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박 24일 🌟 4인 가족 유럽여행기 (런던편 - 1)
안녕하세요. @ywha12, 용욱입니다.
오늘은 저희 가족여행의 마지막 도시, 런던 방문기를 포스팅하려고 합니다. 😊
지금 저는 23박 24일 유럽으로의 가족여행을 마무리하고 잠시 한국에서 쉬다가 학회 차 하와이로 떠나는 비행기입니다. 평생 이렇게 짧은 시간동안 공항을 자주 가보기도 처음인 것 같고, 앞으로도 이렇게 잦은 여행이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ㅎㅎ
추운 겨울 유럽 여행에서 벌벌 떨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더니 초유의 한파가 진행중이더라구요..ㅠㅠ 심지어 김해공항으로 떠나는 순간은 영하 -11도까지 떨어지며 얼른 떠나기를 종용하는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이번 목적지는 따뜻한 곳이라 그래도 마음은 편하네요.
각설하고, 런던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런던은..
런던은 저에게는 특별한 도시입니다. 2012년 대학에 입학하여 해방감에 학업을 내팽개쳐두고 술과 단짝으로 1년을 보내고 우연히 수강하게 된 한 교수님의 수업에서 영국으로 어학연수 공개 모집 소식을 듣게 됩니다. 교수님의 안식년에 영국에서 1년간 숙식을 제공받으며 학원에서 영어와 전공 공부를 하게 도와주겠다는 이야기였죠.
대충 1학년 2학기를 마무리하고 군에 가려고 했던 저는 무슨 생각이었는지 무작정 군을 미뤄두고 그 제안을 덥석 물었습니다. 부모님께 사정사정하여 어렵게 허락을 받아내고 2013년 2월부터 11개월간 런던에 거주했었습니다. 😆
그곳에 있으면서 젬병이었던 영어도 꽤나 늘었고 성격부터 가치관까지, 저란 사람 자체가 변화하는 터닝포인트를 겪었습니다. 진지하게 생각해본적도 없던 유럽여행을 런던을 베이스 삼아 수 차례 다녀올 수 있었고 여러 방면에서 또래에 비해 다양한 경험을 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스물한살의 제가 영국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어학연수를 할 수 있게 도와주셨던 그 교수님에게 대학원과정 지도를 받고 있답니다.
제가 살았던 집
너무나 익숙한 거리
이번 여행도 교수님의 배려로 20살의 제가 살았던 그 집에서 다시 4박 5일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High Street의 카페 Costa
한가지 아쉬운 사실은, 아버지께서 파리에서 넘어오면서 꽤나 독한 감기에 걸렸다는 것이에요.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 세차게 내리붓는 비 때문에 호텔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방안에서 휴대폰을 보거나 가족끼리 카드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 밤에 맥주한잔 하면서 열이 올라 창문을 열었던 것이 문제였나봐요.. 😷
4박 5일의 넉넉한 일정동안 런던의 여러 마켓들도 다녀오고, 시간이 남는다면 근교의 브라이튼에서 깎은 듯한 절벽인 세븐시스터즈를 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아쉽게도 결국 아버지께서는 4박 5일, 총 3일의 full day 중 단 하루만을 집 밖으로 나가실 수 있었어요.. ㅠㅠ
아버지의 병치레 때문에 아들들이 런던까지 와서 발이 묶일까봐 어머니께서 자진하여 아버지를 간호하셨어요. 그리고 무심한 아들들은 기어이 저들끼리 시내로 나가기로 했습니다.
애꿏게도 화창했던 런던
아픈 당신을 두고 저들만 여행을 떠나는 아들들에 섭섭하셨을 것 같아 이제와 더 송구스럽습니다. 😭
마음이 무거졌지만.. 반성문은 스티밋이 아니라 부모님께 제출하는 걸로 할게요...
제가 살았던, 그리고 저희 가족이 이번 여행에 묵었던 숙소는 런던의 4 Zone, New Malden에 있습니다. 런던은 꽤나 교통 요금이 비싸기 때문에 계획적인 이동이 필요했고 저희는 Pay as you go, 오이스터 카드에 현금을 Top-up하여 사용하기로 결정했답니다.
오이스터 카드는 하루에 정해진 최대 교통요금, Cap이 존재해요. 4 Zone을 베이스로 이동하고 혼합 교통수단을 이용했을 때, 하루에 최대 10.6 파운드가 미리 Top-up한 오이스터 카드에서 지불된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는 아무리 더 이동해도 추가 요금이 발생하지 않아요.
보통 4 Zone 정도면 센트럴 런던으로부터 꽤나 먼 곳인데, 이런 경우 National railway를 이용해야해요. 여기서 잠깐 런던의 교통수단 종류를 알아봐야겠네요.
