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을 잃어버렸다. #반반생활살이 115




2018년 3월 25일

디지털노마드 애나의

반반생활살이(2017-2018) 115일째

페낭 한달살기 중

...



오늘은 루시와 함께 종일 여행을 하기로 했다.

그리고 독립, 치앙마이와 페낭, 이번 여정을 통해 깨달은 자신의 모습, 그리고 일에 대한 이야기들이 가볍게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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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카페 Bean Sprout Cafe에서 루시와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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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낭힐에 가기전 켁록시(Kek Lok Si Temple) 사원에 들러 시간을 보냈다. 불상의 자애로운 표정을 따라해봤지만 자애롭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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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터로 올라가려다 실패해서 페낭힐을 가지 못했다. 허탈함 대신 보태니컬 가든에서 시간을 보내며 산책을 하는 것으로 하루 여행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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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밥을 먹으려고 스쿠터에서 내렸는데 항상 있던 자리에 아이폰이 보이질 않는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하면서 나 아니면 루시가 갖고 있을거란 생각에 뒤적거렸다. 그런데 둘 다 아이폰의 행방을 찾을 수가 없었다.

‘뭐지, 이 상황? 허허허’

처음에는 헛웃음이 나왔다. 진짜 잃어버린것인지 받아드리지 못하는 것도 같다. 며칠뒤면 한국에 돌아가는데 휴대폰을 잃어버리다니... 겉으로는 평정을 가장했지만 속으로는 부글부글 화가 올라오는 것도 같다. 이녀석은 대체 어디 간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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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북을 꺼내서 아이폰 찾기를 하려고 하는데 아이폰이 없으니 인터넷 연결도 안된다. 때마침 루시의 데이터도 끝나버렸다. 그리고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아이폰 찾기 기능을 열어놓지도 않았더라.


잃어버렸을 확률이 가장 높은 보태니컬 가든의 마지막 장소로 가봤지만 땅바닥은 아주 깨끗했다. 지나온 길 그대로 천천히 스쿠터를 몰며 바닥을 사방 팔방 주시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렇게 아이폰은 내 곁을 떠난 것이다.

‘애나, 혹시 땅에 떨어진거 원숭이가 가져간거 아닐까요?’

차라리 원숭이가 가져가서 잘 가지고 놀았으면 좋겠다. 그 안에 있는 정보들을 누군가가 본다면 정말로 끔찍한 일이니까 말이지. 그나마 다행이라면 사진은 오늘 찍은것만 날라가고 나머지는 모두 동기화가 되어 있었다.

‘남은 기간동안 휴대폰 없이 어떻게 이동을 하지? 공항에 우버를 타고 가야하는데 어떻게 부르지? 서울에 2주정도 머물러야 하는데 연락은 어떻게 취해야 하려나? 휴대폰 안에 중요한게 뭐가 있었지?’

스쿠터를 몰면서 동시에 머릿속이 복잡하다.

그리고 어느 순간,

‘아 맞다, 보조 아이폰 가져왔었어.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그제서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기계야 잃어버렸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고 휴대폰이 없었을때의 상황들이 문제였는데 말끔히 해결된 것이다. 클라우드와 동기화 서비스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페낭의 생활도 서울에서의 생활도 계획대로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아이폰을 잃어버고 나서야 깨달은 것 : 내려놓음에 대한 인지

물건에 대한 집착을 가지지 말자 하면서도 가지고 있던 물건이 사라지니 화가났다. 금전적 가치를 떠나서 물건은 잃어버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집착하지 않기로 내려놓기로 했는데도 막상 그 상황이 되면 그렇게 되질 않는다.

순간적으로 화도 나고 짜증도 나고 ‘~을 하지 않았더라면’과 같은 가정을 생각한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후회에 대해서만 생각하다 정작 중요한 것을 해결해야하는 것을 망각하고 만다. 다행이도 이걸 빨리 깨달았던 것 같다.


아이폰을 잃어버린 지금의 상황에서 더 해결해야하는 것

  • 정보를 접근하지 못하도록 비밀번호를 변경해라.
  • 페낭에서 생활하려면 무엇을 더 해결해야하는지를 찾아라.
  • 서울에서 아이폰을 구매할지 결정해라.
  • 그리고 생각나지 않는 문제점은 새로운 것이 발견될때마다 차례대로 해결해라.





🇲🇾 페낭 한달살기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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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애로운표정 잘보고갑니다!

자애롭다눀ㅋㅋㅋㅋㅋㅋㅋ

어느게 불상인지?! 하하..
그나저나 아이폰은 어떻게 찾으셧나요

둘다 불상이었다능!!!

페낭에서는 보조 아이폰으로 사용하고 서울 가로수길(한국에 매장 생기니 좋긴 하더라구요 ㅎㅎ)에서 아이폰 구매했습어요. 5s를 보내고 x가 들어왔네요... 😂

애나님 아이폰을 잃어버리셨다니 위로드립니다 ㅠㅠ
아! 그리고 kr-series 태그 사용하시는 것 추천드립니다.
시리즈로 연재하시는 작가님들을 지원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어서 글을 알리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kr-series 연재작가님들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

다행히 접근하는 이력이 나타나지 않는걸보니 원숭이들이 가져간걸로... ㅎㅎ
그리고 kr-series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전혀 모르는 태그였는데 앞으로 이 태그 써야겠어요.
넘나 감사합니다. ❤️

해외 생활 중에 아이폰 잃어버리면 더 난처할 것 같아요
혹시라도 뒤늦게 나타나면 좋겠네요...
저도 영국에서 잃어버렸다가
어찌어찌 찾았던 경험이...

하핫, 그래서 항상 보조 휴대폰을 갖고 가는데 전~~혀 쓸 일이 없을거라 생각했건만.. 이번에 처음으로 써봤어요 ㅎㅎ 에이지님은 찾으셔서 다행이에요. ㅜㅜ

특히나 요즘 현대인들은 스마트폰 잃어버리면 멘붕오져...
그안에 중요한건 다 들어 있잖아요...
지갑 잃어버린 것보다 더 패닉인 것 같아요...
게다가 해외에서 잃어버렸으니....
그래도 그때그때 동기화 해놓고... 보조 아이폰도 가져가셨다니... 다행이었네요...

하핫 맞아요. 나름 디지털 세팅을 해놔서 다행이었던것 같아요. 이후에 문제가 속출하긴 하지만 ㅜㅜㅋㅋㅋ 저의 성장한(?) 모습을 보게되어서 나름 의미있었던 사건이었던것 같아요. 덕분에 새 폰도 얻게 되구요... 하하.. (내돈 ㅜㅜ)

5월 다시 파이팅해요!
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오치님도 5월 퐈이팅입니다 'ㅇ'//
방문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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