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용 장군 녹취록 27. 기대하지 않았던 장군 진급

이대용은 3년간의 무관 임무를 마치고 1996년 귀국했다. 귀국을 했으나 어디 마땅하게 갈 곳이 없었다. 당시 한국군은 매우 부패한 조직이었다. 줄을 잘 대는 사람들만 승진을 했다. 한국전쟁 때 아무리 전쟁을 잘 했던 사람도 연줄을 찾아서 대지 않으면 진급을 할 수 없었다.

이대용은 월남에서 무관임무를 수행하면서 많은 성과를 거두었기 때문에 좋은 보직이라도 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아무런 직책도 받지 못하고 허송세월 하고 있었다. 마침 육사 8기생으로 미국 OBC 교육 받을 때 같이 갔던 강신탁 장군이 찾아왔다. 이대용은 당시 전세집을 전전하고 있었다. 강신탁은 이대용에게 이렇게 가만히 있으면 어떻게 하냐면서 소위 운동이라는 것을 하라고 했다. 이대용은 웃으면서 보직이야 육군본부에서 내 경력을 보고 주는 것이지 자신이 찾아 다니기는 싫다고 했다.

대기하는 동안 이대용은 공원에 나가 책이나 읽으면서 시간을 보냈다. 약 3개월 정도 지나서 동국대학교 학군단 단장으로 가게 되었다. 동국대학교 학군단장 하면서 장군으로 진급했던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이대용은 장군이 될 생각은 아예 하지도 않았다. 모두들 장군진급을 하기 위해서 여기저기 뛰어 다니기 바빴다. 장군 진급 대상자가 700명 정도가 되는데 그중에 26명이 진급을 했다. 아예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진급은 포기했다.

마침 주한 월남 대사관 공사로 있던 티우 대통령 형이 찾아 왔다. 이대용은 티우와 인연으로 티우의 가족과도 가까운 관계였다. 티우 대통령의 형이 찾아와서 한국에서 압연공장을 만드려고 하는데 교섭을 좀 해달라고 부탁을 해왔다. 이대용의 상황을 잘 알고 있던 티우 대통령의 형은 그 공장 만들어서 사장을 하라고 권유했다. 약 500만 달러 정도를 투자해서 공장을 만드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자금은 월남에서 내고 한국에서 물건을 대는 조인트 벤쳐 방식이었다.

이리 저리 수소문을 해보니 일본에서 귀국해 영등포에 압연공장을 하고 있는 신영술이라는 사람을 소개 받았다. 이대용은 신용술과 티우 대통령의 형을 만날 수 있도록 주선을 해 주었다. 사업이야기는 잘 추진되어서 이대용은 지사장으로 나가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다. 월급은 2-3000불 정도였다. 무관이 1000 불 정도였으니 상당한 수준의 금액이었다. 이대용이 경영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3개월 정도 교육을 받기로 했다. 오전 4시간 정도 교육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동국대 학군단장 근무도 수행해야 했기 때문에 전역지원서를 제출하려고 했다.

당시 학군단장 인사를 담당하는 강경순 대령이라는 사람이 이대용의 전역지원서 제출을 만류했다. 혹시 모르니 진급결과는 보아야 한다면서 12월에 지사장으로 취임할 때 전역지원서는 그때 내라고 했다. 진급을 하기 위해서 뇌물을 바치고 돈이 왔다갔다 하는 것을 보고 환멸을 느낀 이대용은 군생활을 더 이상 하지 않으려고 했다. 그러나 강경순 대령은 끝까지 만류했다.

어느날 교육을 받고 있는데 갑자기 육군 참모총장 비서실장 이건영 장군이 전화가 왔다. 이건영은 이대용의 육사 7기 동기생이었다. 진급을 축하한다는 인사전화였다. 이대용은 처음에는 자신과 이름이 비슷한 사람이 있어서 이건영이 착각한 것으로 생각하고 웃었다. 그리고서는 자신의 방으로 빨리 오라고 했다.

마침 통화하는 것을 듣고 있던 신영술 사장은 진급하는 것을 만류했다. “별 달면 뭐합니까 ? 이거하세요 이거하면 돈 법니다. 그리고 봉급도 더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서 극구 만류했다. 비서실장 이건영의 방으로 찾아갔더니 장군 계급장을 추면서 축하한다고 했다. 아직 발표도 나기 전이라 긴가민가 하는 생각으로 사무실로 돌아왔더니 연대장할때 사단장하던 장우주 장군이 전화를 했다. 장군 진급 축하한다는 이야기였다. 어떻게 아시느냐고 물었더니 진급심사위원으로 들어갔다가 나왔다고 했다.

장우주 장군은 자신의 집으로 찾아오라고 했다. 이대용은 장우주 장군의 집이 어디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그는 윗사람들 집에도 와서 인사도 하고 해야지 우리집도 모르느냐고 하면서 사직동이라고 했다. 혼자오지말고 부부가 같이 오라고 해서 찾아 갔다. 장우주 장군은 장군 진급한 것을 족보에다 쓸때 박정희라는 이름을 크게 쓰고 장우주라고 조그맣게 하나 써 놓으라고 웃으며 이야기 했다.

녹취록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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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부패한 곳에서 더러운 일 하나 하지 않았는데 진급이 된걸 보면 역시 대단한 분이 맞는 듯 합니다.

그나마 안목있는 분들을 만나 는 복이 있었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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