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癸卯農記] 김장 담그기

in #avle-pool3 years ago (edited)

올해 김치 속은 작년보다 빨갛고 질다. 무우를 채썰기와 갈아서 속을 버무렸기 때문이다. 외할머니께서 살아 계실 때 항상 갈치를 토막 내어 같이 버무리곤 하셨는데 그게 깊은 맛이 있어 어머니께서도 김장을 담그실 때 그렇게 따라 하셨다. 어쩔 때 갈치 덩어리를 씹는 게 내키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김치 맛은 좋았다. 아마도 외갓집만의 김치 비법인거 같다. 그러나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수지 이모님들은 갈치 토막을 넣지 않으시는데 이번에는 추억을 되살리려고 토막 갈치를 넣는다고 하신다. 외할머니께서 2012년에 돌아가셨으니 11년만에 외갓집 김치 맛이 부활할 것인지 궁금하다. 솔까 수지 이모님들의 김치 솜씨가 외할머니만 못하다. 이렇게 얘기하면 늘 "씨블놈!" 이란 소릴 듣는다.

확실히 작년 김치 속과 차이가 많다. 이모님들의 체력이 해마다 딸려지면서 내년부터는 김장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내년의 가을 작물 포트폴리오도 재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 나도 매년 가을 무우 캘 때 용쓰는 느낌이 더욱 가중되는데 올해는 짜증이 날 정도였다. 세월이 왠수지.


癸卯農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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