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렉티브 소설] 장마 - 3화

in #kr-writing7 years ago

로고 2.JPG

1. 겁은 좀 나지만 바로 그 여자에게 가서 상황을 살핀다. (11표)

2. 일단 아주머니를 먼저 진정시킨 후, 경비실에 전화를 건다. (2표)
3. 경찰에 신고 하고 경찰이 올 때 까지 그 곳을 지킨다. (1표)

프롤로그 보기
1화 보기
2화 보기


유경은 계단에 주저 앉아 사시나무 떨 듯 몸을 떨었다.

축축했던 몸이 축축했었나 싶을 정도로, 식은 땀이 흘러 유경을 적셨다.

'자..... 자 잠깐, 잠깐. 진정해 진정. 진정하자 진정.'

유경은 눈을 한 번 질끈 감았다 다시 뜨고는, 심호흡을 크게 하며 다시 한 번 쓰러진 여자를 바라 보았다.

여자는 여전히 미동도 없이 그 곳에 쓰러진 채로 있었다.

'안 죽었을지도 모르잖아. 어쩌면 뭐 뇌졸증? 그런 걸 수도 있고!'

움찔.

유경은 미세하게 여자 쪽으로 움직였다.

본인은 엄청나게 많이 움직였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미세하게 움찔 거릴 정도로 앞으로 움직인 것이었다.

'그..... 그렇지. 주변에 피도 없잖아? 계단에서 굴러 떨어 졌으면 피가 많이 났을텐데!'

유경은 스스로를 납득 시키며, 조금씩 진정하기 시작했다.

'그럼 빨리, 빨리 가서 도와 줘야 해!'

어디서인가 쓰러진 사람은 머리만 들어 줘도 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 같기도 했다.

유경은 혼란스러운 머리를 진정 시키며 조금씩 여자 쪽으로 다가갔다.

"아..... 아가씨 조심해!"

뭘 조심하라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유경은 뒤에서 쳐다 보고 있는 청소부 아주머니를 힘겹게 고개를 돌려 한 번 쳐다보고는,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해 봤자 열 걸음도 안 될 그 거리가, 유경에게는 평소 퇴근길 만큼이나 멀게 느껴졌다.

왠지 눈이 흐려 눈을 한 번 비비고는, 유경은 다시 걸음을 옮겼다.

한 걸음.

한 걸음.

'어?'

유경은 다시 한 번 눈을 비볐다.

"저 머리핀......"

유경은 자신도 모르게 입 밖으로 중얼거렸다.

언니, 그 머리핀 되게 이쁘다.
그래? 이거 되게 싼 건데.
아냐 진짜 짱 이쁘다.
이거 우리 집 근처 가게에서 산 거야. 너도 하나 사 줄까?
에이 됐어 언니 내가 살게.

유경은 분명히 그 머리핀이 기억 속에 있었다.

어제 점심을 먹으면서 이야기 했던 그 머리핀......

"미현 언니!"

유경은 단숨에 쓰러진 여자 쪽으로 뛰어가, 무릎을 꿇고 상체를 돌려 눕혔다.

유경의 눈이 확 커지며, 갑자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미현 언니! 미현 언니!!!"

유경은 미현을 미친듯이 흔들었다.

"미현 언니, 정신차려! 미현 언니!"

순간, 유경은 안고 있던 미현의 비정상적인 냉기를 느끼고는 흠칫하며 미현의 코에 손을 대었다.

'숨을 안 쉬어!'

그제서야 유경은 안고 있던 미현을 자세히 바라 보았다.

손에서는 뻣뻣한 감촉이 느껴졌다.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마치 뻣뻣하게 말라 비틀어진 나무를 안고 있는 것 같은 그런 이질감이 유경을 덮쳐 왔다.

"아...... 아아...... 아......"

유경은 스르르 미현을 내려놓았다.

쿵.

마치 마네킹 처럼, 미현은 바닥으로 다시 무너져 내렸다.

"으..... 으아...... 아......"

유경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기괴한 소리를 내며, 뒷걸음질 쳤다.

"아, 아가씨...... 주...... 죽은거여? 응?"

오히려 이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청소 아주머니가 유경에게 다가와 물었다.

"수...... 수...... 숨을 아...... 안 쉬......"

유경은 이를 딱딱 맞부딪치며, 힘겹게 말을 이어 갔다.

"숨을? 숨을 안 쉰다고? 어..... 어쩌나...... 어째 어째! 겨...... 경찰 그래 경찰. 경찰이 경찰이......"

아주머니가 떨리는 손으로 전화기를 눌렀다.

"여.....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저기 저...... 여기 사람이, 사람이 죽었어요! 사람이! 빨리 좀 와 보셔요 빨리! 아 그게 여기가 어디냐면......"

