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용 장군 녹취록 40. 북한 정치보위부의 심문

배신자 김영택은 무사히 귀국했다. 당시 같이 귀국했던 교민들이 김영택을 고발했다. 중앙정보부에 잡혀가서 심문을 받았으나 얼마 있지 않아 풀려났다. 김영택은 광주출신이었는데 지역 국회의원에게 부탁해서 풀려났다고 한다.

한편, 이대용은 치화형무소에 갇혀 있었다. 무엇보다 괴로운 것은 먹지 못하는 것이었다. 하루 두끼를 주는데 아주 작은 밥공기하나에 배추를 조금 넣은 소금국이 전부였다. 너무 영양이 부족해지자 피하조직이 파괴되어 마치 구더기처럼 되었다. 나중에 들으니 그런 현상을 비타민 PP 부족이라고 했다. 평상시 80 Kg 정도였는데 46 kg 정도까지 체중이 줄었다. 너무 마르니 온몸에 핏줄이 다 나왔다. 너무 힘들어 자살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자살이란 의지박약한 자들이 하는 짓이고 자신은 끝까지 싸우겠다고 각오를 다듬었다.

월맹 정치보위부는 이대용에게 진술서를 쓰라고 강요했다. 이대용은 외교관에게 이런 심문을 하는 것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하면서 버텼다. 광대뼈가 튀어 나온 웬바린은 책상을 치면서 총살을 시키겠다고 협박했다. 이대용은 외교관을 너희들이 무슨 권리로 총살시키느냐고 대들었다. 자신은 총살이 무서운 사람이 아니니 총살을 시키려면 유엔이 재판소를 만들어 총살을 하라고 했다. 그리고 석방을 요구했다. 당신들의 외무장관이 서명한 비엔나 협정에 외교관을 이렇게 심문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은 모두 자술서를 작성했다. 자술서를 작성하면 밖에서 식료품을 차입할 수 있도록 했다. 끝까지 자술서를 쓰지 않은 사람은 이대용 한사람 밖에 없었다. 잡혀온 미국인들도 모두 자술서를 썼다. 자술서를 쓰고 나면 북한의 대사관 직원들이 찾아와서 전향서를 다시 받았다.

이대용이 끝까지 자술서 쓰기를 거부하자 1년 정도되어서 외부에서 차입을 허용해 주었다. 이대용이 그대로 죽어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인 듯 했다. 사형수 동에서 2년 1개월을 지내다가 나중에 일반동으로 넘어왔다. 잡혀간 외교관들은 신체적인 고문을 당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민간인들은 매를 맞기도 하고 고문을 당했다.

이대용이 체포된지 약 3년 정도가 지난 78년 9월 25일 북한의 정치보위부원들이 찾아왔다. 그날이 이대용의 결혼 기념일이었다. 갑자기 옷을 챙겨 입히더니 차를 태워 외무부로 데려갔다. 차관인지 국장인지 하는 사람이 이대용에게 그동안 외교관에게 대우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이대용은 석방이 되는가 하고 기분이 좋았다.

그들은 다시 이대용을 차에 태워 인도네시아 대사관으로 데리고 갔다. 이대용은 월맹이 인도네시아 대사관을 몰수한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2층으로 올라갔더니 한국사람과 똑 같이 생긴 사람이 앉아 있었다. 이대용은 이북에서 온사람이라는 것을 직감했다. 자신들은 빙빙돌아가는 회전의자에 앉아 있었고 이대용에게는 녹슬은 접이식 철의자에 앉으라고 했다. 한동안 아무말 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다. 이들 2명은 이대용을 쏘아 보았다. 이대용도 째려 보았다. 갑자기 “북반부에서 왔수다”라고 했다. 이대용은 “어느나라 국방부에서 왔소?”하고 되물었다. 그랬더니 ‘북조선에서 왔다’고 하면서 과거를 청산하고 관대하게 용서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월맹 정치보위부가 하던 상투적인 이야기였다.

이대용은 자신이 외교관이므로 북한으로 부터 심문받을 이유가 없으며 북한도 자신을 심문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하면서 앞으로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자 그중에서 북한에 직접 온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이대용에게 “이 새끼”라고 했다. 그러자 이대용은 “이새끼 ?”라고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판사판해보겠다는 생각으로 책상옆으로 밀고 나갔다. 그러자 옆에 있는 사람이 같은 민족끼리 왜 그러냐면서 말렸다. 이대용은 “그래 같은 민족끼리 불법으로 월맹에 체포되어 3년이나 넘게 고생하고 있는데 월맹에 나를 석방시키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고 지금 와서 무슨소리냐”고 따졌다. 그러자 다시 너절너절한 소리를 한참을 했다. 이대용은 귀를 막고서 아무말하지 않고 있었다. 한 20분 정도 지났을까 경비병을 불러서 오늘 심문은 이것으로 끝내겠다고 했다. 이대용은 다시는 나를 만날필요가 없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가족들과 늘 항상 건강하시오. 하하”하고 웃으며 나왔다.

녹취록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30,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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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한 분이시군요

work a very extraordinary sir.
excellent post sir @wisdomandjustice

김영택을 풀어주라고 했던 국회의원,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네요 ...

80kg에서 46kg로 줄었다니 할말이 없네요. 몇번의 자살 고민이 이해가 갑니다.
9월 25일이 결혼 기념일이신가보내요. 제 생일인데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외에는....;;
오늘도 디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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