- Bus (1, 2층 버스)
- Tram (지상에 다니는 작은 전철)
- Underground (지하철)
- National Railway (방향에 따라 Southwestern railway, Northern railway 등등)
Bus, Tram, Underground는 주로 센트럴 런던에서 운행하고 National Railway는 런던 외곽에서 다른 도시까지도 연결하는 보다 광범위한 교통수단입니다. (그만큼 더 비싸죠)
앞서 말씀드렸던 Cap 개념은 각 교통수단을 혼합해서 이용했을 때와 하나의 교통수단만 이용했을 때의 기준이 다르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버스의 경우 아무리 많이 타도 하루에 4.5 파운드 초과로는 요금을 받지 않아요. 😄
부모님께서 숙소에 남아계시기에 저희는 호기롭게 고생을 한번 해보기로 헀습니다. 바로 오직 버스만으로 런던의 중심까지 왕복하는 것이었어요. 이동시간은 곱절로 오래 걸리더라도 일단 값이 저렴하고, 런던의 상징인 2층 버스를 타고 기분을 내보기로 했습니다.
버스는 런던 외곽의 저희 숙소에서 출발하여 평범한 시민이 거주하는 런던의 민낯을 모두 지나갔습니다. 저는 5년 전 유학시절의 향수를, 동생은 런던이라는 도시의 진짜 모습을 잘 구경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시내 버스로 2 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버로우 마켓이었어요. 부모님과 함께 오지 않는 첫날에는 부모님이 잘 안가실 것 같은 마켓으로 가기로 했거든요.
런던에서 가장 역사가 깊은 전통시장 버로우 마켓에는 즐길거리가 풍부했어요.
마켓으로 들어오자마자 즐거운 노래로 우리를 반겼던 뮤지션과 그 앞으로 길거리 음식을 편히 먹을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은 제게 멋진 첫인상을 안겨줬습니다. 특히나 젊고 활기찼던 이곳에 나이가 꽤 있어보이는 백발의 할아버지가 길거리 음식을 한손에 들고 통기타 소리에 리듬을 타며 신나게 식사를 하고 계셨던 그 모습은 상당히 재미있었어요.
전체적인 마켓의 분위기가 너무 예뻐서 계속 걷고 싶었습니다. 치즈나 초콜릿, 케잌등의 디저트를 주로 판매하는 구역에서는 무료 시식도 제공하고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
점심식사를 저렴하고 간단히 해결하기에 좋았던 버로우
버로우 마켓의 예쁜 꽃집
성인 남자 2명의 배를 단돈 15파운드에 든든하게 채워준 버로우 마켓에 감사하며 저희는 다음 행선지인 코벤트 가든으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물론 버스로요. 😆
이름부터 예쁘장한 코벤트 가든은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는 커다란 청과물 시장이 자리하던 곳이에요. 지금은 새단장 후 멋진 레스토랑과 잡화점 등이 있습니다. 버로우 마켓처럼 그리 커다란 규모는 아니지만 바로 옆에는 쥬빌리 마켓도 있어 한번에 방문하기 좋아요.
코벤트 가든 한가운데에서는 쉴새없이 공연이 이어졌어요. 처음 도착했을 때에는 어느 소프라노가 성악을 하고 있었는데, 마이크도 없이 오직 목청으로만 부르는 데도 엄청난 성량에 코벤트 가든이 쩌렁쩌렁 울렸었습니다. 이후에는 한 소규모 현악단이 바통을 이어받았는데, 그들의 연주도 수준급이더라구요.
날씨가 좋다면 근처에서 샌드위치를 사와 공연을 들으며 여유를 즐겨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았어요. 😃
코벤트 가든 바로 옆에 있는 쥬빌리 마켓이에요. 이곳은 사실 특별한 멋은 없지만 다양한 기념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장터랍니다.
코벤트 가든을 떠나며 한장
코벤트 가든에서 시간을 보내다 해질녘이 되어 다시 버스를 타고 숙소로 귀환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답니다.
2층 버스로 시내까지 왕복 하는 것은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무의미한 이동 시간 자체도 여행의 일부분이 된다는 점에서 한번 쯤 해볼 만한 경험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으신 분들께는 한번 조심스레 추천해봅니다.
2층 버스로 귀환하며 만난 런던 풍경들
런던스러움
외관이 너무 예뻐서 가지고 싶던(?) 건물
소설이 아닌 극으로 나온 해리포터 - 저주받은 아이를 공연하는 극장!
