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 I V | 베트남 들여다보기 | 새로 발견한 마사지 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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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c Huong Spa Gallery

어제 와잎느님과 프런티어 기질을 발휘해 새로 발견한 마사지 샵에 다녀왔다. 새로운 샵은 2주 전쯤 저녁에 꽁냥꽁냥 산책하다 발견한 곳으로,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곳으로 보였다. 보통 마사지는 미용실 만큼이나 새로운 샵에 가는 결정을 내리기가 힘든데, 과감히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이유는 근사한 외관 때문이었다. 역시 일단은 눈길을 끌어야 하는 법.

처음 발견했을 때는 무슨 갤러리인 줄 알았는데, 겉에 스파라고 쓰여있길래 사전 조사를 했었다. 가격이 90분 기준 인당 50만동이길래, 우리가 자주 가는 샵보다 딱 1만 동 (우리 돈 500원!) 더 비싸네! 하면서 한번 와보자 했던 것.

할로윈 지난지 며칠 됐다고 벌써 크리스마스 테크트리를 타고 있는데, 처음 사전조사하러 들어갈 때는 외관 때문에 이거 우리나라랑 별 차이 없이 비싼 곳 아닌가 주눅 들기도 했었다. 분수 말고 건물을 더 올리면 열댓 명은 더 받을 수 있겠네 싶을 정도로 마당이 넓다.

분수 좌우로 별채가 있어 마사지 실들이 따로 있는데, 이건 마치 흡사 여느 해안가의 리조트다.

문을 열고 들어가려니 손잡이가 눈에 띄는데 난해하다. 굉장히 난해하다. 이건 인어도 아니고, 용도 아니며, 부처도 아닌 것이 굉장히 어려운 차원에서 오신 분 같으다. 스몬 캐릭터 담당하는 사람에게 영감을 줄 수도 있으려나. 전체적으로 디테일한 곳에 태국 느낌을 내려고 애를 쓴 흔적이 많다.

안으로 들어서니 인테리어에 힘 많이 줬다. 이 근처에 이런 빌라들이 굉장히 많다. 평소 지나다니며 내부는 어떨라나 상상의 나래만을 펴왔었는데, 대강 이런 식이겠거니 감이 잡힌다. 빌라 한 채에 수십억이 왔다 갔다 한다는데, 그럴만하네 소리가 절로 나오는게, 참 세상에 돈 많은 사람 널리고 널렸다.

아로마 테라피를 선택하면 세 가지 아로마를 시향해보고 하나를 고르라고 한다. 나는 라벤더, 와잎느님은 레몬그래스로 결정. 안내를 받고 나서야 알게 되었지만, 커플실이 있어 함께 마사지 받는 것이 가능해 나란히 누워 마사지를 받았다. 바로 지척에 누워 라벤더와 레몬 그래스가 뒤섞이니 거 참 향이 참 애매했다.

가급적이면 같은 향으로 통일하는 게 나을 거 같다. 커플실에서 마사지를 받을 건지 따로 받을 건지 예약 단계에서 물어봐줬어야 하거늘, 센스 없게 미리 언질이 없었다. 커플 아니면 어쩔뻔했니... 썸 타는 단계에 계신 분들은 잘 기억하셨다가 악용해보시고.. ~.~

반바지가 아니라 일회용 프리사이즈 언더웨어도 구비하고 있어, 위생에도 신경을 많이 쓴 모양이다. 여러모로 신경을 써준 건 좋았으나, 샤워를 마치고 일회용 언더웨어를 착용한 채 저 매혹적이고 로맨틱한 거울 앞에 서자니 굉장히 충격적이고 당혹스러운 나의 비주얼. 와 내 모습이지만 이건 아니잖아.. 정녕 토 나올 뻔했다.

디스 이즈 일회용 언더웨어.
착용하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너무 인상 깊어 하나 가지고 왔다. 이해를 돕기 위해 랩탑 모니터에 씌워 봤는데, 저 좁은 구멍이 24인치 둘레의 허벅지를 감싼다. 게다가 저 헐거운 원단의 조직이 인체의 곡선에 맞춰 늘어나는 걸 상상해보.. 아니 상상하지 말자. 실착의 모습은 실로 충격과 공포다.

커플실 내부가 매우 어두웠기에 다행이지 조금만 밝았어도 결혼 생활의 위기가 찾아오지 않았을까. 그래 뭐 와잎느님은 좀 떨어져 있었으니 그렇다 쳐도 마사지사의 멘탈은 어찌해야 하나. 매우 굉장히 진정 미안했다.

마사지를 마치고 나오니 어둠 속의 샵이 은은하기에 로맨틱했지만, 마음은 굉장히 무거웠다. 정작 중요한 마사지가 별로다.. 오늘 마사지사들 실력이 별로인 걸 수도 있으니 와잎느님과 딱 한 번만 더 와보기로 한다. 만약 오늘 마사지사들 실력이 이 샵의 평균이라면..? 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여기 사장님이 매우 걱정되는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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