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과학] 기억이란 실제로 무엇일까? 기억의 생체물리학적 표현과 가짜 기억의 이식!

in #kr6 years ago (edited)

먼저 이 글은 @ngans의 글 What Really is a Memory? Bio-physical Representations of Memories, and Implanting Fake Memories on Command!를 번역한 것이며, @ngans에게 그의 모든 글에 대한 번역을 허락 받았음을 밝혀둡니다.

@ngans의 글은 신경과학의 정보와 함께 다소 철학적인 주제를 던져줍니다. 저도 익숙한 분야가 아니라서, 함께 공유하고 생각을 나누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철학과 심리학이 태동한 이래로, 사람들은 기억이란 실제로 무엇인가를 고민해왔습니다. 우리는 그것이 과거의 정보와 관련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것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그리고 어떻게 저장되고, 회상되며, 잊혀지고, 경험되는지에 관련해서는 의문투성이입니다. 우리는 기억에 관한 신경과학의 사실들을 알아보기에 앞서, 우선 이 규정하기 어려운 개념의 탐구를 위하여 흔들리지 않는 토대를 마련해야 합니다. 간단하게 “기억이란 무엇인가”를 구글로 검색해보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정의가 나옵니다.

이 중 첫 번째 정의는 기억을 하나의 능력으로 여기며, 어떠한 종류의 일을 수행하는 고유의 잠재력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는 기억을 일종의 처리 과정으로서 특징짓는 데 도움이 되지만, 대체 무엇이 이러한 능력을 가능케 하는지 설명하지 못하며, 과거의 상태들을 자각하는 체험과 빨강을 볼 때마다 빨강이라고 안정적으로 인지하는 능력을 구분 짓지 못합니다. 단순한 특성만을 분별하는 이 같은 능력을 우리는 기억으로서 다루지 않을 것이며, 여기에는 우리가 결코 인지하지 못할 것들을 “기억”할 수 있는 생물학적 과정들(예를 들어, 활동전위가 발생하였는지를 판단하는 개별 뉴런들의 능력)이 많이 있습니다. 

이로써 우리는 기억을 언급할 때, 온갖 정보의 저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더 구체적으로 우리가 의식적으로 인지하는 정보의 저장만을 의미함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는 4 곱하기 5가 20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지만, 이 정보는 특정한 날짜, 시간, 냄새 또는 소리 따위를 가리키고 있지 않습니다. 이는 의미기억(Semantic Memory)으로 불리며, 특정 사건에 대한 자전적 기억과는 상당히 다른 것입니다. 우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가 겪은 경험들의 자세한 부분들을 잊기 시작하고, 대신에 그들 사이에서 의미 있는 정보들만을 추출해 냅니다. 이는 저장 공간을 관리하는 효율적인 방법이며, 이로써 우리는 모든 기억의 저장 장치들을 하나하나 뒤져보지 않고도 근사적으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만약 특이한 상황이 발생하면, 우리는 그 상황을 개별적으로 더 자세하게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말년의 우리에게 지혜와 통찰을 부여하는 중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단기기억과 장기기억처럼 다른 유형의 기억들 사이에 설명되어야 할 무수한 차이점들이 더 있지만, 글의 분량과 시간의 한계상 여기까지만 간략히 언급해 두겠습니다.

기억과 그 내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방법들에 의해 변형됩니다. 재응고화라고 불리는 과정은 우리가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그것이 변형되기 쉽도록 만듭니다. 신문 과정에서 누군가를 범인으로 유도하면, 그가 실제로는 현장에 없었더라도, 목격자가 그를 현장과 함께 용의자로 기억하는 현상은 유명합니다. 이 과정은 우리의 기억을 새로운 정보로 갱신하고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또한 우리의 기억을 오도하며, 결코 실제의 사건을 참되게 표현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여러분의 친구가 여러분에게 물고기가 얼마나 컸는지를 과장해 이야기할 때마다, 그리고 조금씩 그 물고기의 크기를 키울 때마다, 그는 실제로 매번 더 큰 물고기를 기억해 냅니다!

이제 우리는 우리가 말하고 있는 기억이란 무엇인지에 대하여 더 나은 정의를 내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즉, 기억이란 어떤 식으로든 저장되고, 갱신되며, 즉각 검색되는, 과거의 의식적 경험에 대한 동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정신적 과정이고, 우리의 정의는 그것의 특성을 비물리적인 방법으로만 설명합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기억을 가리킬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저에게 그 기억을 전달할 수도 없습니다. 여러분은 심지어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또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그것이 순전히 물리적인 기질(基質), 즉 우리의 뇌에서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기억을 뇌의 특정한 상태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감각투사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표현은, 기억이란 뇌의 모든 활동의 총합이 아니라 한낱 작은 일부이기 때문에, 조금 더 다듬어질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기억을 떠올리는 동안에도, 순간순간 들어오는 청각이나 시각, 몸감각의 정보들과 같이, 그 기억과 관련 없는 정보들을 계속하여 의식합니다. 그 와중에 여러분은 여러분이 기억 속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며, 때때로 생생한 감각을 경험함에도, 그 감각이 실시간으로 경험하고 있는 것들과는 질적으로 다르다 사실을 잊지 않습니다. 

