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안의 개발 잡설 #141 - 디자인 수정은 건너뛰고 개발팀이 알아서 하라니...

dorian-dev (70)in zzan • 3 years ago

한 사업부에서 급히 처리해 달라는 개발 건이 하나 있다. 요청은 지난달부터 있었는데, 우리 팀이야 다른 일들이 쌓여서 미처 신경을 쓰지 못했고 사업부에서도 요청만 한 두번 하고 재차 요청은 하지 않고 시간이 흘렀다. 그러다가 어제 갑자기 빨리 처리해야 된다며 연락이 왔다. 이번 건은 디자인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피드백을 준적이 있었고, 오늘 회의를 하기로 어제 약속이 잡혔다. 그러나 어제 퇴근 직전에 디자이너가 오늘은 재택 근무 예정이어서 회의를 할 수 없다고 연락이 왔다. 사업부에서는 디자인은 건너 뛰고 개발팀에서 알아서 작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새로운 이미지 파일이 필요한 것은 아니고 기존 UI 요소들의 위치와 사이즈를 조절하는 거라 개발팀에서 할 수는 있는 일이다. 그러나 디자인을 스킵하고 알아서 수정해달라고 하는 것은 현재 회사에서는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이번 디자인 생략은 사업부에서 워낙 급하다고 했고 디자인이 새로운 리소스가 필요한 것은 아니어서 인정을 했다. 그러나 같은 사례의 반복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인정하기 시작하면 디자인 업무까지 개발 팀으로 넘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이 안 돼 있으면 개발을 할 수 없다고 강하게 의사표시를 할 것이다. 우리 회사에서 디자인은 사업부가 요청하는 것이지, 개발팀이 요청하는 것이 아니다. 이 룰을 깨려고 하는 자가 또 다시 나타나면, '선 넘지 말라'고 항의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