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살기는 딱히 아름답지만은 않다. 그리고 드디어 페낭에서의 베이스캠프를 찾았다. #반반생활살이 96

in #kr6 years ago

외출 전,

며칠째 일할만한 카페를 찾지 못해 도서관을 찾아볼 계획이었다. 생각보다 도서관이 꽤 있어서 근처 도서관으로 갈까 고민을 하는 중이었다. 그러다 맛집갈때 활용하던 Penang foodie에서 미팅과 공부를 위한 장소 10곳을 선정해둔 글을 읽어보게 되었다.

‘어?’

그런데 페낭 도서관 중의 하나가 추천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외관도 괜찮아보였고 일하기에도 괜찮아보였다. 연에 60링깃(17,000원 정도)의 회원비가 있었는데 치앙마이의 TCDC와 비슷한 가격이라 가보기로 했다. 페이스북에서 맛집도 찾아놨기에 오늘 동선이 그렇게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14:00,

점심은 3시에 문을 여는 맛집이었기에 그 전에 스쿠터 오너를 만나기로 했다.

며칠전 스쿠터 헬멧을 도둑 맞았는데 비용을 지불하고 새 헬멧을 받기로 한 것이다. 약속시간보다 10분을 더 기다리고는 30링깃을 지불하고 헬맷을 다시 받았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헬멧을 잠그는 방법까지 들은 후에 이별 인사를 했다. 저번부터 계속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라고 해주더라. 고마워서 나도 중국어로 하고 싶은데 쎄쎄가 맞는지 아닌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15:00,

날씨가 참으로 덥다. 헬멧은 무겁고 갑갑하지, 몸은 뜨겁지, 목은 말라 비틀어지는 듯 하다. 힘겹게 찾아간 Siam Road Charcoal Char Kway Teow에 도착했는데 한달동안 운영하질 않는단다. 요리하던 할아버지에게 어떤 일이 생긴건지 당분간 열리지 않는다고 했다. 터덜 터널 걸으나와 다시 검색을 했다. 정말 힘이 하나도 없었는데 무슨 정신으로 검색한지 모르겠다.

음식 고르는게 제일 힘들다.

My own cafe라고 락사가 유명한 곳인데 리뷰에 생선 비린내가 별로 안난다길래 달려갔다. 길이 일반통행이 많아서 돌아서 돌아서 도착을 했는데!또 닫았다. 오늘은 락사가 다 팔렸단다. 후아... 비도 찔끔찔끔 내리기 시작한다.

정처없이 운전을 하다 길을 구경하고 있는데 사람들이 조금 북적이는 가게가 보였다.



15:46,

‘저 곳에서 그냥 먹을까.'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가게를 지나쳤다. 그러다가 금방 봤던 곳에서 밥을 먹는게 나을 듯 하다는 생각에 다시 돌아가기로 했다. 이미 교차로를 지나 좌회전을 했고 일반통행이기에 한바퀴를 더 돌고는 Restoran Ros Mutiara에 도착했다. 비가 슬금슬금 더 내리기 시작한다.

뭘 먹을까 고민을 한다.

메뉴는 많은데 힘도 없고 뭘 먹어야할지 모르겠다. 음료수 고르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먹어봤던 나시고랭얌과 마일로 콜드를 주문했다. 마일로야 아는 그 맛이니 별 기대를 안했는데 나시고랭얌이 생각지 못하게 비주얼이 별로였다. 먹어보니 뭔가 향신료 맛도 많이 나고 카페맛도 나는 듯 하다. 먹으면서 검색을 해보니 여기는 인도 전문점이었다. 그렇군.

원래 아는 맛도 아니고, 밥알은 입안에서 날라다니고, 맛은 오묘하고... 배가 그렇게 고팠는데 10수저를 먹고는 그만 먹었다.