영화의 한 장면 같던 해질녘 거리와 극장가
런던 최고의 백화점 해롯즈
런던의 첫번째 포스팅, 여기까지 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보여드리고 싶은 예쁜 사진들이 많아서 길이가 좀 길어졌었네요.. 😅
다음 포스팅에서는..
편찮으신 부모님을 이끌고 갔던.. 런던 아이와 빅벤, 웨스터 민스터 사원. 그리고 대영박물관 이야기로 돌아오겠습니다.
오늘도 제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하루 되세요! 😄
23박 24일 4인 가족 유럽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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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인 가족 유럽여행기파리편 - 4
아마 님께서 교수님과 같이 보낸 연수는
직감적으로 이걸 해야 한다라고
느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왠지 이걸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만 같은
말로 설명하지 못하는 그렇고 그런거 이지 않나 싶습니다. ㅋ
런던에서의 여행으로
향수를 느끼게 된 것도 잠시....
보온관리 실패로 드러눕게 되면서
찾아온 독감으로 아쉬움이 적지 않은 여행길이 되었네요
어서 쾌차하시기를 바라며
시장에서 보여지는 모습들을 보니
우리 시장에서는 느낄 수 없는 운치와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고
런던하면 떠오르는 모습이 딱 펼쳐져있다고 생각되어지는
풍경이네요
잘 보고 가요
항상 성의가 넘치는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교수님을 따라 가겠다고 결정한 것은 @sindoja님 말씀대로 후회하기 싫은 마음이 결정에 큰 영향을 줬돈 것 같아요ㅎㅎ
아버지께서 조금 편찮으셔서 아쉬웠던 런던이었지만 나름대로 또 괜찮기도 했어요ㅎㅎ
You got a 33.90% upvote from @bid4joy courtesy of @ywha12!
하.. 사진 너무 좋네요.. 독감으로 고생하셨다니 ㅠㅠ 뭔가 저 여행갔을 때 생각 나기도 하고 그러네요.. 혼자 목감기 걸려서 고생했었는데 이제와서 보니 그것도 추억인듯하고 +_+ 그러네요
감사합니다!ㅎㅎ
여행에서는 건강이 정말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ㅠㅠ
하지만 저도 @steamfunk님처럼 지나고 보면 당시에 몸이 아파서 고생했던 게 젤 기억에 남더라구요ㅎㅎ
댓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ㅎ
저도 꽤나 오래전에 유럽배낭여행을 한달 동안 간적이 있었는데...런던하면 지금 기억나는 거는 피카디리에서 오페라유령 보면서...레오나드로 디카프리오를 직접 본거하고...여행 중에 만난 여인이랑 캠브릿지 대학 구경간게 기억에 남내요..ㅎㅎㅎㅎ 제가 못 가본 곳을 많이 여행하셨내요..팔로우잉 및 보팅 드립니다.. 짱짱맨이 훌륭하신 컨텐츠 크리에이터 분들과 함께합니다..좋은 하루 되세요..
우와 디카프리오를 직접 보다니!
정말 잊지 못할 경험을 하셨겠네요!ㅠㅠ
여행하면서 친구를 사귀는 것도 참 재미있는데.. 그게 힘들다는게 가족여행의 아쉬움 중 하나죠...
좋은 댓글 감사합니다!
부럽습니다
젊어서는 정말 무서운것 없이 다닐 수 있는대
이제는 무서워요 ㅎㅎㅎㅎ
암튼 옛날을 생각하며 다시 가보았던 곳
추억이 서려있던곳을 다시 방문 하면 얼마나 좋을 까요...
즐겁고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다녀온 곳을 한 번 더 가는 것도 첫 방문 때 발견하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은 것 같아요.ㅎㅎ
@hanwoo 님도 기회가 있을 거에요! 두려워하지 마시고 한 걸음 떼어보시면 신나게 다니실 수 있을겁니다! 😁
오늘은 맘이라도 짱짱하게 먹고있어야겠어요
너무 추워요
유럽이라니! 정말 낭만적이고 멋지네요!
저도 유럽여행가는게 소원인데 예쁜사진과 후기 감사드려요ㅎㅎㅎ
감사합니다! 곧 좋은 기회가 있기를..!
고풍적인 영국의 건물 @_@ ;; 부모님이 계셨더라면 . 부모님에게 죄송스럽지만 저 동선을 다 돌리기는 무리가 있었겠지요 ^^ ;; 여행가서 아픈 것만큼 서러운 것이 없는데 ㅠㅠ ;; 영국의 저 공연가거리도 뭐라고 불렀었던 것 같은데 그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 .. ?
ㅠㅠ거리에 이름이 있었군요! 왠지 예쁘더라구요...
어딜가나 건강이 최고인가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