점점 흐려지는 아주머니의 목소리를 들으며, 유경은 정신을 잃었다.


......씨

...... 경씨

점심. 머리끈. 피. 악마. 웃고 있는 언니. 웃고 있는 피에로.

좀비. 드라큐라. 시체. 화장터. 절규 하는 언니.

피.

피.

피.

"유경씨!"

유경은 갑자기 물 속에서 끌어 올려진 것 처럼, 심하게 기침을 하며 상체를 튕기듯 일어났다.

"정신이 드세요?"

몽롱한 정신을 다잡아, 유경은 눈에 초점을 잡으려고 애썼다.

흐릿했던 시야가 점차 조금씩 괜찮아지면서,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흰 색 시트, 살풍경한 침대......

정신이 들면서 다른 감각들도 같이 돌아오는 것인지, 코를 찌르는 알콜 냄새가 났다.

"여긴......"

병원인가요, 라고 말을 하려는 유경의 마음을 읽기라도 하듯, 옆에 서 있던 남자가 말을 걸었다.

"병원입니다."

유경은 고개를 돌려 남자 쪽을 바라보았다.

흰 가운을 입은 남자의 왼쪽 포켓에는, '남철영' 이라는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저는 남철영이라고 합니다. 유경씨는......"

"지금 몇 시 인가요?"

말을 자르듯 물어 오는 유경의 말에, 의사는 잠시 멈칫하다가 왼손에 찬 시계를 들여다 보았다.

"7시 30분이군요."

'아...... 얼마 기절해 있지 않았구나.'

유경이 멍한 머리로 생각했다.

'6시에 일어나서 회사에 거의 7시 근처 쯤 도착했으니까......'

"꼬박 하루 정도 기절해 계셨습니다."

말이 끊겨서 약간 기분이 상한 듯, 의사의 목소리는 쨍했다.

"보시다시피 여기는 병원이고, 어제 실려온 이후로 계속 누워 계셨습니다. 특별한 외상은 없어 안정할 수 있는 조치를 취했고, 아직 드신 게 없으셔서 곧 배가 고프실겁니다."

'하루?'

"죽 나오면 다 드시구요, 드시고 나서 속에 이상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어디 몸에 이상 있으셔도 말씀해 주시구요. 점심 때 다시 보러 오죠. 그 때 까지 이상 없으시면 퇴원 하셔도 됩니다."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나가던 의사는

"아 참"

하며 몸을 돌려 유경을 바라보았다.

"무슨 일이신지는 모르겠지만, 경찰 분이 명함을 주고 가셨습니다. 깨어나시면 꼭 이 쪽으로 연락 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럼."

명함을 침대 머리 맡 테이블에 놓아둔 의사는, 다시 몸을 돌려 문 밖으로 사라졌다.

"저...... 저기......"

유경이 의사를 불렀지만, 그는 이미 문 밖을 나선 뒤였다.

목이 따갑고 칼칼했다.

목이 말랐다.

유경은 몸을 돌려 물을 찾았지만, 침대 근처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유경은 침대 머리 맡에 있는 너스콜 버튼을 눌렀다.

"네 환자분~"

복도에서 대답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간호사 한 명이 문으로 들어왔다.

"뭐 불편 하신 것 있으신가요?"

"아, 네..... 저기 물 좀......"

"잠시만 기다리세요."

간호사가 문으로 사라지고, 유경은 혼란스러운 머리를 정리했다.

'어제, 계단에서 쓰러졌지...... 왜 내가 계단에서 쓰러졌지?'

순간, 다시 온 몸에 오한이 들었다.

'맞아! 미현 언니...... 미현 언니가......!'

유경은 본능적으로 몸을 더듬어 핸드폰을 찾았다.

하지만 환자복으로 환복되어 있는 유경의 몸에는 아무 것도 없었다.

"환자분 물 여기 있습니다."

그 때 간호사가 들어와, 유경에게 물을 건넸다.

"고맙습니다."

유경은 살짝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는, 물을 들이켰다.

한 모금이 목으로 넘어가자마자, 몸은 탐욕스레 물을 원했다.

급하게 물을 마시던 유경은 사레가 들려, 콜록거리며 기침을 했다.

"천천히 드세요, 환자분. 괜찮으세요?"

간호사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와, 유경의 등을 쓸어주었다.

"콜록! 네..... 괜찮아요! 콜록!"

두 세어번을 더 콜록 거리다 기침을 멈춘 유경은, 격한 기침으로 그렁거리는 눈으로 간호사에게 물었다.

"혹시, 제 개인 소지품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을까요?"

"아, 아마 개인 소지품이면 환자분 왼쪽에 옷장에 넣어져 있을 거에요. 키는 저희가 보관하고 있는데, 드릴까요?"

"네,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간호사는 친절한 한 마디를 남기고는, 다시 자리를 비웠다.