16:52,

배가 채워진 것도 아니고 더워 죽겠고 몸도 체력이 다해서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밖에 나온 이유가 도서관을 가기 위해서였는데 가서 일이나 제대로 할런가 모르겠다. 집에 가는 길목에 도서관이 있어서 지친 몸을 끌고 가보기로 했다.

그래도 바람을 맞으며 라이딩을 하니 제법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다.

Penang Digital Library에 도착했다.

Penang Digital Library
인터넷 속도 : 10~190Mbps, 때에 따라 속도가 달라지지만 최소 10Mbps는 나옴 (페낭 평균 5Mbps)
책상 편리함 : 책상 의자 편리함, 시원한 환경은 1층 카페
콘센트 유무 : 테이블마다 적절하게 있음
물가 체감 : 아이스 아메리카노 9링깃 (2,400원)
분위기 :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공간 (오전은 북적북적 함)
페낭에서 무료로 가장 빠른 속도로 쾌적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곳이 아닐런지 (코워킹 스페이스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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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곳이 완전 마음에 들었다.

외관은 로컬스러웠고 주변에 다른 건물없이 도서관만 있는 것도 좋았다. 주차장도 엄청 넓었고 말이지. 촬영을 하며 들어서는데 처음에는 좀 당황했다. 장소가 좋은듯 협소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사람이 너무 많은거다. 여기서 일을 할 수 있으려나 싶었는데, 우선은 촬영을 마무리하고 직원에게 물어봤다.

‘여기를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직원이 친절하게 설명을 해주면서 앱을 하나 다운로드 받으라고 한다. 알아 듣지 못해서 직접 검색을 요청했더니 Readcasa라는 앱을 다운로드 받았는데 내부에 둘러봐도 이렇다할 안내가 없어서 우선 건물을 더 둘러보기로 했다. 직원에게 2층을 둘러봐도 되냐고 물어보고는 신발을 벗고 2층에 올라갔다.

그런데 이게 웬걸?

1층보다 훨씬 조용하고 다양한 책상들이 구비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게다가 공부하는 분위기라서 엄청 조용했고, 중간중간 좋아하는 스타일의 창문들이 보여서 혼자 신나게 사진을 찍었다. 물론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학생들의 시선이 따갑다.

촬영을 마무리하고 도서관에 대해 다시 알아보기로 했다. 공간은 누구에게나 열려있었고 무엇보다도 와이파이가 무료로 열려있었다. 하나씩 살펴보니 이 곳은 2016년 6월에 오픈이 되었고 처음에는 학생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든 것인데 외부인에게도 오픈이 되어 있는 상태였다.

전자책이 3,000여권 정도 구비되어 있었고 도서관 내에 있는 아이패드로도 볼 수 있었다. 외부에서도 이용하려면 1년 연회원으로 가입을 하면 되는데 내가 봤던 금액이 이거였나보다. 성인은 60링깃, 학생은 30링깃이였는데 도서관 이용 자체는 무료였다.

드디어 베이스캠프를 찾은 느낌이었다.

이 곳을 베이스캠프로 일을 하면서 가고 싶은 카페나 코워킹 스페이스를 가면 될 듯 했다. 무엇보다 다양한 책상과 함께 1층에 카페가 있어서 배고픔도 달랠 수 있고, 무엇보다도 여긴 24시간 운영제에 휴일도 없다. 이 곳을 왜 이제서야 찾은 것인지!



19:30,

늦게까지 밀린 업무를 하고 싶었지만 밖에서 천둥 번개가 치고 난리다. 밖에 나오니 비가 조금씩 내리고 있어서 얼른 이동을 해야했다. 이러다가 쏟아지면 또 개고생 시작이니까.

다행히 오는 길에 비가 멈춰서 집에 안전하게 도착할 수 있었다.

짐을 바닥에 던지고는 다시 나갈 준비를 했다.

‘루시, 저 수영장 갈거에요~’

오랜만에 수영을 하면서 정신을 좀 가다듬으며 해야할 일에 대해서 정리를 했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페낭 생활이 시작될 듯 하다.





