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궁전

in Avle 종교 철학 인문학4 month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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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ächtlicher Regen, 1933

체험 된 것이 추억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명백해지며 사라지는 지에 대해 그리고 우리가 얼마 뒤에 마음 속에 지니고 다니는 체험의 영상이 그 체험을 할 때 우리 마음 속에 나타났던 것과 얼마나 다른 지에 대해 가끔 분명히 해두는 것이 좋다. 아시아에 대한 추억

언젠가 헤세가 산 위에서 바라본 도시의 야경을 그린 것을 본 적 있다. 무심코 보다가 이거 어디서 그렸을까 궁금해졌다. 아마도 사진에 담아 두고 혹은 기억에 의지해서 방안에서 그렸을 것이다. 인터넷에서 그 그림을 한참 동안 찾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그림 제목이라도 적어두었을 것을.

기술이 발달하여 눈으로 보여지는 풍경을 비교적 그대로 잡아두었다가 언제든지 끄집어 낼 수 있는 시대이다. 그러나 화가가 그린 풍경화는 헤세가 지적하듯 사진이 따라올 수 없는 매력이 있다. 바로 앞에서 보고 그린 그림일지라도 기억에 의존하여 만들어지니 보여지는 세상과 다른 마음의 보고이다. 작가가 창조한 세계의 모습이고 우리가 보는 세상은 실제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나간 과거는 되돌릴 수 없고 그 기억은 언제나 거짓임을 인정(왜곡될 수 있음)해야 한다. 그렇지만 어찌 되었건 아름다워질 수 있다. 이 그림도 몹시 좋다.


헤세의 마음을 엿보다


시작하며 | 헤세의 연금술 | 뻐꾸기 소리는 배신하지 않는다. | 인내심 놀이 | 노인의 향기 | 50세 헤세의 유머 | 헤세가 죽기 전 날 밤 썼던 시 | 바람 결의 감촉 | 다시 시작하는 가을 몸맞이 | 내몸 아닌 내몸 같은 | 색채보다 감촉 | 닮은 꼴의 헤세와 융 | 방외 화가 두 사람의 풍경화 | 헤세가 사랑한 음악 1 | 헤세 정신의 곳간 | 요즈음 젊은 것들은...과 변화에 발맞추기 | 하리 할러의 꿈을 분석하며 (황야의 이리1) | 헤세의 아니마(황야의 이리2) | 왜 사냐면 웃어야지요(황야의 이리3) | 융의 분석심리학 적용 (황야의 이리4) | 융의 분석심리학 적용 (황야의 이리4) | 융의 분석심리학 적용 (황야의 이리4) | 괴로움과 번뇌속의 위안 | 기억의 가치 | 우주는 조바심에 가득차 있다 | 죽음에 관한 단상 | 가면 살이 | 백일홍 쇠퇴기 | 우주는 조바심에 가득차 있다2 | 인욕 바라밀과 쾌락의 줄다리기 | 죽음과 탄생 즐기기 | 부드러운 오기 | 아름다운 이기주의 | 잡생각의 미학과 예술 | 노인이 되어가는 | 노년의 덕목 | 유리알 유희(Das Glasperlenspiel) | 예배당이 있는 곳 | 인플루언서란? | 기억의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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