숭이로 뭉뚱그려 놓고 어차피 비슷한 동물이라도 말한다. 하지만, 실제의 유전자 분석은 다른 유인원들이 인간들보다 훨씬 더 다양한 형질 분포를 갖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이런 그들의 유전적 다양성을 앞에 두고, 다시 『혹성탈출』로 돌아와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이 함께 이루는 사회를 상상해보면, 얼마나 터무니없는 상상이었는지를 새삼 느낄 수 있다. 유전적 다양성이라고는 고작 8천 마리 내외의 Ne를 가진 인간조차 다른 피부색을 가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차별과 살육을 지속하고 있는데, 과연 저들이 전혀 다른 종을 포용하고 너그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침팬지, 고릴라, 오랑우탄 속의 연대는 인간의 종 예외주의가 빚은 괴상한 상상이다.

그리고 인류의 역사가 최근에서야 꽃을 피웠다는 사실은 종 예외주의가 빈약한 근거 위에 세워져 있음을 시사한다. 인간은 자신을 모든 동물 위에 군림하는 예외적인 존재로 여기며, 이것이 마치 원래부터 그랬던 것인양 생각한다. 하지만, 종의 전체 역사를 보자면, 지금의 번영은 잠깐 동안에 불과하며, 종 예외주의가 부당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인간 사회에 비유하자면, 현재 미국이 국제사회의 헤게모니를 장악한 가운데 미국 예외주의를 주장하는 것과, 중국이 과거의 영광 속에 중화사상을 주장하는 것이 이치에 맞지 않음과 같다. 한때 인류는 멸종 직전까지 갔던 불쌍한 종이며, 침팬지나 고릴라 종들은 수백만 년 동안 번성했던 종이다. 어느 날 시저(Caesar)가 과거 침팬지 역사의 영광을 내세우며 사람, 고릴라, 오랑우탄을 같은 종 취급하는 상상을 해보라. 물론 이것이 더 현실적인 설정이지만, 우리 마음은 분명히 그러한 취급을 당하는 데에 엄청난 부당함을 느낄 것이다. “어차피 자연은 약육강식이다”며 못된 마음을 먹는 것은 자유겠지만, 종 예외주의 만큼은 진화의 역사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과학 에세이] 종 예외주의 (3) : 이기적인 종로 이어집니다.


참고문헌

[1] Begue, L. (2013). 도덕적 인간은 왜 나쁜 사회를 만드는가. 이세진 (번역). 서울 : (주)부키. (원전은 2010에 출판)

[2] Burgess, R., Yang, Z. (2008). Estimation of Hominoid Ancestral Population Sizes under Bayesian Coalescent Models Incorporating Mutation Rate Variation and Sequencing Errors. Molecular Biology and Evolution, 25(9), 1979–1994.

[3] Dawkins, R. (2006). 이기적 유전자(30주년 기념판). 홍영남 (번역). 서울 : 을유문화사 (원전은 2006에 출판)

[4] de Waal, F. (2005). 내 안의 유인원. 이충호 (번역). 경기도 파주 : 김영사 (원전은 2005년에 출판)

[5] Diamond, J. (1996). 제3의 침팬지. 김정흠 (번역). 서울 : 문학사상사 (원전은 1993에 출판)

[6] Diamond, J. (2013). 총, 균, 쇠(개정). 김진준 (번역). 서울 : 문학사상사 (원전은 2003에 출판)

[7] Doker, J.(2012). 고전으로 읽는 폭력의 기원. 신예경 (번역). 경기도 파주 : (주)알마. (원전은 2008에 출판)

[8] Locke, D., Hillier, L., Warren, W., Worley, K., Nazareth, L., Muzny, D., [...] Wilson, R. (2011). Comparative and demographic analysis of orang-utan genomes. Nature, 469, 529-533. doi:10.1038/nature09687

[9] Nater, A., Mattle-Greminger, M., Nurcahyo, A., Nowak, M., Manuel, M., Desai, T. [...] Kru¨tzen, M. (2017). Morphometric, Behavioral, and Genomic Evidence for a New Orangutan Species. Current Biology, 27(22), 3487 - 3498.