구조적인 외관 때문에 그 동물의 이름을 따서 명명된 해마는 기억 처리의 중요한 영역입니다. 만약 누군가 이 부분의 기능을 잃게 된다면, 그는 장기기억의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연구자들은 지난 세기 동안 뇌의 이 영역을 아주 세밀하게 연구해 왔고, 오늘날의 전기생리학, 신경해부학, 신경유전학, 분자 신경과학 및 약리학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 귀중한 발견들을 해냈습니다. 또한, 세포 수준에서 우리의 뇌가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장기강화와 장기억압(LTP와 LTD)이 활발히 연구되며, 이 작은 부분이 우리의 기억에 얼마나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최근, 연구자들은 기억의 생체물리적 표현인 기억흔적(memory engram)(see 1.)을 식별하고 특징지어 냈습니다. 이 개념은 흔히 1904년 Richard Semon이 출판한 Die Mneme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기억흔적은 기억을 부호화하고 다시 떠올리는 데 필요한 특정 세포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는 기억을 구성하는 정보들이 포함된 여러 회로들의 조화를 이끌어 냅니다. 이들 세포는 비활성화되어, 기억을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없는 역행성 기억상실증(see 2.)을 유발할 수 있으며, 반대로 광유전학기술(optogenetics)을 이용해 단 한 번의 버튼 클릭만으로 세포를 인위적으로 재활성화시킬 수도 있습니다(see 3.)! 그리고 여기서 더 나아가, 이 개념을 사용하면 거짓 기억을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합니다(see 4.). 이로써 영국의 드라마 블랙 미러와 같은 세상이 실제로 가능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References:

1.   Tonegawa, Susumu, et al. "Memory engram storage and retrieval." Current opinion in neurobiology 35 (2015): 101-109.

2.  Ryan, Tomás J., et al. "Engram cells retain memory under retrograde amnesia." Science 348.6238 (2015): 1007-1013. 

3.  Liu, Xu, et al. "Optogenetic stimulation of a hippocampal engram activates fear memory recall." Nature 484.7394 (2012): 381. 

4.  Ramirez, Steve, et al. "Creating a false memory in the hippocampus." Science 341.6144 (2013): 387-3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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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풀 보팅을^^
내가 했다는 기억이 생생이 남아 있도록 ㅋㅋ
뒷 이야기도 기대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요호님ㅋㅋㅋ 저는 항상 요호님의 모든 은혜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은혜라니 손발 오그라듭니다. ㅋㅋ

그러면 은정으로 정정해 보겠습니다ㅎㅎㅎ

요호!! 은정 좋네요^^
왠지 정감도 있고 ㅎㅎ

뇌과학은 정말 신비함 그 자체인거같습니다

저도 이쪽을 좀 알고싶어서 공부 겸 번역해 보고 있습니다.

기억이나 의식 등의 실체가 가까운 미래에 밝혀지리라 봅니다.
긴 시간을 거쳐서 다수의 시행착오와 적응으로 (=진화론) 인간까지 나왔는데, 인간이 인간을 보고 분석해 내는 것은 시간문제라 봅니다~

가상 체험, 가상 기억의 윤리적 문제를 어떻게 논의해 나갈지 기대가 됩니다.

뇌과학 책을 읽을 때 내가 도저히 범접할 수 없다 생각하면서도 흥미있게 읽은 기억이 납니다.

연주자들의 노고에 경탄할 뿐이죠ㅎㅎㅎ

인간의 뇌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날이 과연 올지 궁금해집니다. 제가 주로 기억에 대해 생각할 때는 무언가를 망각하고 싶을 때 생각하는데 ... 기억이란 참 신비하네요 :)

불러낼수록 조작된다는 사실도 재미있습니다. 그렇다고 안불러내면 또 잊어버립니다ㅎㅎㅎㅎ

그래서 시험보고 나서 그 지식이 제 머리에서 훨훨 지워지는군요 (...)

휘발성이죠ㅋㅋㅋㅋㅋㅋ

이글을 읽으니 이제는 점점 분리하여서 연구하던 접근이 통섭의 과정으로 바뀌어가는거 같습니다. 물질따로 정신따로가 아닌 함께 연구하는 방향말이죠. 그런데 한국의 학계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신경과학이 애초에 물질에서 정신이 어떻게 나오나를 연구하니 그럴 수밖에 없을 것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어떤 연구를 하는지는 저도 들어본적이 없군요.

필력이!!매우!!!

어차피 번역인걸요ㅎㅎ

학부때 신경생리에 관심이 많아서 논문도, neurotransmitter 모였지 GABA 의 receptor 발현 유전자에 대한 거였는데 ㅋ 옛날 생각나서 댓글 답니다 ㅋㅋ 기억이란 결국 synapse 끼리의 관계인 거 같은데 꺼낼 수록 이 synapse 들이 단단해지는 거 같아요 ㅋ 꺼낼 쓸수록 단단해지고, 여러 시청각을 활용한 자극들이 많아질수록 connection 이라 해야 하나 이게 많아져서 더 공고해지는 듯한 ㅎ

추억에 잠겨 노닥거려보았습니다 ㅋ

참 흥미로운 분야 같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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