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얀's 에세이] 없는 날

in #kr-pen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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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는 새로운 것을 만나지 못해서 없는 날이 되었습니다.


 새로운 생각이 자라지 않으면 좀 무섭습니다. 없는 날에는 2018 세계미래보고서를 읽었습니다. 문득 회수권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좋아했던 누자베스가 2010년에 죽었다는 것을 방금 알게되었습니다.

 늦게 도착한 소식을 품은 나의 몸을 새로운 장소에 놓고 싶습니다.


 마담 미쉘에게 육만원을 주고 세상이 물에 잠기는 꿈 하나를 샀습니다. 남은 돈으로 풍선껌 3개도 샀습니다. 눈을 감고 암흑속에서 즙이 향기로운 배 하나를 통째로 먹어보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들판에서 봄비를 맞으며 춤을 췄습니다. 바람 부는 언덕에서 활을 쏘아 과녁을 빗맞혔습니다. 어젯밤 날 먹으려는 호랑이에게 꿈 속이라는 사실을 말해주었습니다.

 빈 방에 촛불을 켜고 백 만년 후의 내 의식에게 편지를 씁니다. 그리고 내일은 없는 날이 되기 않기를 기도합니다.


보얀's 에세이


쓴다는 것은 시냅스를 연결하는 것
관계의 견고함은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
집사의 편지
베니스에서 얻은 자유
첫사랑
데미안을 만나는 시간
파리에서 해 볼 6가지
요리하는 즐거움
시를 읽는 시간
당신에게 쓰는 편지
로레인 루츠가 가르쳐 준 것
질문 속의 답
페드로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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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자베스❤️

홍대에서 공연을 본 적 있어요 🙃🙂

저도 누자베스 노래를 종종 들었던 거 같은데, 소식은 오늘에야 알았네요.
얼마전 봤던 영화 코코가 생각나요. 코코에서는 이승의 사람들이 기억해줘야 저승에서도 존재하고, 이승을 오갈 수 있었어요. 이승의 사람들이 잊어버리는 순간 저승에서도 사라진답니다. 누자베스는 아마 기억하고 그리워해주는 사람들덕분에 저승에서도 공연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되네요..ㅎ

한 때 빠져서 들었던 누자베스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죽었다니 기분이 묘했어요. 영화 코코 메모해놨다가 꼭 볼게요. 기억이 죽은 이를 존재하게 한다니 정말 아름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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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생각이 자라지 않으면 무섭다 생각하시는 걸 보니 타고난 예술가신 것 같아요. ㅎㅎ 저는 가만히 있어도 하늘끝까지 자라는 생각을 칼로 베느라 매일 매일 투덜 대고 있습니다. ㅎㅎ 저도 보얀님 처럼 생각을 바꿔봐야겠어요.

가만히 있어도 새로운 생각이 자란다니 멋집니다.
매일 매일이 새롭게 느껴질 것 같아요!

3월의 시작을 아름답게 보내세요^^

반가운 오치님 감사합니다^^

새벽사진인가요? 보는 마음 점점 밝게번져나가고 있네요. 한쪽 구석탱이지만 빛이란...

맞아요. 해운대에서 찍은 새벽 사진입니다^^

새로운 생각이 자라지 않으면 좀 무섭습니다...라는 말씀이 공감이 되어요.
저도 그런 마음에 먹먹해질 때가 있어요.

저에게 보통의 바다사진은
바다라서 어떻게 찍어도 아름답지만
바다라서 어떻게 찍어도 특별해지기는 힘든 것 같아요.
그런데 이 바다사진은
오늘 제겐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3

특별하게 느껴지셨다니 감사합니다^^
어제와 다르고 싶은 마음이 사진에 녹아들었나봐요.

저같은 경우 생각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서 저를 괴롭히게 만들때가 있어요.
새로운 생각을 맞이하고 싶은데 과거 생각하고 싶지 않은게 머릿속을 맴돌때 없는 날보다 못한것 같기도 하네요 ㅜ

과거를 그림으로 승화시키는 작업이 또다른 새로움을 만드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전 lanaboe님의 그림을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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