[10] Prado-Martinez, J., Sudmant, P., Kidd, J., Li, H., Kelley, J., Lorente-Galdos, B. [...] Marques-Bonet, T. (2013). Great ape genetic diversity and population history. Nature, 499, 471–475. doi:10.1038/nature12228

[11] Williams, J. M., Lonsdorf, E. V., Wilson, M. L., Schumacher-Stankey, J., Goodall, J. And Pusey, A. E. (2008). Causes of Death in the Kasekela Chimpanzees of Gombe National Park, Tanzania. American Journal of Primatology, 70, 766–7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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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히.. 예전에 전공서적을 보는 느낌이 살짝 나서 막 웃고 있어요.
그래서 그림만 보고 후르륵 내려왓어요.
오늘은 봐주실꺼죠?
아참 언제 시간되면 멘델의 유전 법칙도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우리집 형제가 4명인데 아무래도 엄마아빠의 조합이 골고루 되어있는 것 같아서요. 시간되면 간단히라도 부탁드립니다.

공부가 버겨울땐 땡땡이..그래서 오늘은 그림만~~ 휘리릭.

ㅎㅎㅎ최대한 쉽게 설명하려했지만! 실패했군요ㅎㅎㅎㅎㅎㅎ 다음 글은 엄청 쉽습니다ㅎㅎ

실패는 아직 아닙니다. 다시 읽고 이해할꺼라서요^^ 두주먹 불끈!!

ㅎㅎ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역시 학명과 분류체계를 만든게 인간이라 종 예외주의에 뼈속까지 물든 것 같습니다. 읽어보면 호모 사피엔스 sub. 사피엔스인듯 한데, 다른 아종이 멸종했다고 그냥 호모 사피엔스로 퉁치는 것만 봐도 그렇습니다. 흥미로운 주제 너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역시 쓰는것보단 읽는게 즐겁습니다!
눈먼 시계공 이야기 부탁드려도 될까요?

저도 사석에서는 하는 얘기이지만 절대 인터넷에서는 하지 않는 이야기중 하나입니다. 제가 굉장히 격하거든요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절대란 없으니, 혹시 언젠가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구분하는건 익숙함의 문제가 더 크지 않나 싶습니다. 사람끼리도 같은 인종일수록 차이를 잘 구분하고 다른 인종은 구분을 잘 못하니....

맞는 말씀입니다. 논지상 그 부분은 가지를 쳐냈는데, 익숙함을 벗어나면 유전적 증거는 그 반대를 말하고 있다는 점을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오우 무심코 클릭했다가 생물학 논문이 나와서 놀랐습니다 ㅎㅎ

논문 보는것도 은근 재미있습니다 ㅎㅎㅎ

이번에도 봇댓리 삼종세트~ 이번엔 장애를 피해 스팀잇으로 접속해서 확실히~!! “어차피 자연은 약육강식이다”며 못된 마음을 먹는 것은 자유겠지만, 종 예외주의 만큼은 진화의 역사에서 근거를 찾을 수 없다 --> 과학에세이인데 결론이 이렇게 시원해도 되는 겁니꽈아아아~ ㅎㅎ

감사합니다!!! 제가 좀 단호한 편입니다ㅋㅋㅋ 물론 반론은 언제나 받지만요ㅎㅎㅎ

인간의 진화는 과연 흥미롭습니다. 침팬지와 인간의 유전자가 거의 같다고 하더군요.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은 터무니 없다고 볼 수 있겠네요.

머리 좋은게 다 아닐까요ㅎㅎ 만물의 영장이라고 말씀하시니, 곧 영장 받을 사람들이 떠오르는군요

ㅋㅋ 웃을수도 없고, 트럼프도 만난다는데 모두가 화합했으면 좋겠습니다.

초면에 뜬금없는 드립 사과드립니다. 모두가 잘 화합해서 행복한 사회가 되었으면 바래 봅니다!

조금 어렵지만 최선을 다해서 읽었습니다. 전문적인 부분은 잘 들어오지 않네요. 요즈음 rupert sheldrake의 형태형성장이론에 대해서 관심을 조금 갖고 있습니다. 그의 이론중에 대충 이런내용이 있어서 받아적어보았습니다.

