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월드컵] 축구와 문화 그리고 사회 (39) – 축구를 통해 본 아시아(II):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steemCreated with Sket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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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네시아 ***

인도네시아는 축구 역사가 깊은 나라다. 독립국 상태는 아니었지만 인도네시아는 1938년 프랑스 월드컵에 아시아 대표로 출전했다. 아시아 국가 첫 월드컵 출전이었다. 물론 특별한 예선 없이 출전한 것이어서 특별한 의미를 두기는 그렇지만 첫 출전이라는 것에 의미를 둔다.

첫 출전 대회에서 인도네시아는 헝가리에 0:6으로 완패했다. 한 경기로 탈락.

이후 인도네시아는 아시아에서도 하위권에 있는 국대팀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축구는 이 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다. 1930년 네덜란드령에 있던 당시 인도네시아 축구 리그가 탄생했고 이후 리그가 계속 진행됐기 때문이다.

1945년 8월17일 독립을 선언한 인도네시아는 축구가 게속 발전, 1956년 멜버른 올림픽에 출전했고 8강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성적이었다. 당시 8강전에서 소련과 맞붙은 인도네시아는 골키퍼 야신에 막혀 한 골도 올리지 못했고 4:0으로 완패했다.

인도네시아는 그러나 1958년 월드컵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이스라엘과의 경기를 거부하면서 세계 무대에서 사라졌다. 1970년 월드컵까지 지역예선 출전 자체를 포기했다.

인도네시아 국가대표는 세계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자국내에서 축구 자체의 인기는 대단한 나라다. 지난 2014년 월드컵 당시 한 조사에 따르면 ‘월드컵에 가장 열광하는 국민의 비율이 높은 나라’로 인도네시아가 최상위 1위에 올랐다. 무려 61.3%라는 놀라운 조사 결과가 나왔던 것. 멕시코, 인도, 아랍에미레이트가 2,3,4위에 올랐다.

인도네시아 관련 책을 쓴 팀 해니건이라는 작가는 인도네시아 축구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인도네시아 축구는 인도네시아의 실재를 반영한다.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혼란스럽고 때로는 지루하다. 인도네시아는 국제무대에서는 영향력이 낮지만 자국팀을 응원하는 열정은 놀랍고 이러한 열정을 인도네시안들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인도네시아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유럽인들의 그것 못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다. 축구장에서 몰입도는 최고 수준이다. 열정이 높은만큼 폭력적인 행동도 자주 연출된다. 무질서란 폭력이 난무하는 경우가 있음을 의미한다. 과격한 응원과 폭력사태로 사건 사고가 끊임이 없다.

또다른 무질서는 도박, 불법도박, 승부조작이다. 조직폭력배들의 불법도박과 승부조작관여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된다.

FIFA는 지난 2015년 5월 30일 2018 러시아 월드컵, 2019 UAE 아시안컵 2차 예선에 출전금지를 당했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오랫동안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에 깊숙히 개입해 출전정지를 당한 것이다.

** 태국 **

한때 아시아 축구 강국이었던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월드컵 개최에 도전장을 던졌다.

두 나라는 2034 FIFA 월드컵 개최에 도전하기로 한 것이다.

두 나라의 정부는 월드컵 개최를 적극 지원하고 있고 주변국가들도 협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초 아세안(ASEAN) 가맹 동남아시아 국가 전체 개최를 노렸지만 인도네시아, 태국 양국 체제로 방향을 바꿨다. 아세안 가맹 동남아시아 국가는 두 나라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다. 이들은 개최국은 안 될 가능성이 크지만 월드컵 개최를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말레시아에서 메르데카컵이 60년대와 80년대를 풍미했다면 태국에서는 킹스컵에 열려 아시아에서는 꽤 수준있는 국제 대회가 방콕에서 진행됐다. 한국 대표팀은 메르데카컵과 킹스컵에 열심으로 참여했고 여기서 많은 스타들이 탄생했다.

메르데카컵은 흐지부지되었지만 킹스컵은 꾸준히 국제대회의 면모를 유지했다. 2018년에도 대회가 열려 슬로바키아가 챔피언에 올랐다.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에서 괜찮은 팀을 초청하는 킹스컵은 단일 국가 초청 대회 중에서는 꽤 수준있는 대회다.

이런 현상은 축구의 인기가 사그러들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월드컵이 열리면 태국에선 휴교하는 학교가 많다. 학생들이 대거 결석을 하기 때문에 아예 문을 닫는 것이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는 ‘생중계’가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자, 여론이 들끓었고 부총리가 언론을 통해 “생방송은 반드시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하기까지 했다.

태국은 순수하게 축구를 좋아하는 면도 없지는 않지만 도박과 연결되어 그 인기가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기간에 약 2조6천억 원의 돈이 축구와 관련해 시중에 유포될 것으로 추정됐는데 이 가운데 약 2조15억 원은 도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축구 도박을 하기 위해 몇 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모으는 젊은이들이 많다는 보도도 있다. 태국에서 도박은 불법인데도 말이다.

동남 아시아의 축구가 무너진 것은 축구에 대한 순수한 사랑은 낮아지고, 불법도박과 연루된 인간의 탐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태국은 아시아에서는 축구 상위권 국가에 속한다. 아시안 게임에서 4차례나 4강에 올랐고 아시아 대회에서는 상대 국가를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

태국은 러시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러시아 월드컵 기간에 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태국 지역 축구 클럽의 16세 이하 유소년팀 선수 12명과 25세의 남자 코치가 훈련 후 동굴 관광을 하다가 소식이 끊겨 전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열흘 만에 무사히 발견된 이들은 FIFA에 초청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월드컵 결승전을 참관할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 말레이시아 **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말레이시아는 이시아의 축구 강국이었다. 물론 월드컵에는 단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지만 적어도 한국, 일본 등에는 위협을 가하는 나라였다.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축구를 봤던 한국인들은 말레이시아는 축구에서 한국과 자웅을 겨루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말레이시아에는 메르데카컵이 열렸는데 적어도 한국팬들에게는 큰 국제대회였다. 왜냐하면 월드컵과 같은 국제 대회에 출전할 기회가 없었던 한국은 메르데카컵 같은 대회에서 외국팀과 대결했고 이를 많은 팬들이 TV 생중계로 지켜봤기 때문이다.

메르데카컵에서 이회택, 이영무, 김진국, 차범근, 허정무와 같은 스타가 탄생했다. 1970년 메르데카컵에서 우승했던 한국 대표팀은 귀국 당시 카퍼레이드를 할 정도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한국은 메르데카컵에서 총 11차례 챔피언트로피를 받았다. 한국은 1993년 이후에는 메르데카컵에 참가하지 않았고 2014년부터는 아예 대회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인정 받던 국제대회가 열리지 않게 된 이유는 축구의 인기가 하락했다는 말이다.

말레이시아 축구가 몰락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도박과 승부조작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폭망’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말레이시아 축구는 도박과 승부조작으로 그야말로 폭망했다.

말레이시아 국내 리그는 그다지 인기가 없다. 한국과 비슷한 평균 관중수 6-7천명을 기록하고 있다. 축구를 대체로 좋아하지만 도박과 승부조작 이후에 국내 리그는 관심을 끌지 못한다.

말레이시아 축구는 회생 가능성이 없을까. 말레이시아는 정부 주도하에 유소년과 학교 축구를 발전시키려고 했고 이는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미래가 밝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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