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의 모습
봄 비가 오고 있다. 이곳 저곳에서 산수유 꽃 사진이 올라온다. 아파트 현관 입구에도 산수유 꽃이 피었을 터인데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 매년 이맘때 즈음 꼭 그 자리에서 반가운 노란 꽃을 보는데 올해는 깜박했다. 그도 그럴 것이 얼마전 단지 내 나무의 손 모두를 지나치게 싹뚝 짤라버렸다. 가지가 처참하게 잘려나간 나무들을 보자니 한숨만 나와서 아스팔트만 보고 걸었다. 내일 외출할 때 산수유 나무에게 잊지 않고 안부나 전해야겠다.
복숭아나무에 꽃이 만발했지만 하나하나가 다 열매가 되지는 않는다. 푸른 하늘과 흐르는 구름 속에서 꽃은 장미빛 거품처럼 밝게 반짝인다.
하루에도 백 번이나 꽃처럼 많은 생각이 피어난다. 피는 대로 두어라. 되는 대로 되라지. 수익은 묻지 마라.
놀이도 순결도 꽃이 만발하는 일도 있어야 한다. 그렇잖으면 세상이 살기에 너무 좁아지고 사는 데에 재미가 없어질 것이다.
만발한 꽃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하기 보다 지금 사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이고 존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려울 줄이야.
헤세의 마음을 엿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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