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렉티브 소설] 장마 - 15화

in #kr-writing7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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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대문 선물해 주신 @marginshort 님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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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머리야......"

인재는 머리를 꾹꾹 눌러가며 편의점에서 캔을 땄다.

여명 000

"이거라도 먹어야 좀 살겠구나......"

인재는 캔 입구를 입에 가져다 대고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단번에 캔 안의 액체를 목으로 부었다.

"끄억!"

신 트림이 목구멍을 타고 치밀어 올랐다.

"아우...... 죽겄다 죽겄어......"

인재는 고개를 힘차게 저어 정신을 차리려 애썼지만, 어지럼증만이 더 몰려올 뿐이었다.

"아...... 어제 괜히 마셨네. 형식이 형이 술을 그렇게 잘 했나?"

'어제 빈 쏘주병이 꽤나 됐었는데......'

조각난 기억들이 머리 속을 맴맴 돌았다.

'아...... 형식이 형이랑 어깨동무 하고 계산 하고 나온 것 까지는 기억나는데......'

그 뒤로는 도저히 기억 조각이 맞춰지지를 않았다.

'몇 년 만에 필름 끊겨 보냐......'

허한 속을 달래기 위해, 인재는 아직 익지도 않은 컵라면의 국물을 후후 불어 마셨다.

뜨끈하고 매콤한 국물이 목젖을 타고 내려가자, 왠지 속이 풀리는 기분이었다.

"하...... 좋다!"

뒤에서 물건을 고르던 여고생이,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은 인재를 곁눈질로 흘깃 쳐다 보았다.

인재는 핸드폰을 들어, 영인에게 톡을 보냈다.

나 근처 편의점이다. 알지? 어딘지?

그리고 나서 인재는, 톡 목록을 보며 헛웃음을 지었다.

오전 7:00 형식 형
너 오늘 영인이 만나지? 늦지 말고 가라.

'이 형 괴물인가봐 정말. 다음 부터 술 먹자고 안 그래야겠다.'

형식은 인재와 그렇게 마시고도 멀쩡하게 출근한 것이었다.

'하긴 뭐 내가 이 형이랑 언제 이렇게 마셔본 적이 있어야지.

아...... 진짜 뭔 쪽이여. 술 먹다 필름 끊기고......'

그래도 형식에게 별 말은 없는 것을 보니, 큰 실수는 안 한 모양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고 인재는 천 근 같은 몸을 일으켜 이 곳까지 온 것이었다.

"아우...... 비번 날 이게 왠 고생이려."

인재는 조금씩 맑아져 오는 머리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 남은 컵라면을 마시듯 입 속으로 털어 넣고는, 편의점 밖으로 나섰다.

시원하고 차가운 편의점 에어컨 바람을 뒤로 하고 후덥하고 습기 찬 전형적인 비 오는 여름날의 공기를 폐 속으로 집어 넣으니, 반대의 의미로 머리가 맑아져 오는 느낌이었다.

비는 오는 둥 마는 둥 부슬 부슬 뿌리고 있었다.

"날씨 진짜 뭣 같네 정말. 시체 찾으러 가기 딱 좋은 날씨다."

인재는 편의점 가림막 아래서 길게 기지개를 켰다.

웅- 웅-

핸드폰이 울리는 소리에, 인재는 폰을 들었다.

거기 잠깐 처박혀 있어.
곧 갈게.

인재는 혀를 끌끌 찼다.

"말하는 뽄새 하고는 아주......"

이미 나와서 못 처 박히거든요? 그냥 그 쪽으로 천천히 가고 있을게.

"이래 가지고 시집이나 갈려나 모르겠다."

아마 영인이 들었다면 주먹부터 먼저 날아왔으리라 생각하며, 인재는 우산을 펴려다가 말고 그냥 빗 속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차피 우산 써도 비 다 맞겠구만."

가는 비는 부는 바람 따라 이리 저리 흩날리며 사람들의 옷에 스며들었다.

우산을 쓰고 이리 저리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속으로, 인재는 느긋하게 걸어 갔다.

어차피 영인은 지금 바로는 못 나올 거고, 영인 없이 인재 혼자 거기로 들어가는 것도 무리수.

빨리 가 봤자 일 없다.

그렇게 생각하며 인재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도대체 왜 못 찾는거지?'

걸음을 옮기며, 인재는 머리를 풀기 위해 생각을 하기로 했다.

'청 내 인간들이 아무리 바보라도, 찾아볼 곳은 다 찾아봤을텐데.'

대한민국 경찰이 아무리 무능하다 뭐하다 욕을 많이 먹어도, 일을 안 하는 곳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딘가 빈틈이 있었다는 건데......'

예전부터 탐정물을 좋아하던 인재였다.

사립 탐정이 되기는 힘드니, 경찰이나 되어야 겠다는 생각으로 지금의 직업을 선택한 인재였지만 역시 현실과 이상과의 괴리는 컸다.

추리와는 별로 상관 없는 부서에서 단순 업무 처리나 하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가끔 이렇게 재미 있는 건수가 걸려 주잖아?'

