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pendix] 교양을 위한 양자역학 (1)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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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을 위한 양자역학

앞서 "양자역학, 경제학, 그리고 진화론"을 쓰면서, 목적상 일부러 양자역학을 어렵게 설명한 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양자역학을 교양 수준에서 소개하고자 따로 페이지를 마련하였습니다.

위에 보이시는 파란책과 빨간책은 제가 처음 양자역학을 배울 때 보았던 책들입니다. 표지부터 너무 멋지지 않습니까? 둘을 나란히 놓고 보니 마치 태극 문양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아닙니까? 그렇다면 어디..보자...

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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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태극 문양이 되었지요?

태극의 음과 양은 세상의 만물을 이루는 근본 요소라고 합니다. 그리고 양자역학은 그러한 근본 요소에 대하여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또한 신기하게도, 우리말에서 양성자는 '양' 전하를 띄고 있다고 말하고, 전자는 '음' 전하를 띄고 있다고 합니다. 마치 두 책은 "우리는 양자역학의 음과 양이다! 양자역학을 배우려면 우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두 책으로 양자역학을 소개할 수는 없습니다. 이 책들은 수식으로 가득차 있으며, 목차가 나오기도 전부터 수식이 등장합니다. 아마 여러분들은 표지를 열자마자 다시 닫아 버릴 것입니다.

그래서 여러분들께 추천 드리고 싶은 것은 바로 다큐멘터리입니다. 그 중에서 2011년 NOVA에서 제작한, 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 시리즈(원제 : The Fabric of The Cosmos)는, 대중에 시각에 맞춘 쉬운 설명과 시각 자료를 제공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에서 방영했던 것 같습니다. 다큐멘터리는 다음과 같이 총 4부작으로 되어 있고 하나당 50분 정도 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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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무한의 우주공간 (What is Space?)
2. 타임워프 (The Illusion of T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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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양자도약 (Quantum Leap)
4. 멀티 유니버스 : 다중 우주 (Universe or Multiverse?)

언젠가 네 편 전부 리뷰해 볼 생각이지만, 지금은 먼저 양자역학을 설명하고 있는 3편을 요약, 설명해보려 합니다. 시간이 있으신 분들은 동영상을 직접 보실 것을 권유드리고, 50분의 시간을 내기 힘드신 분들은 이 글만 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제가 영상외 첨언한 부분은 *로 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브라이언 그린의 우주의 구조 : 양자도약


다큐멘터리는 그린이 양자역학의 법칙이 지배하는 클럽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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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클럽 어딘가 많이 이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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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사람이 동시에 여기저기에서 출몰합니다.
  • 같은 당구공이 동시에 여러 경로로 움직입니다.
  • 심지어 그린이 한쪽 당구대에서 공을 치자, 즉시 옆 당구대의 공들도 움직입니다.
  • 그린은 사람들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알수 없지만, 찾으면 또 어디에서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너무 이상한 법칙이지만, 실험을 하고 또 실험하여도 양자 법칙은 항상 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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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까지도 우리는 물리법칙을 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행성이 어떻게 태양 주위를 도느지, 공이 어떻게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지, 수면위에 파문이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등을 말입니다. (*이는 뉴턴으로 대표되는 고전역학을 말합니다. 고전역학은 방정식을 통해서 결과를 예측했습니다. 이 논리는 곧 모든 원인되는 변수들을 알면 결과를 알 수 있다는 결정론적 사고방식을 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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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과학자들이 빛의 성질에 대한 실험을 하던 중, 한 가지 특이한 현상을 목격합니다. 가열된 가스관에서 나온 빛이 프리즘을 통과하자 사진처럼 색이 정확하게 분리되어 버린 것입니다. 원래는 무지개처럼 연속된 색을 띠어야 했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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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보어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웁니다.

  • 전자는, 마치 태양계처럼, 원자핵 주위를 일정한 궤도로 돈다.
  • 전자는 정해진 궤도 이외의 공간에 존재할 수 없다.
  • 전자는 궤도와 궤도 사이를 이동할 때, 중간 지역을 지나지 않고 도약한다.
  • 반지름이 큰 궤도에서 작은 궤도로 이동할 때 빛이 발산된다.

