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박 24일 🌟 4인 가족 유럽여행기 (런던편 - 2)

in #kr6 years ago (edited)

그림5.png

가족여행이 끝나고 곧바로 이어진 하와이 학회에 참가한 후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ywha12, 용욱입니다. 😃

지난 <런던편 - 1>에 이어 런던의 두번째 이야기를 풀어보겠습니다.

IMG_5476.JPG

부모님이 편찮으셨던 첫번째날을 동생과 마켓 투어로 보내고 다음날, 부모님과 함께 런던 시내의 waterloo 역으로 갔습니다. waterloo역은 꽤나 커다란 기차역인데 역 바로 앞에 런던아이, 빅벤, 웨스터민스터 국회의사당까지 많은 볼거리가 몰려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 역입니다.

IMG_5317.JPG

역에서 나가니 어느덧 런던의 상징이 된 런던아이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템즈강변의 금싸라기 땅에 자리한 런던아이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대관람차입니다. 사진을 찍으며 템즈강에 조금씩 더 다가갔습니다. 5년 전 런던에서 1년간 유학생활을 하면서 자주 보았던 빅벤웨스터민스터 국회의사당을 보고싶었습니다.

하지만 강변에 다다라 빅벤을 바라봤을 때에는 뭔가 기억과는 다른 모습에 눈을 끔뻑거렸습니다.

IMG_5319.JPG

IMG_5337.JPG

겨울 비수기를 맞아 빅벤과 국회의사당을 전면 보수 공사중이었습니다. 여행의 마무리에 아버지께서 독감에 걸리신것도 아쉬운데 하필이면 런던의 상징 빅벤과 국회의사당이 동시에 수리까지하고 있다니.. 너무 마음이 아팠습니다. 은박으로 감싸진 빅벤을 보고 가는 사람도 별로 없을 거라며, 저것도 빅벤의 한 모습이라 하시는 부모님에게 왠지모를 죄송한 마음과 함께 감사한 생각도 들었어요.

IMG_5327.JPG

얼마전 차량 돌진 테러로 관광객 수명이 희생당했던 빅벤 앞 템즈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는 돌진 차량을 방어하기 위한 바리케이트가 새로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미적 디자인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무미건조하고 그저 단단해보이는 바리케이트는 브렉시트 통과 이후 예전같지 않고 흉흉한 모습을 반영하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씁쓸했습니다. 😢

IMG_5341.JPG

IMG_5342.JPG

다리를 반쯤 건너며 공사중인 빅벤 배경으로 안타까운 사진들을 찍어내다 다시 뒤를 돌아봤을 때, 멀쩡한 런던아이와 함께 보이는 런던 시청사는 그나마 변하지 않은 향수를 안겨주더라구요. 다리 중간에서 치마를 입고 열심히 스코틀랜드 전통악기를 연주하는 한 아저씨의 공연을 위안삼아 템즈강을 건넜습니다.

IMG_5364.JPG

다리를 건너 조금 더 걸어가면 영국의 위인들이 잠든 웨스터민스터 사원을 볼 수 있습니다. 입장료가 꽤나 비싼 탓에 들어가보지는 못했지만, 고딕양식의 쌍둥이 타워가 서있는 모습이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이 떠오르게 했어요.

날씨가 꽤 추워서 독감에 걸린 채 아픈 몸을 이끌고 나오셨던 아버지께서 힘들어하셔, 실내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버스를 타고 대영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IMG_5367.JPG

IMG_5370.JPG

대영박물관은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고 불리던 영국이 해외 각국의 보물들 약 800만여점을 수탈하여 전시해놓은 거대한 박물관이에요. 워낙 수탈한게 많아서-자국 전시품이 일정 퍼센티지를 차지하지 못하면 입장료를 받을수 없다는-국제 박물관법에 의거, 무료 입장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리스의 신전을 연상시키는 건물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뒤돌아보면, 참으로 영국스러운 예쁜 풍경이 펼쳐져있습니다.

IMG_5381.JPG

아름다운 유리 천정으로 꾸며진 박물관 내부는 이집트관, 그리스관 등 특별관들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 중 중요한 작품들만 살펴보자면, 로제타석과 라마수 석상,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 일부 등이 있습니다.


로제타 스톤

로제타 스톤은 발견 이전까지만 해도 해석이 불가했던 이집트 고대문자를 해석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비석입니다. 사제를 위한 이집트 신성문자와 대중을 위한 민중문자로 적혀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당시에도 해석이 가능했던 고대 그리스어로 똑같은 내용이 한번 더 작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별것 아닌 것 같은 이 비석의 가치는 하와이 섬 하나의 가치와 맞먹을 만큼 어마어마하다고 해요.

IMG_5376.JPG
라마수 석상

지혜를 상징하는 사람의 머리, 용맹을 상징하는 독수리 날개, 부지런함을 상징하는 짐승의 다리를 갖춘 라마수 석상은 고대 메소포타미아 지방의 대문을 지켜주는 수호신입니다. 우람한 근육을 자랑하는 다리와 부릅뜬 두 눈이 믿음직하네요.

IMG_5375.JPG
파르테논 신전과 목없는 여신상

도대체 어떻게 가져왔을지 궁금하던 파르테논 신전은 그리스에서 가장 유명하며 가장 아름답다 평가되는 건축물입니다. 때문에 반환을 목놓아 외치는 그리스와의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영박물관을 둘러보고 다음날 젊은이들의 거리,

캠든 마켓으로 향했습니다.

