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에세이] 당신에게 쓰는 편지

in #kr-pen6 years ago (edi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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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프카는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펜을 들었습니다. 낮에 보험공사에서 일하고 퇴근을 한 후 잠시 눈을 붙이고 누가 그러라고 명령하지 않았음에도 새벽까지 글을 썼습니다. 카프카는 홀로 수많은 새벽을 맞이했습니다. 카프카는 죽었습니다. 다행히도 태워버리라는 유언은 지켜지지 않았으므로 카프카의 글은 남았고 나는 그가 죽은 지 50년 후에 태어났습니다.



 새파랗던 젊은 시절에 그가 남긴 글을 읽으며 홀로 수많은 새벽을 맞이했습니다. 가끔 생각합니다. K와 그의 아버지. 나와 나의 아버지에 대해서. 그의 아버지가 틀렸다는 것을, 그리고 나의 아버지가 틀렸다는 것을 말하고 싶을 때가 있었습니다. 나의 생은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생각이 최근에 사라졌습니다. 누군가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괴로운 삶에 종지부를 찍으니까 오랜 시절 버렸던 꿈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꿈을 되찾자마자 신기하게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났습니다. 내 글을 올릴 수 있는 아주 작은 공간입니다. 그런데 이 공간은 마치 해리포터가 자신이 마법사인지 꿈에도 모르고 잠들던 계단밑 방처럼 어떤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는 미지수이지만 나의 온기로 채워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밤이 가고 있습니다.
 스티밋에서 새로 꿈을 꾸는 분들, 혹은 버렸던 꿈을 다시 키우는 분들이 있다면 따뜻한 마음으로 응원할게요. 내일도 멋진 꿈 꾸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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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이제 꿈을 펼치는 삶만 남으셨네요.
건필하시길 바랄게요 :)

너무 늦게 깨닫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남은 하루 편안한 시간 되세요^^

함께 꿈을 이루어갑시다.^^ 계단 밑 방에서 잠들던 예비 마법사처럼 오늘도 작은 방으로 숨어듭니다.

네! 부디 꿈을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행운과 즐거움도 함께 하시길 바래요.

누군가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사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공감합니다.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삶은 얼마나 행복한 삶일까요. 다르다는 것을 증명하기로 마음먹는다면 조금 더 나아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네 정말 그래요. 행복한 삶에 촛첨을 맞춘다면 머리로는 알고 있는 '다름'때문에 감정을 소모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같이 꿈을 이루도록 노력해보아요:)
개인적으로는 틀렸다고 증명하기보단 그저 다름을 인정하는게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맞습니다. 다름을 인정하고 꿈과 행복에 집중해야겠어요^^

저도 응원합니다! 우리 함께 꿈을 이뤄나가보아요~^^

zzoya님 한 걸음 한 걸음 꿈을 향해 같이 나아가요^^

2018년에는 두루 평안하시길!

감사합니다^^

여행 간 사이에 이런 훌륭한 글이... 풀보팅은 이런 데 쓰라고 있는 건데 미약한 뉴비의 힘이 아쉽기만...ㅠㅠ 대신 봇/댓/팔/리 4종 세트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hermes-k님 들러주셔서 너무 반갑습니다^^
오늘따라 스티밋이란 공간에 둥지를 튼 거 역시 잘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 기운을 가진 분들끼리 이끌리는 건 자연스런 이치인 거 같습니다. 반갑게 맞아주셔서 마음이 따뜻해지네요. 감사합니다.

마침 오늘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이라는 책을 읽었는데요. 이미 읽으셨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나와 감히 추천 드립니다. 그간의 괴로움은 먼 곳으로 보내고, 행복함으로 충만한 하루하루가 되셨으면 합니다!

ab7b13님도 멋진 나날 되시길 바랍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 꼭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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