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박 24일 🌟 4인 가족 유럽여행기 (노르웨이편 - 2)

in #kr7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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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23박 24일 유럽으로 가족여행 중인 용욱입니다.

현재는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내고 유로스타를 타고 도버해협을 건너 런던으로 가기 직전입니다. 그동안 파리 숙소의 열악한 무선인터넷 환경 때문에 사진 업로드를 하지 못해 글만 적어놓았다가 유로스타의 무료 와이파이의 은혜로 드디어 포스팅을 해봅니다. 😃

이번 포스팅에서는 노르웨이 트롬소에서의 산책 풍경과 오로라 헌팅 프로그램에서 주로 방문한다는 Northern light spot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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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노르웨이 1편에서 숙소에 도착하여 북유럽의 모던 인테리어에 감탄한 후 본격적인 트롬소 여행을 해볼까? 하던 찰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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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날, 현관문을 열었을 때 쌓여있던 30~40cm의 눈은 이번 트롬소 방문이 얼마나 고될지를 알려주는 신호탄이었습니다. 걸을때마다 눈속으로 푹푹 빠지는 발걸음은 '이 앞에 크레바스가 있는건 아닐까..?' 하는 공포를 안겨주었습니다. 😱

트롬소의 시내는 숙소에서 걸어서 40여분이 걸리는 먼 거리였는데, 이런 환경에서 무작정 걸어갈 수는 없겠다 싶었습니다.

Airbnb 호스트에게 물어보았더니 트롬소에서 투어 버스를 운영하지만 여름 시즌이 지나면 운행을 종료하기 때문에 겨울에는 로컬 버스를 이용해야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 한글로 잘 정리되어 있는 곳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호스트에게 물어물어 정보를 알아보았죠. 잠깐 짬을 내어 간략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트롬소의 로컬 버스 🚌🚌🚌

트롬소의 버스 시스템은 다른 도시와 조금 다릅니다. 일단 구글 지도에 트롬소의 대중교통을 검색하면 결과를 찾을 수 없습니다.(18년 1월 기준) 무작정 나왔다가는 낭패 볼 수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하여 길을 나서야 합니다.

버스 노선 정보를 구글 맵에서는 얻을 수 없지만, 그래도 방법이 있습니다. 이곳에서 출발지와 도착지를 선택하면, 몇번 버스를 타야하며 어떻게 환승해야하는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혹은 Troms Reise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도 트롬소에서 구글맵을 대체할 수 있다고 합니다.

트롬소의 버스 티켓은 Mobillett이라고 하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성인 기준 1회 티켓은 약 5000원 정도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다시 여행기로 돌아와...

저희도 시내관광을 포기하기 아쉬워 잠시나마 버스를 타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전 11시 30분에 떠서 오후 12시 30분에 지는 해는 우리의 여행욕구를 간단히 꺾어버렸습니다. 😭 사실 나가기 귀찮은 부분도 없지 않았던 것 같아요..ㅎㅎ

시내로 나가지 않기로 결정하고 나서는 진짜 트롬소 주민들이 살고있는 거주지역의 골목골목을 돌아볼 시간이 많이 생겼습니다. 그렇게 저희는 밤에는 오로라를 찾으러, 낮에는 주변 산책을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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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덮인 트롬소의 외곽 마을은 평온하고 고요했습니다. 분명 집집마다 불도 켜져있고 이따금씩 인기척도 느껴지지만 거리로 나온 사람을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그런 신비로운 느낌이 좋아 추위에 언 몸을 꽁꽁 싸매고 이리저리 돌아다녔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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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눈더미에 만들어 놓은 동굴이 있길래 동생을 밀어넣어 보았습니다 :)

하루 한시간 짧게 뜨는 태양에 잠깐이나마 세상이 환해졌을때는 이렇게 산책을 다니고, 곧 어둠이 찾아오면 오로라를 찾으러 다시 집을 나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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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과 비가 번갈아오면서 도로가 꽁꽁 얼었는데 이 위에 잘게 쪼갠 자갈을 뿌려 미끄러지지 않게 해놓았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는 도로가 얼면 염화칼슘과 모래를 뿌리는데 이때 뿌리게되는 염화칼슘은 공업용 소금 제설에는 효과가 있지만 도로와 자동차, 철근 구조물을 부식시키는 효과도 있으며, 환경적으로도 논란이 많이 있거든요.