IMG_5398.JPG
캠든 마켓 가는길, 런던을 정복한 치맥

IMG_5406.JPG

IMG_5454.JPG

포토벨로, 버로우 마켓에 이어 런던의 3대 마켓으로 불리는 캠든 마켓에 도착했습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느껴지는 자유로운 거리의 분위기가 왠지모르게 들뜨게 하는 그 거리를 걷다보면, 입체적인 간판과 멋들어진 건물들이 눈길을 끕니다.

IMG_5425.JPG
마켓 느낌을 뿜어대는 거리

IMG_5417.JPG

캠든마켓의 중심은 CAMDEN LOCK인데요. 이곳에서는 세계 각국의 맛있는 길거리 음식들이 모여있어서 간단하게 한끼씩 떼우기 좋았습니다. 저희도 간단히 치킨 누들을 먹었는데, 꽤 맛있었습니다.

IMG_5429.JPG
CAMDEN NOODLE

요기를 하고 돌아다니다 보니 특이한 매장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CYBERDOG입니다.

IMG_5419.JPG

처음에는 뭐하는 곳인가 싶어 들어가 본 이 매장은 제가 태어나서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완전히 새로운 장소였습니다.

IMG_5423.JPG

거대한 사이보그 인형 두개가 보초를 서고 있는 입구를 들어가면, 바로 정면에 강렬한 화장을 한 여성분이 클럽음악에 맞추어 열심히 춤을 추고 있습니다. 클럽인가 싶어 긴가민가 했지만, 이곳의 정체는 바로 옷가게입니다.

IMG_5420.JPG


인터넷에서 퍼온 CYBERDOG 매장 직원들..

온통 형광색인 독특한 분위기의 이 옷가게에서는 아마 나이트 클럽에서 입을 복장들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게다가 매장만큼이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풍기는 직원들은 도저히 말도 걸기 힘들정도여서 조용히 사진 한장만 남기고 퇴장했답니다. 이번 유럽 여행 중 가장 충격적인 가게였어요.

충격을 뒤로하고

캠든 타운을 다시 거닐다보면 작은 운하를 만날 수 있습니다.

IMG_5444.JPG

IMG_5436.JPG

IMG_5442.JPG

캠든 타운을 리틀 베네치아라고 불리게 해준 이 운하는 정말이지 베네치아만큼이나 아름다웠어요.

IMG_5448.JPG

열심히 리틀 베네치아의 사진을 찍고 캠든 타운을 나오는 길에 스피릿 가득한 전자기타 소리에 사로잡혀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거기에는 생각보다 꽤 나이가 있으신 아저씨가 짙은 화장과 함께 형광색으로 머리를 물들이고 기타를 연주하고 있었습니다.

IMG_5453.JPG

사진 찍는 제게 포즈도 취해주시던 그분.. 잊을 수 없네요.

집으로 돌아가기 아쉬워 해가 진

브릭레인 마켓을 잠시 걸었습니다.

IMG_5461.JPG

현대적인 건물들을 지나, 벽돌 건물로 가득한 해질녘의 브릭레인 마켓도 나름 운치가 있었습니다.

IMG_5462.JPG

IMG_5463.JPG

멀리서 들려오는 길거리 밴드의 음악에 귀기울이며 잠시 거리에 서 있었습니다.

IMG_5471.JPG

이것저것 잡다한 물건들이 많아 기념품을 마련해가기 좋은 곳이라던 이곳 브릭레인 마켓은 해질녘, 하나 둘 상점들이 문을 닫고 있는 시간대였어요. 길거리의 푸드트럭도 이제 귀가할 준비를 하고 있더군요.

IMG_5470.JPG

이곳에서 영화에서 자주 보던 음반매장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정말 방대한 양의 LP판들과 CD를 판매중이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음악을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캐주얼하게 차려입은 몇몇 친구들은 서로 안부를 물으며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군요. 런던이었습니다.

IMG_5474.JPG

런던 중심가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퇴근 후 북새통을 이루고 있던 PUB을 지나 런던 일정을 마무리하고 숙소로 귀환했습니다.

마지막 날 밤, 숙소 근처의 로컬 펍에서 생맥주를 마시며 지난 23박 24일의 가족여행을 뒤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인, 친구와 함께한 여행이 아닌 가족과 함께한 여행이었기에 특별한 하루하루였습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가슴속에 오래오래 남겨놓기로 다짐해봅니다.

조만간 유럽여행기의 정리 포스팅과 함께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3박 24일 4인 가족 유럽여행기

Sort:  

비오는 날 캠든이랑 브릭레인을 갔었던 저인지라 저런 모습은 새롭게 다가오네요. 그나저나 쨍한 날씨의 런던 너무 예쁩니다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ㅎㅎ
겨울이라 많이 추웠지만 그래도 해가 떠있어 다행이었어요!

런던에서 유학도 하셨군요. 치맥가게도 있다니 영국사람들 이제야 맛있는 음식에 눈뜬건가요? ㅋㅋㅋ 사이버도그 매장 쫌 무섭네요. ㅋㅋㅋ

ㅋㅋㅋ영국사람들도 영국음식에 자신이 없으니... 치맥은 사랑입니다ㅎ

조금 늦었죠?
1일 1포스팅해주시면^^ 짱짱맨은 하루에 한번 반드시 찾아온다는걸 약속드려요~

저 펑키한 기타 아저씨 ... 역시 센스가 있으실 줄 알았는데 사진 찍는 센스도 장난아니네요 ㅋㅋ ;; 그리고 옷가게는 한국에 저런 것이 생기면 아마 뉴스나 신문에 단박에 실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ㄷㄷ ;;;

런던의 풍경들이 정말 아릅답네요!

Coin Marketplace

STEEM 0.20
TRX 0.14
JST 0.030
BTC 67917.78
ETH 3516.77
USDT 1.00
SBD 2.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