* 높은 궤도에서 낮은 궤도로 떨어질 때 빛을 발산하는 것은,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공과 비교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공은 속도가 빨라지며 운동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전자는 낮은 궤도로 떨어지면서 빛 에너지를 발생시킵니다. 다만, 공은 공간을 연속적으로 지나치며 운동에너지가 연속적으로 증가하지만, 전자는 공간을 도약하여 정해진 크기의 빛 에너지만을 발산합니다. 이로써 가스가 사진처럼 일정한 색의 빛만을 발산하는 현상이 설명됩니다.
* 양자역학에서 '양자'란, 위에서 설명한, 일정한 크기의 불연속한 에너지를 말합니다. '양자화'되어 있다는 말은 무언가가 연속된 값을 갖지 않고 분절된 값을 갖음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사람 수를 셀 때 1.23명은 존재할 수 없고, 오로지 1명, 2명 같이 자연수로만 셀 수 있으니, 사람 수는 '양자화'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후, 보어의 가설을 지지하는 실험 결과들이 하나 둘씩 나타났고, 이를 신호탄으로 양자역학은 발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양자역학은 발전할 수록 고전역학의 논리로부터 벗어나게 됩니다. 이중 틈 실험은 이같은 양자역학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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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고전역학의 세계에서 실험을 해봅니다. 스크린 앞에 두 개의 틈이 있는 벽을 세우고 볼링공을 굴려봅니다. 볼링공은 왼쪽 틈으로 들어가거나, 오른쪽 틈으로 들어갑니다. 틈으로 들어가지 못한 공은 튕겨나옵니다. 결과는 예상처럼 왼쪽 틈으로 들어간 공들은 전부 스크린 왼쪽에 도달하고, 오른쪽 틈으로 들어간 공들은 전부 스크린 오른쪽에 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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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자역학의 세계에서는 다른 결과를 얻습니다. 이중 틈 사이 벽에 의해 막혀있는 가운데 부분까지도 전자는 도달했습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습니다. 바로, '파동'이었습니다. 하지만 물리학자들은 이 결과를 해석할 수 없었습니다. 이 파동이 의미하는 바를 알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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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뢰딩거 방정식'을 만든 슈뢰딩거는 전자가 곤죽처럼 퍼져있다고 주장하였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물리학자들 사이에 논쟁은 계속되었고, 결국 막스 보른이 '확률 파동'이라는 개념을 제시하기에 이릅니다. '확률 파동'이란 전자가 위치할 확률을 의미합니다. 즉, 파동의 크기는 전자가 발견될 확률을 나타내고, 파동의 크기가 클수록 전자가 발견될 확률은 높아집니다.
'확률 파동'의 개념에서, 전자가 어디에 위치하는지 질문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다만 전자가 특정 위치에서 존재할 확률이 얼마인지 답할 수 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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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 확률은 슈뢰딩거 방정식을 풀어 계산할 수 있습니다.(* 슈뢰딩거 방정식이 복잡해 보이지만, 결국 좌변은 에너지의 총합을, 우변은 운동에너지 + 위치에너지를 나타내는 에너지 보존법칙의 등식입니다)

전자가 어디에 존재하는지 알 수 없고, 다만 확률로만 기술할 수 있다는 사실은, 양자역학을 쓸모 없는 학문으로 보이게 만듭니다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전자의 수가 많아지면, 큰 수의 법칙에 따라, 그 행동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주사위를 굴렸을 때 어떤 숫자가 나올지 전혀 알 수 없으나, 6십만 번 정도 던진다면 우리는 각 숫자가 십만번 정도로 균일하게 나올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전자도 한 개 일 때는 그 위치를 전혀 예측할 수 없으나, 다수가 되면 예측이 가능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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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 자연이 확률 이론으로 설명된다는 점은 직관에 서 크게 벗어났지만, 결국에 물리학자들은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확률 이론으로 놀랍도록 정확하게 원자와 미립자의 움직임을 예측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는 레이저, 집적회로 등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전자분야의 모든 발명을 이끌어 냈습니다.

교양을 위한 양자역학 (2) 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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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 공부를 좋아하는 친구가 추천해준 고양이책을 여기서 보다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 다음 포스팅 기대하겠습니다 ^^ /

저는 그리피스 책이 좋더라구요. 전자기학도 그랬고 양자역학도 그랬고.

헐 깜짝이야 피드리스트에서 제목에 '교양을 위한'과 썸네일 사진에 그리피스와 리보프를 보곤 깜놀해서 들어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피스와 리보프가 교양을 위한 양자역학이라뉫!!!!! 이러면서 달려왔는데 반전이 있었군요 ㅋㅋ
낚시가 목적이셨다면 성공하신걸로...! ㅋㅋㅋㅋ

너무나 어렵지만 기본서라는 것이 함정이죠...ㅋㅋㅋ

지금 제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을 여기서 보게 되다니 너무나 반갑네요^^ 음 근데 슈레딩거가 방정식 만들자마자 바로 널리쓰였던것같은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건 처음듣네요. 그점은 제가잘기억이 안나긴하지만 ㅎㅎ 저는 이세상이 양자화되어있다는게 어쩌면 우리가 매트릭스세상에서 살고있는건 아닐까 싶습니다 ㅎㅎㅎㅎ 뇌피셜이에요. 아무튼 좋은글 많이써주세요 리스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슈뢰딩거 방정식이 안 받아들여진 것이 아니고, 슈뢰딩거의 파동에 대한 해석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슈뢰딩거는 전자 알맹이가 으깨져 퍼져있는 것을 기술한게 이 파동방정식이다 라고 했거든요

전자도 자꾸 입자로 생각하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늘 많은 어려움이 존재하는 듯 합니다.

"입자"란 없다.
이렇게 먼저 생각하고 접근하면 모든게 쉬워지죠^^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입자와 파동의 이중성 개념으로만 접근하다가, 대학에서 양자역학 수업 들으면서 교수님 말씀의 포인트를 읽고 이렇게 물었었어요 "입자란 사실 없는 것이고 파동이 본질입니까? 그게 교수님만의 의견이 아니라 물리학자들 사이의 중론입니까?"하고요.
교수님이 바로 그렇다고 말씀해주셨었습니다. 확실히 그 해석이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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