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의 분석심리학 적용 (황야의 이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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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penwolf und Malerfreund

"인간이 영속적인 통일체라는 견해는 오류이고 불행을 야기하는 견해라는 사실은 당신도 잘 알고 있겠지요. 당신은 인간이 다수의 영혼, 수많은 자아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도 아마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통일적인 인격체로 보이는 것이 그토록 많은 형상으로 분열되어 있는 경우, 우리는 미쳤다고 하는 것이고 과학은 그런 증상에 조현병이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물론 어떤 다양성도 지도적인 것, 어떤 질서나 범주화 없이는 통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그런 학문적 견해는 타당하다고도 할 수 있고요. 다른 한편으로 우리의 수많은 하부 자아가 단번에 구속력있는 질서를 형성하고 그것이 평생에 걸쳐 지속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점에서 학문은 틀렸다고도 할 수 있어요. 학문의 이런 오류는 여러 불편한 결과를 초래했어요. 그런 오류가 그래도 유일하게 어떤 가치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국가가 임명한 교사들과 교육자들의 업무를 단순하게 하여 그들이 사고와 실험을 하지 않아도 되었다는 거죠. 이런 오류의 결과로 치유 불가능할 정도로 미친사람들이 오히려 정상적인, 그러니까 사회적으로 가치가 높은 존재로 여겨지고 있어요. 반대로 천재에 속하는 상당수 사람은 미친 사람으로 간주되고요. 그래서 우리는 심리학과 관련해 과학적 이론에 내재된 결합을 구성기법이라는 개념을 통해 보완하고자 합니다. 자아의 분열을 경험한 사람에게 우리는 그가 분열된 조각들을 어느 때나 자신이 원하는 질서로 새로 조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이렇게 할 경우 그 사람은 삶의 유희를 무한히 다양하게 즐길 수 있죠. 극작가가 얼마 안 되는 인물을 갖고 한편의 드라마믈 만들어 내듯 우리는 해체된 자아의 형상들로 새로운 그룹들을 구성하고 새로운 유희와 긴장상황을 즐기며 영원히 새로운 상황들을 만들어 내는 겨죠." 황야의 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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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g's Model of the Psyche

융의 심리학 용어에서 자아(ego)는 사회관계 망 속에서 정의 되어지는 의식의 중심이고 자기(self)는 내적 진화(무의식의 영역)를 기다리는 자아의 잠재된 고갱이라고 이해되는데 마침 60세의 융(1935년)이 영국 정신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록에서 히스테리와 정신분열증의 차이점을 인용한다. [글자영성] 我와 己

히스테리의 경우에 분열된 인격들은 여전히 일종의 상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래서 히스테리를 앓는 사람을 보면 늘 한 사람의 완전한 인간이라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히스테리 환자와는 어떤 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그 환자로부터 어떤 감정반응도 끌어낼 수 있으며 그 환자로부터 어떤 감정 반응도 끌어낼 수 있습니다. 단지 일부 기억 구획들 사이에 어떤 인위적인 구분이 있지만 근본적인 인격은 언제나 하나로 거기에 있습니다. 정신분열증의 경우는 그렇지 않습니다. 거기서 당신은 오직 파편들만 만납니다. 어디에도 전체는 없습니다. 따라서 당신이 잘 아는 친구나 친척이 정신 분열증을 보일 경우에 당신은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됩니다. 당신이 완전히 찢어진 파편적인 인격을 마주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분석가는 한 번에 하나의 파편만을 다룰 수 있을 뿐입니다. 그 파편은 유리 파편과 비슷합니다. 그 사람에게서 인격의 지속성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합니다. 히스테리 환자를 마주하고 있을 때 당신은 이렇게 생각하게 됩니다. 이 모호한 부분만 벗겨낼수 있다면 인격 전체가 온전히 보일 텐데 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정신 분열증 환자의 경우에 인격의 분열이 아주 깊고 그래서 파편들은 더이상 함께 모아지지 않지요. 분석심리학강의

분석 심리학에서는 제 3자가 바라볼 때 한 개인에게 보여지는 마음 무더기들의 집합체(겉모습은 같음) 하나 하나가 무의식의 개성으로 존재하고 잠재되어 있다가 A자아, B자아, C자아 등 이런 식으로 사회적 관계 속에서 반응하며 드러나게 되는데 A, B, C, D 등 개별 자아들의 중심으로서의 자아가 '나'라는 중심을 잃지 않고 갈팡질팡한다면 히스테리이고 A자아, B자아, C자아, D자아 등 이런 식으로 완전히 분열되어 주인이 되는 '나'는 없어지고 때에 따라서 출현하는 새로운 '나'로서 같은 몸뎅이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모른다면 정신분열증이라고 부른다. 그림에서 C-A라고 표현된 아령 모양들 각각이 개별 자아의 무더기인데 그것들 중 하나가 특성 자아로서 사회관계 망 속에서 표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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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서는 애초부터 '나'라는 실체를 인정하지 않고 개념일 뿐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대상을 아는 것을 마음(心王)이라고 부르고 그 마음이 대상을 알게되면서 함께 일어나고 사라지는 느낌, 생각, 인상, 이미지, 의도 등을 마음부수(心所)라고 정의한다.

이점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대상으로써 1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분석 적용하는 것이 불교 심리학이고 제 3자의 관점에서 한 개인의 개성(마음의 드러난 총체적 성질)을 관찰하여 분석 적용하는 것이 융의 분석심리학이다. 제 3자가 피험자의 마음을 살펴볼 수 있는 독심술가가 아닌 이상 불교 심리학적 적용이 불가능하다. 그래서 불교 심리학은 개인의 수행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고 융의 분석 심리학보다 훨씬 환원적이다. 반면 분석심리학은 사회 관계망 속에서 한 개인의 드러난 특성을 분석해야 하기에 사회성의 관점에 특화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건 선호도의 문제이지 어느 적용 방식이 우월한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헤세의 마음을 엿보다


시작하며 | 헤세의 연금술 | 뻐꾸기 소리는 배신하지 않는다. | 인내심 놀이 | 노인의 향기 | 50세 헤세의 유머 | 헤세가 죽기 전 날 밤 썼던 시 | 바람 결의 감촉 | 다시 시작하는 가을 몸맞이 | 내몸 아닌 내몸 같은 | 색채보다 감촉 | 닮은 꼴의 헤세와 융 | 방외 화가 두 사람의 풍경화 | 헤세가 사랑한 음악 1 | 헤세 정신의 곳간 | 요즈음 젊은 것들은...과 변화에 발맞추기 | 하리 할러의 꿈을 분석하며 (황야의 이리1) | 헤세의 아니마(황야의 이리2) | 왜 사냐면 웃어야지요(황야의 이리3) | 융의 분석심리학 적용 (황야의 이리4) | 융의 분석심리학 적용 (황야의 이리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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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최근에 동시성 때문에 융을 좀 다시 보려고 하는데 좋은 포스팅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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