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몽(凶夢)
겉모습에 신경 쓰는 것은 언제나 마찬가지겠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신을 바라보는 마음은 몸은 늙어가는데 마음은 늙지 않았다는 데 있어서 상대적 괴리감이 상실감을 더욱 키운다. 그렇기 때문에 본성적으로 내세에 집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면 그럴 필요도 없는 것인데...
내방으로 들어오니 침대위엔 어느 병든 늙은이가 누워 있다. 그에게 연민은 느끼지만 견뎌낼 수가 없다. 그 늙은이 언제고 화를 돋군다. 왜냐하면 난 아직 그자가 아니므로, 그자 안으로 아직 들어가지 못하였으므로, 잿빛 나무토막처럼 뻣뻣한 뺨을 한 그 늙은이 안으로,
거울 속엔 그자 나와 사뭇 닮아 보인다. 그래도 난 그 늙은이보단 좀 더 젊고 더 매끈하다고 믿는다. 그보단 좀 더 호감이 가는 모습이라고, 요컨대, 우리 둘은 아직은 완전히 일치하진 않는다. 이제 난 바로 얼마 전 겨우 쉰 살에 불과했는데... 단적으로 난 그자가 되는 걸 거부한다. 싫다! 아직 오랜 후까지 난 그자가 아니란 말이다!
그 늙은이는 누워있다. 황폐한 살갗을 하고 나는 그자의 자리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고 여긴다. 그러나 그자의 나약한 미소가 나를 치명적으로 한 방 갈긴다. 서서히 나 자신이 사라져간다. 나를 잃어버리고, 노쇠하여 텅 빈 채 쳐다본다. 마치 내가 그 폭삭 늙은 할아버지인 양...
헌데 그게 맞구나, 내가 바로 그자가 아니냐,
흉몽(凶夢)
헤세의 마음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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