물 한 잔이 몸으로 퍼지면서, 유경은 머리가 살짝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일단 어제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부터 알아봐야겠어.'

그 때 간호사가 들어와, 유경에게 열쇠를 건넸다.

"키 여기 있습니다. 혹시 또 불편하신 점 있으시면 말씀하시구요."

"네 감사합니다."

"정수기는 복도 가운데 있으니까 혹시 목이 더 마르시면 이용하시구요, 지하 매점에서도 물 구매 가능하세요. 아직 걷기 힘드시면 절 부르시면 됩니다."

상냥한 미소를 남긴 채, 간호사는 자리를 비워 주었다.

유경은 몸을 천천히 일으켜 보았다.

하루 종일 누워 있기만 했던 몸은 관성의 법칙에 따라 주인에게 반항하였지만, 유경은 굳어 있는 몸을 억지로 일으켜 천천히 옷장 문을 열었다. 아니, 열려고 했다.

온 몸이 비명을 지르는 것이 느껴져, 유경은 살짝 얼굴을 찌푸렸다.

"아야야야야야야......"

다리가 공중에 붕 뜬 것 처럼 감각이 없고, 제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유경은 다리를 꾹꾹 주물렀다.

가위에서 풀려나는 것처럼 다리가 천천히 감각이 돌아오고, 설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자 유경은 몸을 서서히 일으켜 한 손으로 침대를 짚고 한 손으로 옷장 문에 열쇠를 꽂았다.

딸깍.

걸쇠가 풀리는 소리가 들리고, 유경은 옷장 문을 열었다.

옷장 안에는 유경이 어제 입었던 옷가지가 들어 있었다.

가방은 아직 회사에 있는 모양이었다.

유경은 옷 주머니를 뒤져, 핸드폰을 꺼냈다.

'누구한테 먼저 전화 해야 하지?'


1. 회사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물어본다.

2. 명함을 주고 간 경찰에게 먼저 전화를 한다.

3. 부모님이 걱정하실 것 같다. 부모님께 먼저 전화한다.

선택 마감 시간: 2017년 7월 18일(화) 20:59분 까지


<작가 한 마디>

재미있게 보시고 계신가요? :)

여러분께서 재미있게 보시고 계시다면 저도 기쁩니다.

지금 하고 있는 선택이 의미가 없어 보이실 수도 있겠지만,

사실 하나 하나의 선택이 이야기를 크게 움직여 가고 있습니다.

계속 관심 가져 주시고, 이야기를 끝까지 끌어 가 주세요.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보팅과 댓글이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

재미 있으시다면 리스팀도...... 헤헤..... :)

imgur

Sort:  

1번 - 5표, 2번 - 5표
3번 - 1표

동률이 나왔으므로, 둘 중에 하나를 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둘 중 보팅 파워가 높은 쪽을 선택......! 하는 것도 생각 해 보았으나, 너무 인간미 없는 것 같아 룰렛으로 선정하려고 합니다.

다만, 지금 저희 집 아이가 계속 열이 나서, 열 좀 잡고 다시 댓글 남기겠습니다.

늦어져서 죄송합니다 (__)

저 .. 저는 2번 ! 공권력 경찰 !

민중의 지팡이!

잡았다 요 놈(?!)

오오 이런 참여형 소설 재밌죠. 저는 1번 선택하겠습니다

프로필이 스누피에...... 찰리 브라운인가요? ㅎㅎㅎ

팔로우 하고 찾아뵙겠습니다 :)

스누피 만화에 나오는 라이너스라는 캐릭터입니다. 감사합니다. 맞팔했습니다

전 1번하겠습니다. 일단 궁금한 거부터 동료에게 물어봐야할 듯 해서요. ^^

음 하긴,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우선이긴 하지요 :)

좋은 선택 감사드립니다.

이번엔 부모의 마음으로 3번!

아빠!!!

너무...재...밋잖아요..ㅎ
사건의 전말을 가지고 있는 경찰에게 전화를 하겠습니다!
2번갑니다!

감사합니다 ㅠㅠ

2번으로 고고~!

2! 명함을 주고 간 경찰에게 먼저 전화를 한다.

역시 프로그래머......

논리적이시군요.

저는 1번!!

동료애가 있으시군요!

오호 알티님 ㅋㅋ 저는 2할래요!ㅋㅋㅋ 만들어가는 소설 재밌어요 ><

재밌으니 다행입니다 ㅋ

2번 네네네~

아 재미있어요~ 빨리 다음편을 보고 싶어요~~ 전 1번 선택합니다!~

항상 재밌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결과 나오자마자 최대한 빨리 쓰겠습니다!

Coin Marketplace

STEEM 0.18
TRX 0.16
JST 0.030
BTC 65673.10
ETH 2625.17
USDT 1.00
SBD 2.66