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 되어가는
열정이란 멋진 것이다. 젊은 사람들에게는 기가 막히게 잘 어울린다. 그러나 나이 든 사람들에게 더 잘 어울리는 것은 유머요, 미소 짓는 일이다. 스스로가 덧없는 저녁 구름의 유희인 것처럼 범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일, 세상사를 비유로 변용시키는 일, 사물을 그저 가만히 바라보는 일이 제격인 것이다. 저녁구름, 1926
1926년에 쓴 글인데 쉰 살이 되기 1년 전이다. 지금 기준으로 쉰 살은 여전히 미숙한 장년이긴 하지만 그때는 전쟁 시기이기도 했고 헤세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시기였다. 물론 스스로가 그러한 상황을 자초한 것도 있을 것이지만 지금 이 시대 50대에 접어든 사람이라면 대개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비슷한 처지에 있긴 하다. 이쪽 저쪽 몸이 망가져 만성병 약 한두 가지 즈음 먹기 시작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불편한 곳이 한두 군데 아니고 가정을 이루었다면 어떻게든 서바이벌을 위해서 체념반으로 현상유지 급급하고 젊은 시절 꿈은 이미 접었다. 열정이란 건 잘나가는 사람에게나 있을지도 모를 딴 세계의 영역이니 지극히 현실적이 된다.
그렇지만 포기를 했건 여유가 있건 명예와 이익을 쫓으려다 조급해지지 않을 넉넉함이 마음 한 구석에서 또아리를 틀기 시작했을 것이다.
헤세의 마음을 엿보다
시작하며 | 헤세의 연금술 | 뻐꾸기 소리는 배신하지 않는다. | 인내심 놀이 | 노인의 향기 | 50세 헤세의 유머 | 헤세가 죽기 전 날 밤 썼던 시 | 바람 결의 감촉 | 다시 시작하는 가을 몸맞이 | 내몸 아닌 내몸 같은 | 색채보다 감촉 | 닮은 꼴의 헤세와 융 | 방외 화가 두 사람의 풍경화 | 헤세가 사랑한 음악 1 | 헤세 정신의 곳간 | 요즈음 젊은 것들은...과 변화에 발맞추기 | 하리 할러의 꿈을 분석하며 (황야의 이리1) | 헤세의 아니마(황야의 이리2) | 왜 사냐면 웃어야지요(황야의 이리3) | 융의 분석심리학 적용 (황야의 이리4) | 융의 분석심리학 적용 (황야의 이리4) | 융의 분석심리학 적용 (황야의 이리4) | 괴로움과 번뇌속의 위안 | 기억의 가치 | 우주는 조바심에 가득차 있다 | 죽음에 관한 단상 | 가면 살이 | 백일홍 쇠퇴기 | 우주는 조바심에 가득차 있다2 | 인욕 바라밀과 쾌락의 줄다리기 | 죽음과 탄생 즐기기 | 부드러운 오기 | 아름다운 이기주의 | 잡생각의 미학과 예술 | 노인이 되어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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