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얀's 에세이] 당신에게 자유란 무엇인가요?
"당신은 자기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 아무 것도 증명할 필요가 없어요."
매일 아침 거울 속의 나와 대면할 때마다 뒤통수에 숨어 있는 누군가가 단호하게 말합니다. 환청같이 매번 들리는 말인데, 이 말은 너무나 강력해서 어느 순간부터 내 삶에서 꼭 지켜야할 제1 명령어가 되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증명할 것이 없다면 나는 얼마나 자유로울까, 라고 가정해보는 순간 이미 자유를 맛보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직 나 자신을 기쁘게 할 마법으로 하루를, 한 달을, 일 년을, 전 생애를 채울 수 있다면? 비를 맞거나 별을 보면서. 바람 속을 달리면서.
그러고 보니 속옷까지 비를 맞았던 적이 한 번 있었습니다.
"나타나엘이여, 비를 받아들이자."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때 소나기를 맞으면서 2시간 가량 돌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기분 좋게 비를 맞았는데, 사람들은 안쓰러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습니다. 그 때의 제 모습을 본 사람들은 어떤 학생이 지상의 양식에 나오는 한 구절을 읽고 무척 감동한 나머지 독서실을 뛰쳐 나왔다는 것을, 그리고 중년이 된 후에도 밀밭을 볼 때마다 어린왕자를 떠올리는 여우처럼 비가 올 때마다 그 기쁨을 다시 음미하곤 한다는 것을 영원히 모르겠지요. 그 때부터 전 노력을 하지 않는 사람이 되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노력이란 말은 참 무거운 말입니다. 여기엔 기쁨이 0.0001퍼센트도 없습니다. 채점판을 가진 대상이 항상 대기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서 전 노력을 절대로 하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자유로운 마음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계좌의 잔고를 쳐다보는 대신, 생전 처음 들어보는 지명의 도시로 여행을 떠나거나 새로운 걸 배우는 기쁨을 선택하게 합니다. 저에게 자유는 한 순간 타올랐다가 꺼지는 열정이 아니라 정해놓은 시간에 출발하는 아침산책같은 것입니다. 천천히 걸으면서 숲 전체를 보는 동시에 셀 수 없이 많은 나무잎들을 스치는 빛과 비와 바람이 되어보는 것입니다. 혹은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것입니다. 당신에게 자유란 무엇인가요? 오늘밤 궁금해집니다.
보얀's 에세이
쓴다는 것은 시냅스를 연결하는 것
관계의 견고함은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
집사의 편지
베니스에서 얻은 자유
첫사랑
데미안을 만나는 시간
파리에서 해 볼 6가지
요리하는 즐거움
시를 읽는 시간
당신에게 쓰는 편지
로레인 루츠가 가르쳐 준 것
질문 속의 답
페드로씨
없는 날
핸드픽을 그만둘까요?
나에게자유란 그냥 무작정 떠날수 있는 용기입니다
맞아요. 용기는 늘 자유를 가져다 줍니다.
글쎄요. 자유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네요. ^^
저에게 지금의 자유란... 뭔가를 집중하거나 하고싶은걸 맘껏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 ?! 너무 일차원적 이네요.;;
라나님께 자유는 시간이군요! 라나님께 좀 더 많은 시간이 생기셨으면 좋겠어요^^
짱짱맨 호출로 왔습니다!
한주 수고하세요
오치님도 멋진 한 주 되시길!
레보얀트 님의 글을 읽으니 마치 키위나라에 서식하던 제 친구를 보는것 같군요 ^^ 자유로운 영혼의 소유자죠. 저랑 맨날 철학과 인생에 대한 논의하곤 했는데 요즘은 호주나라로 건너가는 통에 영 그리워 집니다
aruka님에게서도 자유의 냄새가 퐁퐁 나는 것 같습니다^^ 방문해주셔서 기뻐요.
자유가 없을 때 더 자유를 갈구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은 별로 생각해본 적 없는 걸 보니, 나름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다 원하지 않는 걸 해야하는 순간이 오면 떠오르게 되는 것 같기도 하구요 ㅎㅎ
지금 자유로우시다면 정말 더할 나위가 없네요^^
원치 않는걸 하기 전에 원하는 것만 집중하면 원치 않는걸 해야할 순간이 점점 줄어들 것 같아요.
저도 제 자신이 제일 기뻐할 일을 하고 싶어요!
다행히 스팀잇에서는 제 맘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으니 그것또한 자유인거 같습니다 :-)
경아님 말씀 듣고보니, 스티밋 또한 자유군요.
저도 그렇게 느껴집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글쓰는 자유로운 공간.^^
리스팀만 해두고 댓글을 못달았네요ㅎㅎㅎ
보안님 덕에 한국 가면 구하고 싶은 책이 한 권 더 늘었습니다ㅎㅎ
『지상의 양식』이란 책인가요?^^
조르바님, 리스팀 감사합니다^^
네. 맞아요. 작가가 아마 앙드레 지드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