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치기 당한 곳

금방 전에 뜨레비 분수 근처의 골목에서 동생이 소매치기를 당했어요!!

오후 두시 쯤의 대낮에 그렇게 좁지도 않고 유동인구도 많은 골목이었는데 꾀죄죄한 젊은 여성 두분이 동생의 왼팔을 잡고 이탈리아어를 뱉으며 팔을 잡아 끌었어요. 두 여성 중 한분은 박스 조각(?)을 가지고 있었구요.

동생이 무시하고 지나치려고 뿌리치자 여성들은 포기하고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가는데 이때 동생이 갑자기 "어? 동전지갑이 없어졌다"를 외쳐서 깜짝 놀라서 돌아보니 여성들이 우리 눈치를 엄청 보고 있었어요.

동생이 뛰어가서 여성들에게 지갑을 달라고 외치니 이 친구들이 또 순순히 지갑을 내어줍디다?!

그와 동시에 어떤 건장한 남성 하나가 뛰어오더니 두 여성을 붙잡고 동생에게 경찰뱃지를 보이며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거리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어요.

이탈리아어라서 전혀 이해는 못했지만 손짓을 보니 자꾸 장소를 옮겨서 사건을 정리하자는 듯 했어요. 그때 떠올랐던 게 여행책자에서 봤던 내용이었어요. 바로 유럽에서는 사복경찰이 거의 없다는 것! 경찰 신분증을 짧게 보여주는 사례는 거의 대부분이 경찰 사칭이라고 했던 내용을 떠올리곤 동전 지갑을 챙겨서 얼른 그 장소를 도망나왔어요.

만약 소매치기범 두 여성과 그 남성이 한패였다면, 정의로운 척하면서 소란을 피우고 패닉상태의 우리가 신뢰하게 만든 후 목격자가 없는 곳으로 장소를 옮겨서 우리에게 어떤 일을 했을지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였어요!

로마를 돌아다니면서 제복을 입은 경찰들도 많이 봤고, 라이플을 든 군인들도 자주 봐서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이런일이 제게도 벌어지네요..

유럽여행하시는 분들 모두 자기 몸은 자기가 지키고 항상 조심하는 태도를 견지하셔야 할 것 같아요!

아직도 흥분이 가라앉지를 않네요!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