✍️ 3/6 업무일지

여행은 살아보는거야
⎼ 콘텐츠 : 한달살기 미션 시리즈 5편 집필 최종 완료 및 카페에 업로드
⎼ 한달살기 미션 시리즈1 - 공항에서 숙소로 이동하기
⎼ 한달살기 미션 시리즈2 - 환전하기 (feat. 페낭)
⎼ 한달살기 미션 시리즈3 - 유심 구매하기
⎼ 한달살기 미션 시리즈4 - 스쿠터 렌트하기
⎼ 한달살기 미션 시리즈5 (마지막) - 집 구하기

개인업무
⎼ 스쿠터 오너에게 30링깃(헬멧분실) 주고 새로운거 받음
⎼ Penang Digital Library 촬영 (비가와서 리뷰를 못남김, 나중에 남길것)



.. 디지털노마드 애나의 반반생활살이(2017-2018) 96일째
.. 페낭 한달살기 2018년 3월 6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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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말레이시아 페낭이군요! 라이브러리가 넘 깔끔하고 예쁘네요. 저는 오늘 가입했는데 아직 뭐가뭔지 잘 모르지만 열심히하려고 합니다. 팔로우하고 갑니당! ㅎㅎ 잘부탁드려요~.~

도서관이 생각보다 쾌적하고 좋았어요 ㅎㅎ

저도 아직도 뭐가 뭔디 모르지만 함께 커뮤니티 활동해요 💓

도서관 실내는 반전인데요 ~ ㅎㅎㅎㅎ
드디어 베이스캠프를 찾으셨다니 축하드려요 ~!!

하핫 그래도 1층 카페가 아주 시원하니 일하기에 쾌적해요~!
도서관 진짜 자주 오는것 같아요 ㅎㅎ

스팀가격이 떨어지는 절대보팅금액이 줄어드네요...
ㅠㅠ
그래도 같이 힘냅시다!! 화이팅!
후후후 딸기청이나 만들어볼까합니다!
https://steemit.com/kr/@mmcartoon-kr/6jd2ea

요새 글을 못썼는데 오늘부터 다시 열심히 콘텐츠도 작성할게요~

외관과 다르게... 안은 쾌적해 보입니다ㅎㅎㅎ
와이파이가 무료라니... 일하기도 좋겠어요...
외국 나가서.. 음식이 입에 안맞으면... 그것만큼 힘든게 없는데... 그래도 고생끝에.. 낙원을 찾으셨네요^^

와이파이도 무료고 24시간 운영제라서 시간 신경안쓰고 일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요새는 페낭 맛집을 꽤 찾아서 먹는 즐거움도 생겼어요!

도서관 진짜 근사해요! 게다가 24시간 운영이라니! 6일의 일지이니 열흘 지났는데 어떠셨어요?

오늘이 22일째 페낭에 머무르는데요. 잘 적응하고 페낭이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익숙해질만하니 도시 이동을 해야해서 아쉽긴해요 ㅎㅎ 좋은점은 날씨와 이쁜 카페가 생각보다 많다는 것! (먹을 것은 유명한데 로컬 음식은 태국이 더 맛있는듯해요) 하늘이 너무 예쁘다는 것! 단점은 생각보다 너무 더워서 금방 지쳐요 ㅎㅎ 느린 와이파이는 요령이 생겨서 잘 찾아다니고 있는 중이에요.

페낭이 좋아지기 시작했다니 다행이네요! 어떤 동네든 나와 합이 맞는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 좀처럼 떠나기 어려워져요. 그렇게 지구 곳곳에 마음의 고향 하나씩 만들면서 지내는 것이 노마드의 삶이죠! :-) 제가 있는 곳은 낮은 쩅쩅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너무 추워서 동남아 뜨거운 공기가 가끔 그립습니당. 동남아 음식도요... 흙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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