복합단백질분자가 처음 나타났을때, 그것들은 등가의 다른 형태나 구조적 패턴으로 정착할수도 있었다. 많은 형태중에서 오직 하나만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알려진 물리법칙은 없다. 하지만 충분한 수의 분자들이 특정한 형태로 자리 잡게 되면, 뒤따라 생겨나는 분자들도 비록 다른 시간과 공간일지라도 동일한 형태로 자리잡는다.

일단 하나의 분자가 패턴이나 형태에 자리잡으면, 그 형태는 한 종류의 영향력을 비슷한 형태들에게 가한다. 이것이 한 형태장에 의해 유사한 형태장들에게 행사되는 형태적 인과(형태적 공명)이다.

요는 진화라는 관점이 유구한 역사에서 종변이가 갑자기 발생한다는 것인데, 형태형성장이론은 그것이 하나의 종으로써 자리잡으려면 동시에 같은 종변이가 수반되어진다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종이라는 특이점 변이를 일으키기 이전에 공통조상(실제 생명의 기본 유전자는 별차이가 없음)이라는 전제가 가능하거든요. 즉 고릴라나 인간이나 도낀 개낀 생명으로써 똑같을 뿐.

제대로 이해했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캔윌버의 통합이론을 공부하면서 정리해나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적어보았습니다.

진화에서 종 변이는 갑자기 발생하지 않습니다. 위에서 설명한대도, 종의 분화를 이끄는 요소는 유전적 부동(genetic drift)와 자연 선택(natural selection)이 있습니다. 유전적 부동은 확률적으로 유전자 풀(gene pool)이 변화하는 과정을 말하고, 자연 선택은 익히 알려져 있듯 환경에 대한 차별적 적응력을 말합니다.

사람의 언어로 예를 들자면, 이 작은 대한민국에도 각 지방 사투리가 많지 않습니까? 그런데 왜 언어는 달라지게 된 것일까요? 분명 같은 언어로 시작했음은 분명한데 말입니다. 단어가 생명력을 얻거나 잃는 과정은 항상 일정치 않습니다. 규칙이랄게 없고 어떤사람이 어떤 단어를 얼마나 사용해서 다른 사람에게 절달하느냐는 확률적 요소에 달려있습니다. 집단이 나뉘면 단어의 발음이나 쓰임이 달라지는 것은 너무 자연스럽습니다. 이것이 누적되면 우리말과 일본어처럼 서로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가 됩니다. 이러한 설명이 유전적 부동입니다.

그리고, 현재 남한에서 '동무'라는 단어를 쓰지 않게 된 이유가 북한 때문인데, 이념적 배경이 언어에 반영된 것이지요. 이러한 설명이 자연선택입니다.

즉, 종의 분화에서 '특이점'이라는 것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종이 있는 것이고, 아과도 있는 것입니다. 현재 다른 종으로 분화된 침팬지와 보노보도 종 분화 이후 유전자가 섞인 증거가 있으며, 인간도 네안데르탈인과 유전자를 섞었다는 논문이 나온 상태입니다. 지금만큼 유전자의 차이가 심하지 않았을 때 이종 번식이 있었다는 말입니다.

참조하신 형태형성장 이론은, 제가 보지 않았던 부분이지만, 수렴진화에 대한 내용 같아 보입니다. 어떠한 기능을 갖고 생존력을 보이려면 유사한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내용입니다. 박쥐가 조류는 아니지만 날기위해서는 날개를 가졌어야 했다는 것이 수렴진화의 예입니다. 다만 형태형성장 이론은 그러한 선택압을 설명하기 보다, 어떠한 공명의 힘이 존재한다고 말하는것 같습니다.

형태형성장 이론을 패턴으로 이해하는 것 같습니다. 정신세계와 물질세계를 나눌때 물질세계의 생명이 창발될 가능성이 있는 개연성 있는 물질에너지/ 생명 탄생의 기제(matrix) 장(field)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이는 불교의 아뢰야식과 비슷한 느낌이 들고요. 저도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공부하고 있는 중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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