물론, 그 재미있는 건수가 본인 업무랑은 전혀 상관 없다는 게 문제지만.

자료는 대충 받았고, 건물 내부 모양도 얼추 알고는 있었기 때문에 인재는 건물 단면도를 머리로 그려가며 열심히 그 사이로 사람들을 움직였다.

'제일 수상한 건 청소부랑 에어컨 기사인데......'

논리적으로 봤을 때 에어컨 기사는 사체의 반출이 불가능 했고, 청소부는 사후 경직이 온 사체를 빼 낼 수 있을 만한 장비는 들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면, 빼 낼 수 있는 크기로 만들었다는 말인데......'

그 안에서 태울 수는 없다.

'잘랐겠군.'

잘랐다고 생각하면 말이 된다. 마침 사체에는 혈액도 거의 남아 있지 않았겠다, 작업 하기에는 절호의 환경이었을 것이다.

'에어컨 기사와 청소부가 공범?'

그게 제일 말이 된다.

'그럴 가능성이 제일 높겠군.'

인재는 발걸음을 멈추고 생각을 정리했다.

'에어컨 기사가 둘이라는 것 자체가 이상하잖아.'

아마 사체를 절단할 인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잘라서, 어디다 숨겨 놓고, 나중에 청소부가 빼돌렸다.'

어차피 청소부의 쓰레기를 검사하는 사람은 없다.

'빼돌리기만 하면, 끝이거든.'

뭐, 나머지는 가서 현장을 직접 보면 확실해 질 것이다.

그 때 였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후두부에 강렬한 충격이 왔다.

"아! 이런 C......"

인재는 확 고개를 들었다.

눈 앞에는 영인이 서 있었다.

"아오...... 왜 쳐! 왜!"

인재의 짜증 섞인 고함에 영인은 무덤덤하게 말했다.

"세 번."

"뭐?"

"세 번 불렀다고. 눈 앞에서. 너 나 생까냐?"

"오빠라고 부르라고! 아오 진짜 이게 보자 보자 하니까 사람이 보자기로 보이나......"

"그럼 부를 때 바로 바로 대답을 했어야지."

영인은 그 말만 던지고는, 휙 돌아섰다.

"야! 아오, 나 간다 그냥? 확!"

"그러든지."

영인의 말에, 인재는 한숨을 팍, 쉬고는 영인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내가 진짜 성인 군자라서 봐 준다."

"그러게, 이제 4대 성인 나시겠네."

"...... 너, 그 날이냐?"

인재의 말에, 영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 건들지 마. 짜증나니까."

"하...... 정말."

'...... 여자 같지도 않은게'

라고 이야기 하려다, 인재는 황급히 입을 닫았다.

사람이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는 법이다.

인재는 자신이 그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잘 지킨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어디부터 보여주면 돼?"

"어?"

인재는 갑자기 물어오는 영인의 말에, 얼빠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안치소랑 CCTV 중에 어디부터 볼 거냐고."

"아? 아......"


1. 현장 부터 먼저 보자.

2. CCTV 먼저 보는게 나을 것 같은데?

3. 다른 곳 먼저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

선택 마감 시간: 2017년 8월 27일(일) 21:59분 까지


여러분의 보팅과 댓글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

재미 있으시다면 리스팀도...... 헤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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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휴가 다녀오는동안 3화가 나왔어요 한꺼번에 읽으니 더 꿀맛입니다 -^_^
저는 3번으로 가겠습니다 !!!

휴가 잘 다녀 오셨나요? ㅎㅎㅎ

휴가 중에 선택지가 많이 없어 다행이네요 ^^

1번 현장이요. ^^
모든 사건의 단서는 현장에 있다. ㅎㅎ

크...... 코난 같은 말씀이십니다!

저는 현장검증 요청합니다!!!!!!!

1번이라고 써 주세요!!!!!!!

죄송함다.. 1번이요!!!!!!!!!!!!!!!!!!!!!!!!!!!!!!!!!!!!!

대세는 1번 현장이군요 ㅋㅋ!!

그러게요 ㅎㅎㅎㅎ 1번이 대세일 줄이야?!

ㅜㅠ 저는 원래 중간중간 끊기고 궁금한건 못 참는 성격이라 만화책이나 소설책도 완권 나오기 전에는 안 읽는데...다음 이야기가 점점 궁금해지네요~

당근 인재라면 제일 중요한 곳 먼저 보려하겠죠~ 그래서 1번요~~

한 가지 희망이라면 저는 아마 계속 쓸 것이라는 겁니다 :)

완결까지 달려보아요 ^^

3
왠지 더 재미있는 전개가 기다리고 있을듯

더 재미 있...... 을까요? ㅋ

당연히 현장 아닐까요 ㅎㅎ 1번 찍어 봅니다 ㅎㅎ

1번 고고!

휴가중이라 글 못읽고 보팅만 드리고 사라집니다 ㅜㅜ

괜찮습니다 ㅎㅎㅎ 휴가 잘 다녀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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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감이지요!!!
1.현장부터 먼저 보자.로 하겠습니다!

현장감인가요?!

뭔가 단어 선택이 미묘한 것 같으신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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