물론 자갈을 도로에 뿌리게 되면 자동차 타이어가 금방 마모되는 역효과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와 다른 제설 방안을 채택한 부분은 개인적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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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 슬로프를 보는 듯한 마을의 오솔길.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레 언덕에 올라 왔던길을 돌아보니 멋진 경치가 우리를 반겼습니다. 스키장 슬로프를 리프트 없이 올라온 듯한 기분도 들고 꽤 오묘한 심정이었어요. 스키장비를 가져왔다면 편하게 집에 가겠다 싶었죠.

그런데..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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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어가 지나간 공원길(슬로프..?)

실제 스키어의 모습은 사진에 담겨있지 않지만, 스키를 신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마을 언덕에서 내려오는 걸 보고 몇초간 얼어 있었습니다. 생활 스포츠로서의 스키라니! 너무 부러웠습니다. 😂

밤이 깊으면 저희는 Airbnb 호스트가 알려준 오로라 스팟으로 향했습니다. 인당 1500 크로네, 한화로 약 20만원 정도를 들여 참가 할 수 있는 오로라 헌팅 프로그램에서도 주로 찾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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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비가 내리지 않는 노르웨이에서의 마지막 밤, 트롬소 한가운데 있는 작은 호수 Prestvannet에서 오로라를 기다렸습니다. 호수는 얼어붙어 그 위에 눈이 소복히 내려있었습니다. 주변의 나무와 가로등으로 어렴풋이 호수의 크기를 짐작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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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게도 찍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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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게도 찍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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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도 찍어보면서...

열심히 카메라 초점과 노출시간을 설정해놓았건만, 오로라는 나타나지 않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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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은 시각 조용한 호수와 하늘의 별들을 보며 다음번에는 연인과 함께 다시 돌아와 꼭 오로라를 보리라는 다짐을 하고는 허탈한 마음을 추스리고 다시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오직 오로라만을 기대하며 찾은 노르웨이의 트롬소였지만 짖궂은 날씨와 타이밍의 문제로 저희는 끝내 오로라를 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숙소가 좋아서 눈내리는 바깥풍경을 보며 따뜻한 커피한잔으로 여유를 찾았던 기억은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요.

만약 제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 오로라 여행을 하려는 분이 계시다면 꼭 4박 이상 일정으로 계획하되, 숙소에 충분히 투자하시기를 추천드려요.

조금 허무하게 끝난 이번 노르웨이 여행이었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경험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다시 오면 되니까요! 그럴 수 있겠죠..?

다음 포스팅은 파리입니다.

3박 4일 일정으로 계획했던 파리 여행은 크고 작은 사고에 휘말려 정말 다사다난했던 것 같아요.
곧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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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홍보하는 프로젝트에서 나왔습니다.
오늘도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화이팅입니다.!

아닛! 진짜로 스키를 타고 다니는 분들이 저 곳에는 계시는 거군요!!ㅋㅋ포스팅 읽다 와 이거봐 하면서 옆에 있는 친구한테 보여줬네요:)
가족들과 함께 23박 유럽 여행 너무나도 부럽고 멋집니다. 저도 열일해서 부모님 모시고 꼭 다녀오고싶네요 ㅎㅎ남은 여행들도 화이팅입니다 용욱님~정말 멋진 포스팅입니다!

재밌게 읽어주셨다니 감사합니다!!
@worldinmyheart 님 댓글에 저도 힘이 납니다! 👍
이제 여행 막바지인데, 끝까지 열심히 포스팅하겠습니다!

눈에 파묻혀 있음에도 개성이 살아있고
아우러지는 분위기를 연출하는 듯하네요

눈을 대하는 방법이 우리나라와는 다르다는 건
저도 인상깊게 생각합니다.

그곳 사람들에게는 스키장이라는 개념이 있기는 할까
싶은 생각이 절로 듭니다.(웃음)

잘 보고 가요

스키를 사랑하는 스키어들에게는 천국같아보였어요.
그래도 안전한 스키를 위해서는 스키장을 이용하긴 해야하겠죠? ㅎㅎ

한시간만 해가 뜨다니!! 정말 남의 나라 이야기네요. 사진만 봐도 발끝이 시립니다. ^^

세상은 넓고 다른 것도 많다는 생각이 많이 들던 노르웨이였어요!ㅋㅋㅋ 그라두 살기에는 한국이 좋아요ㅎㅎ

오로라가 나타나지 않았다니...너무 아쉽습니다.
근데 동생을 밀어넣으시다니
잔인잔인해!!

하하 맘같아선 파묻어버릴까 했지만..
피붙이 정때문에 살려줬네요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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