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단편 - 스팀시티의 끝없는 이야기

in #stimcity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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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전동에 있는 한 카페 얘기를 들었다. 이름이 '붓'이라고 했다. 오늘 늦은 아침밥을 먹고 멍하게 창밖을 보다가 지금 '붓'에 앉아 있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호기심이 났다. 가벼운 질문은 언제나 게으른 나를 일으켜 세운다. 그렇게 해서 비 오는 날 단면이 검은 오일처럼 반짝거리는 아스팔트 길을 따라 붓에 도착했다.


붓은 흰 석고상과 이젤, 팔레트, 스케치북이 여기 저기에 부유하는 곳이다. 누가 봐도 미대생이 차린 카페다. 여기저기에 싸인이 있다.


draw draw draw
그려라 그려라 그려라


미쉘양은 마음에 드는 카페는 언제나 집에서 멀다며 투덜거리면서도 주문에라도 걸린 것처럼 스케치북을 펼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나는 그림 없는 책을 읽고 있는 언니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앨리스처럼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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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난 어떤 그림을 선택할까. 혹은 책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면 어떤 책을 고를까. 그럴 수 있다면 당연히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가 되어야한다. 책 속으로 들어가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바스티안처럼 나도 나의 이야기가 쓰여지고 있는 끝없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갈 것이다. 어떻게 들어가지? 바스티안이 그랬던 것처럼 여왕의 새이름을 짓고 그 이름을 불러주면 된다. 나는 여왕의 이름을 라운디라운드라고 부르겠다. 그 이름을 불러보았으니 어쩌면 내가 끝없는 이야기 속에 이미 들어와 있는 지도 모른다. 그럼, 스팀시티 미니스트릿에서 만나요.



생각의 단편들


비, 데미안, K
어떤 혹등고래 위에서
누군가의 기억 속에 저장되는 것
꽃이 기다린다
파란 우연
산책자
어젯밤 꿈이 나에게 말해준 것
도착을 더듬으며
춤추는 생각들
종이 눈꽃을 노리는 시간
출발하기 위해 도착한다
비 맞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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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출에 감사드립니다! 즐거운 스티밋하세요!

오치님 오늘도 편안한 주말 보내세요:)

작가 님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깨끗한 도로 위를 걷고 있는 느낌이에요
아무런 불편함 없이 즐겁게 흥얼거리며 걸을 수 있는 그런 길 같아요

오늘도 비에 젖은 아스팔트를 걸었습니다:) 흥얼거리는 하루되세요 ^^

열중해서 그림 그리시는 미쉘님 모습이 아름다워요 :)

사진 속엔 안나왔지만 이 카페에 개가 한마리 있는데 그 개를 그리고 있었답니다:)

늘 깔끔한 포스팅과 감성가득한 일상글 잘 보고 있어요~ 오늘도 역시 좋네요~ ^^

카페 붓에 대해서 포스팅했는데 반가운 엘리님이 들르셨네요!

우리의 이야기가 책으로 쓰여진다면 한점 부끄럼없이 살기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오늘 하루만에도 부끄러운 일들이 너무많네요. 스스로에게..

어떤 행동을 했을때 부끄러움을 느낀다면, 그 행동을 하지않고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것보다는 더 좋은 거예요. 다음엔 더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할 수 있으니까요:)

부산에 있는 장전동 인가보군요?

네 맞아요:)

여왕등극! ㅎㅎㅎ 재미난 상상이군요!

어제 여왕님을 영접했습니다 ㅎㅎ

키득키득 마지막이 壓卷!

여왕@roundyround &스팀시티 미니스트리트에서 만나요.

올라오시나보군요. 後記기대할께요

여왕님 만나러 책속으로 떠납니다. 스팀만배 스토리가 시작되죠 ^^

오호라! 장전동엔 제가 애정하는 두 커플이 운영하고 있는 즐거운 빈티지샵이 있지요 :-))) 붓이라는 카페도 다음에 한국가면 꼭 들러봐야겠어요 ㅎㅎㅎㅎ 미술 전공자 분들께서 차리신 카페는, 어쩜 그렇게 멋스럽던지. :-)
미니스트릿 전시도 화이팅이에요, 보얀님-!!!!!!!

리리님 장전동 너무 오랜만이라 새롭네요. 붓은 비오는날 추천해요:) 운좋으면 창가에 앉아있는 그림같은 청년도 볼 수 있지요.

스팀시티에서 만나 반가웠습니다. 고래 파우치에 스팀파워를 가득 담아서 다니시길!ㅎㅎㅎ

파우치보면서 고래를 꿈꿔봅니다:) 스팀시티도 한손님도 계속 응원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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